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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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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12일 03시 45분 등록
이 세상에 태어나서 그 무엇에도 비길 수 없는 성취감을 느껴본 적이 있다.
하나는 절벽에서 떨어져서 이미 절벽 위의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는 존재가 되어갈 때 그것을 맨몸으로 기어 올라왔던 기억이다.
그 구체적인 기쁨은 사회생활을 경험하고 늦은 나이에 다시 한번 나름대로의 소위 명문 대학에 합격했을 때다.

합격자란의 자신의 이름 석자가 믿기지 않아 눈을 똥그랗게 뜨고 운동장을 두 바퀴 돌고 다시 한번 확인하며 그 희열 속에 자신을 던졌던 날.
성취감으로 몸 전체가 전율하는 것을 느끼며 하면 되는구나 라는 신비스런 기분이 들던 날. 그 기억은 꽤 오랜 시간 자신감으로 연결되었던 기억이 있다.
그 때 삼 개월씩 집중을 하며 밤을 새워 공부를 했었다.
죽자고 했더니 살아지더라 라는 진실.

그리고 요 최근 따끈따끈 한 것이 십 키로 정도 감량에 성공한 일이다.
작년에 비해서이므로 요즘 나를 만난 사람들에게 그다지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어제 트레이너에게 칭찬을 들었다.
삼 개월마다 측정을 하는데 한 육 키로 정도의 감량수치..
어떻게 이렇게 지방만 싹 뺄 수 있었는가.
이건 대단한 일이다라는.

기뻤다.
감량도 기뻤지만 내가 계획하고 실행한 일이 성공 쪽으로 갔다는 사실에 희열을 느낀다.
밥 먹을 때마다 탁닛한 스님의 수도원 식사를 연상하며 수저를 들었지만 늘 반신반의였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결과에 나도 놀랐고 주변사람들도 놀래 넘어진다.
정말 딱 삼 개월 죽어라 해 봤다.

꿈 벗 모임에서의 단식프로그램도 일조 했음을 밝힌다.
겨우 먹는 거,
그거 땜에 목숨 걸었던 적도 있었지만 나의 불타는 집념은 식탐은 싹 눌러버렸다.

10대 풍광에는 없었던 꿈.
나는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준비운동으로 이렇게 주변정리를 하는 중이다.
성격상 주변이 정돈 되어 있지 않으면 집중이 안 된다는 스타일이라 애원하며 이 부분은 슬쩍 넘어간다.
10대 풍광이 생각나면서 몹시 찔리는 부분도 없진 않다.
잠깐 괴로워지기도 한다.으으….
일단 넘어가기로 하자.

성취감.
이게 사람을 여러 가지로 데려간다.
나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
뭐든 나도 할 수 있다는 무궁무진한 상상 속으로…….
불면의 밤은 그 탓이다.

난 천하의 게으름뱅이이지만 이거다 하는 게 있으면 죽어라 집중하는 스탈이다.
문제는 그 집중이 살면서 아주 가끔씩 온다는 거고 또 왔다 치더라도 오래가지 않는다는
게 나의 딜레마.
집중신(?)이 딱 삼 개월이면 방석을 다시 깐다.
그러니 한번 집중신(?)이 내려오면 정중히 모셔야 함을 이 나이에는 저절로 터득하게 되기도 한다.

어쨌거나 그러다 보니 집안 구석구석에는 먼지만 뽀얗게 싸여 까맣게 잊고 있는 것들이 그 종류도 가지가지다.
대부분 즉석구이처럼 영악하게(?) 타고난 순발력으로 그 순간을 모면하고 그저 그렇게 남들 하는 만큼만 흉내 내며 살아 온 듯한 시간들.
새로운 도전은 늘 입문에서 끝나고 싫증을 잘 내는 스타일이니 금방 또 그럴듯한 것을 찾고 헤헤거린다.
그러다 보니 잡식으로 넘치는 머리는 있어 답답하고 형식적인 사회생활에서 그 나름대로 기쁨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화제의 꽃을 피우는 데 공헌도도 크다.
그런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뭘 아는 것보다 뭘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더라는 게 경험철학……
대부분의 사람들을 보면 별로 철학은 흥미가 없는 듯……
이 부분에서 나의 인간관계가 들통이 나는 듯해서 좀 껄쩍지근 하지만 넘어간다..

어느 정도 연륜을 거치다 보니 산다는 것에 대해 매너리즘에도 젖게 되고 때론 그저 적당히 타인과 보조를 맞추어 걷는 게 사는 건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그 안에 사는 게 전부인 것처럼 가끔씩 사소한 것에 목숨 걸기도 했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닐 텐데..
어느 날 나는 내가 남과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흉내를 내는 자신을 발견하곤 소스라치게 놀라게 된다.
또 늘 같은 상황에서 같은 몸짓을 해 왔다는 사실에 자신 스스로 쓴 웃음을 짖으며 놀랐다.

