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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7일 15시 14분 등록
<변화학 칼럼 39>

습관을 바꾸는 습관②


문 요한 (변화경영 연구소 연구원, 정신과 전문의)



문제 습관에서 긍정적 습관으로 변화하는 단계
아래는 폭식, 폭음, 흡연 등 중독성이 강한 부정적 습관의 극복과정을 단계화 하였다. 실제 이런 순차적인 과정을 밟아가며 회복이나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나누어 살펴보는 것이 일상의 습관을 바꾸어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소개한다.

<1단계> 몰라서 못하기
몸에 밴 안 좋은 습관을 의식조차 못하므로 중단의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하지만 금이 가서 물이 새는 쪽박마냥 삶의 에너지들이 부정적 습관을 통해 새어나간다.

<2단계> 자기 틀 안에서 눈치 채기
문제 습관들을 부분적으로 인식하는 시기이다. 하지만 그 피해 파악에 있어서 제한적이고, 일차적 원인을 상황이나 외부의 힘에서 찾으며, 결심하기만 하면 언제나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빠져 문제 습관을 중단하기 위한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는다. 즉, 상황에 따른 불가피성과 자기조절 능력을 강조함으로써 문제를 악화시키는 ‘자기합리화’에 빠져있다. 인식의 틀이 전혀 바뀌지 않은 상태이다.

<3단계> 시소 타기 : 위기감과 무력감 사이를 오감
부정적 습관의 폐해에 대한 심각성을 느낀다. 부정적 습관으로 인해 대인관계, 직업, 심신건강 차원에서 위기의식을 느낌으로써 부정적 습관에 대하여 중단을 시도한다. 하지만 실패로 이어져 무력감에 빠지고 다시 도전하는 순환적 사이클이 이어진다. 이 시기가 길어지면 계속 3단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불안을 잠재울 더 큰 중독 속으로 더 깊이 빠져 현실의 제반 문제를 회피해 버린다. 문제 습관의 토양이 되었던 인식의 틀이 무너지기 시작하지만 부정적 습관을 대체하는 긍정적 습관이 없으며 부정적 습관을 중단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된다.

<4단계> 알아차리면서 행동하기 : 각성(覺性)과 반복(反復)의 단계
각성이란 말 그대로 잘못을 뉘우치고 갈 곳을 깨닫는 것이다. 각성은 ‘후회’라는 감정과 ‘소명감(희망)’이라는 의식이 교차되는 지점에 형성된다. 중요한 것은 부정적 습관을 중지시키는 것 이상의 목표를 가졌을 때만이 각성 단계에 도달할 수 있다. 단순한 습관 벗어나기가 아닌 ‘더 나은 삶’이라는 방향성을 획득하는 단계이다. 새로운 삶을 위해 부정적 습관 대신에 긍정적 대체습관을 만들어간다. 새로운 인식의 틀이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부정적 습관의 강한 영향 하에 놓여 있으므로 실수를 반복하여 아래 단계로 떨어질 수 있다.

<5단계> 훈습(薰習)의 단계
좋은 습관이 반복되어 각인되고 뇌에 뚜렷한 길을 만들어 향이 옷에 배듯 좋은 습관이 몸에 자연스럽게 배어나는 단계이다.

'습관을 바꾸는 습관'을 위한 제언
우리는 존재자체이지 행동 그 자체가 아니다. 습관과 나는 동일한 것이 아니며 벗어버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반면에 습관은 존재의 성장을 가로막기도 하고 촉진시키기도 한다. 자신의 본질과 성장에 맞게끔 그때 그때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이 또한 필요하다. 우리는 거듭나야 한다. 뱀이 허물을 벗듯, 화초의 분갈이를 하듯 우리도 자신의 성장을 제한하는 낡은 틀을 갈아야 한다. 우리가 새로운 삶으로 거듭날 때 그것은 혼자만의 새로운 삶이 아니다. 나의 새로운 삶은 제 2, 제 3의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는 종자(種子)씨가 된다. 지속 성장한다는 것은 지속적으로 더 나은 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1. 내면으로 침수하여 스스로를 흔들어라
탕 속에 들어가 때를 불리듯, 눌어붙은 냄비를 씻기 위해 물에 담가 놓듯 삶에서 어떤 부분이 부정적 습관에 사로잡혀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마음을 불려야 한다. 거듭나는 삶이란 자가발전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적 안정을 스스로 깨뜨리는 '자발적 혼란(spontaneous confusion)'을 만들어야 한다. 자신의 습관적 반응을 파악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관습적인 사고의 틀을 깨뜨려야 한다. 우리 안에는 누구나 자신을 지켜보는 또 다른 눈이 있다. 이름하여 ‘관찰하는 자아(observing ego)’이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 격차가 나는 것은 실천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인식능력의 차이이다. 성찰이란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어진 능력이 아니다. 잠시 동안 눈을 감아 보라. 그리고 호흡에 집중해 보라. 내면으로 침수하여 자기를 불려라. 그리고 수면 위로 떠오르는 찌꺼기들을 살펴보라.

