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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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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3일 12시 36분 등록
사람들이 “순진하다”라고 말할 때 기쁘고 슬프다.

그 말 속에 들어있는 뉘앙스가 ‘현명하지 못하고 단순하여
어리석은’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 느끼는 것은 거울 속에 비춰진 사람들의 마음이다.

검을 잘 다루고 싶은 자의 희망은 생각을 멈추는 것이다.
그렇게 멋진 말로 마음을 비우면
눈 앞에 보이는 상대가 달리 보이기 때문이다.
아주 다른 모습, 다른 느낌으로 같은 것이 다른 것이 된다.

동양적인 전통은 사변적인 철학화나 순수한 이론적인 토론을 가치 있게
여기지 않는다. 지적 이해 그 자체가 무가치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단지 자기인식 과정과의 관련 내에서만 중요하기 때문이다.
흔한 이야기로 사람들은 영웅호걸이 되다가 일 순간에 바늘 끝 만큼도
틈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순진하다’는 이런 말을 들을 때의 상황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옳긴 옳되
득이 되지 않는다는 관념이 내포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요즈음 사람들은 그것을 ‘영양가 없는’것으로 ‘해서는
안될‘ 의미를 암시하고 있다.
상대에 대한 예측은 자신의 경험과 사고가 재생산해 낸 자기의식의 결과다.
가정이나 전제 없이 생각이나 판단을 내린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진지한 어조로’ ‘한심하다는 어조로’ 그리고 ‘어떻게 그렇게 사냐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기쁘고 슬프다.
말과 차림의 그 가면 너머로 생생한 타인의 내면이 보여 지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이롭지 않지만 우리에게 득이 되는 것이 있다.
반면에 우리에게 이롭지 않지만 나에게 득이 되는 것도 있다.
‘그가 되면 나라가 망하고 그가 안 되면 집안이 망한다’고 하지 않던가?
문제는 그가 욕심을 내기 때문이지만 그는 지식과 말로 무장하고 밥줄
달린 수하들을 두고 있으니 헤어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그런 그가 나를
보고 그렇게 말한다.

“ 너, 진짜,~ 한심하다.! ” 어쩡정한 표정에 그 가 덧 붙인다.
“ 한 쪽 눈을 감아! 여기서는 그렇게 사는거야 ! ”

나는 그를 보고 웃었다. 그랬더니 그도 나를 보고 웃더니 그러데...
‘이제야 알아 먹었군...’

그런데 나는 슬프다.

“알고 행하지 않는 자는 모르고 죄를 범하는 자보다 죄가 백배 더 크다.”

우리를 위해 일할 사람을 뽑는 선거가 다가온다.
한 번 생각해 볼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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