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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윤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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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19일 22시 01분 등록

평소 전철을 타고 다니지만 가끔 새벽에 차를 타고 경인고속도로에 들어섰을 때 이른 시간부터 꽉 들어선 차들을 보면 정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또 야근을 하고 집에 오는 길에 서울역 주변을 보면 보통 건물의 70~80%는 불이 켜져 있다.
굳이 출퇴근 시간의 모습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참 바쁘게 산다. 왜 그렇게 바쁘고 각박하게 사는 것일까? 돈을 벌어서 현재의 생활을 누리고, 미래에 가족들과 편안하고 여유 있게 살기 위해서라고 답할 수 있을까...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담보로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 것은 참 슬프고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다운쉬프트(Downshift)족이다. 다운쉬프트족은 보수는 적을 지라도 여유를 통한 자기만족적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다운쉬프트 현상은 특히 영국에서 두드러지는데, 한 조사기관에 의하면 영국인들 중 다운쉬프트족의 비율은 이미 전체 노동인구의 10%에 달한다고 한다. 원래 다운쉬프트는 자동차의 기어를 고단에서 저단으로 바꾸어 속도를 줄이는 것을 뜻한다.

얼마전 동료 하나는 지방대학의 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눈만 뜨면 출근하고 밤늦게 퇴근하는 서울 생활에 너무 지쳤다고 했다. 일이 많아도 집에 가지고 가서 가족과 저녁식사를 같이 하고 난 후에 가지고 간 일을 하면 좋겠다고 하던 그였다. 당시 받았던 월급의 2/3만 받을 수 있어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보장되는 곳이면 괜찮겠다고 하더니 결국 찾아간 것이다.

나도 다운쉬프트족과 같은 삶을 동경한다.
내 소중한 가족들과 함께 편안하고 안락한 지금을 누리고 싶다. 직장에서 스트레스도 덜 받고, 일찍 퇴근해서 나와 내 가족들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하지만 나의 사정은 만족스럽지 않다. 나는 직장을 옮긴 그 동료와 생각은 같지만 처지는 다르다.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은 직장을 선택하는 것은 물론 구하기도 어려운 사회이다. 급여와 시간을 동시에 제공하는 직장도 그다지 많지 않다. 직장에서의 ‘성공’이 절대명제가 된 사회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는 여유와 자아를 찾을 수 있는 직장을 찾기가 정말 어려워 보인다.

그래서 나는 다짐했다. 나의 모든 것에 앞서 직장을 두지 않겠노라고...
나에게는 일보다 나 자신과 가족이 훨씬 소중하다. 내게 일도 중요하지만 내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배워야 할 것과 누려야 할 것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나는 이 자리를 통해 반성할 것이 있다. 내가 지금 너무 편한 것만 찾아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것은 아닌가 말이다. 언젠가 “인간은 본성적으로 힘든 일을 싫어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노고를 통해서만 더 나은 단계의 삶을 성취하도록 만들어졌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이글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

여유를 가지고 싶다는 것과 편한 것만 찾겠다는 것은 분명히 다른 것이다. 여유를 갖되 지금의 삶이 어제보다 아름다울 수 있도록 부지런히 살아야겠다.

IP *.121.11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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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기원
2006.03.21 00:36:28 *.190.172.111
윤택님
현재를위해 미래와 과거를 담보로 정신바짝차린 깨어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슬로우프적인 삶을 동경하고 그 삶을 살려고 노력중에 있습니다.
이홈피를 오는 이유가 많이 배우고 싶고 그런 동지를 만나고 싶기때문입니다. 그래서 동무가되어 어깨동무하고 살고싶습니다.

여유를 갖되 지금의 삶이 어제보다 아름다울 수 있도록 부지런히 살 겠습니다.

늘 행복하시고 행운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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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택
2006.03.21 22:16:46 *.121.113.61


기원님,

저하고 많은 부분에서 생각이 비슷한 분이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좋은 봄날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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