2. 상위의 관점에서 습관의 변화를 꾀하라.
행동이나 습관의 변화 자체보다 더 상위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바꾸려고 하는 어떤 행동하나만을 바꾸는 데 급급해서는 안 된다. 폭음, 폭식, 흡연 등 문제 행동의 중단에만 매달려서는 안 되고 중단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도전하여야 한다. 자신의 ‘정체성’의 문제에서 접근하여야 한다. 내가 걷고 있는 삶과 내가 실현시켜 나가려는 삶의 가치에서 과연 이러한 행동들이 공존할 수 있는지 없는지 차원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안 좋은 습관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소모시켰고 새로운 습관이 어떻게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지를 한꺼번에 아우러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나무만 쳐다보지 말고 나무위에 올라가 숲을 바라보아야 한다. 습관을 바꾸려면 ‘정체성의 등불’을 늘 밝게 켜 놓아야 한다. 자신을 자신답게 하지 못하는 것과의 끊임없는 불화(不和)! 이것이야말로 자기실현의 삶이다.

3. 긍정적 대체습관을 채워 넣어라
모든 습관은 없어지기보다는 대체된다. 대체되기 위해서는 일단 습관이 머물던 빈자리에 무언가 스며들어야 한다. 기존 습관이 건네주던 위안과 같은 삶의 긍정적 기능이 무엇이었는지를 곰곰이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대체할만한 긍정적 습관을 찾는다. 담배나 술이 삶의 강한 위안을 주었다면 이를 대체할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만약 그 공간에 긍정적 대체습관을 채우지 못하면 다시 옛날로 돌아가거나 형태만 바뀐 부정적 습관이 자리를 차지하고 말 것이다.

4. 부정적 습관의 서식지를 파괴하라
잘못된 습관은 잘못된 신념이라는 토양에서 자라난다. 건강하고 합리적인 신념으로 흙갈이를 해 주어야 습관의 변화는 온다. 예를 들면, 술을 끊겠다고 강하게 마음먹은 사람들이 ‘사내라면 자고로 술이 세야지!’라거나 ‘사람은 술을 먹어야만 친해지지’ 등의 신념을 가지고 있다면 술을 멀리하기는 힘들 수밖에 없다. 만성 흡연자의 경우에도 ‘담배 안 펴도 죽을 사람은 일찍 죽어! 사람은 명대로 사는 것이지!’라는 식의 비합리적인 신념이 수없이 많다. 이런 신념의 토양을 그대로 두고서 문제의 습관을 제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잘 바꾸어지지 않는 문제 습관이 있다면 곰곰이 들여다보라. 어떤 문제 신념이 문제 습관을 키우고 있는지를! 우리는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에 고통을 받고,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에 또 변화할 수 있는 존재이다.

5. 견고한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반복과 만족이 결합할 때 습관이 된다. 반복되지 않는 것은 흘러가지 않는다. 수량이 풍부하여 저절로 흐르기 전에는 물길을 만들어서 잘 흘러가게 해야 한다. 계속 흐르게 하는 것! 그 자체가 변화관리와 습관 변화의 핵이다. 습관변화의 초기에는 낡은 습관의 반격이 거세다. 문제 습관의 활주로를 차단시키고 새로운 습관이 잘 비행할 수 있도록 흐름을 원활하게 통제하는 관제탑(control tower)이 갖추어져야 한다. 예외를 허용하지 않고 에너지를 모아 원하는 습관이 형성될 때까지 점검하고 통제하고 독려할 수 있는 자기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매일 자신을 점검하는 자신만의 의식(ritual)을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습관변화의 강력한 시스템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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