나는 나의 뇌가 기쁨을 느끼지 못하면 절대 행복할 수 없다는 거.
가슴이 쿵쾅거리는 희열이 없다면,
내 온 몸이 나서서 반기질 않는다면,
또 자신의 땀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나의 것이 아니다라는 거.

내 본래 색깔을 찾는 작업.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나의 모습.
변화에 대한 갈망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나는 근래에 느낀 성취감의 효과가 지속되길 갈망한다.
어떤 성취감을 달성하기 위해 그 동기부여도 중요하겠지만 자신감의 연속시간을 늘리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일 것이다.
물론 성취감을 갖기 위한 그 절실함이 얼마만큼이냐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고..

오랜만에 마주하는 성취감을 만끽하며 다시 한번 잘해보자고 나에게 악수를 한다.
유 캔 두 잇!
스스로에게 하는 격려.
나의 뇌에게 계속 자극 보내기.

잠 안 오는 사월의 밤을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을 건네며 보낸다.
꽃은 피어대는데 그 아름다움을 전할 대상이 없는 날.
배터리가 더 방전되기 쉬운 날..
IP *.75.19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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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06.04.12 08:34:13 *.118.67.206
아니, 신이 내리는 비결은 무언가요?
3개월 집중신(?)이라는 것은 만고에 둘도 없을 좋은 사례같군요.
역시 내가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나 봐요.
그 사례 강좌로 함 만들어 보면 어쩔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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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ictree
2006.04.12 10:18:25 *.52.81.28
<나는 나의 뇌가 기쁨을 느끼지 못하면 절대 행복할 수 없다는 거.
가슴이 쿵쾅거리는 희열이 없다면,
내 온 몸이 나서서 반기질 않는다면,
또 자신의 땀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나의 것이 아니다라는 거.

내 본래 색깔을 찾는 작업.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나의 모습.
변화에 대한 갈망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 빙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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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꿰 NO6
2006.04.12 11:16:38 *.35.191.194
아, 굉장히 멋져지고 있습니다.(원래 멋졌나?) 어떻게 더 멋져지도록 주위서 도와드릴 일이 있나요? 말씀만 해보이소. 립서비스, 메일서비스 다 해드립니다. 저녁에 술 한잔이 필요하시면 선수 선발해서 보내드립죠. 말씀만 하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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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達子
2006.04.12 13:52:31 *.248.117.3
오랜만에 다이어트 성취감에 취해 있는데 강릉집가서 한잔 하자고 말 못붙이겠네. 배터리 회사에 다니면서 배터리 방전은 왜 걱정하십니까?
꽃보다 아름다운 님의 모습이 해맑게 전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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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2006.04.12 15:06:45 *.120.97.46
1. 술 먹고 쓴 것 같은데, 글에서 술 냄새가 나는데~

2. 누나, 승리는 사람을 미치게 하는 것 같아.

3. 제안 하나.
1) 집을 청소한다. 대청소다. 마음 먹고 모두 뒤집는다.
2) 집을 조금 바꾼다. 꾸민다. 파티를 준비한다.
3) 요리를 한다. 자신있는 요리와 새로운 요리 하나를 함께 한다.
3) 좋아하는 사람, 마음이 끌리는 사람을 초대한다.
4) 먹고 마시고 떠든다.

규칙 1. 홍승완은 반드시 초대한다.
2. 파티는 홍승완이 참석할 수 있는 날로 한정한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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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2006.04.12 15:31:39 *.210.111.168
언니, 축하해요..^^
언니의 기쁨이 보이는 듯..
참, 누가 그러더라..배터리는 달리면서 충전된다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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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남
2006.04.12 21:48:41 *.74.140.98
히히 댓글이 많이 달려있으니 열어보는 기쁨..
철 지난 옷 정리할 때 뭉칫돈 발견한 기쁨..
일케해서 배터리는 충전 완료입니다.
다들 감사...

종헌씨.내가 아는 부산 사나이 중에 그대만한 이가 없음을 아는데 누굴 보내신다는건지..
그대를 온통 사로잡은 뉴 페이스 서현양에게 허락받고 함 오시지요..

후각이 잘 발달된 승완씨. 좋아요, 그 대신 대청소부터 같이..
달자씨는 참 이름도 이쁘시고...
미영씨..지난번에 미등을 켜놓고 며칠을 방치했더니 완전방전..비상시에는 보험회사에 콜을 해야한다는...

자로님께 기회가 되면 신 내리는 강의해 드릴께요..
(저 요즘 많이해서 아주 그럴듯합니다)

코스믹트리님도 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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