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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 김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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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30일 09시 57분 등록
딸아이에게 "나는 등산이 제일 좋다"고 그랬더니
"치, 나보다 더?" 하고 살짝 삐친다.
"아니~ , 사람들 중에서는 니가 젤 좋지. 당연히 ! 물론!
어디 가는 것 중에서 말이야 등산이 젤 좋다고^^
엄마는 세상에서 니가 젤 좋고, 그다음에는 밖에서 하는 일 중에서는 등산이 젤 좋고, 집에서 하는 일 중에서는 책 읽는 게 제일 좋아"
"아~~ 알겠다"

요즈음 산에 잘 간다.
늘 입버릇처럼 사람만 만나면 등산 등산 했는데 같이 갈 만한 사람도 같이 갈 만한 시간도 마땅치 않았다.
혼자서는 길을 몰라서 못간다고 그랬는데 요새는 혼자서 간다.
산에 혼자 올라 가보니 길을 몰라서 못간다는 말은 순 거짓이다.
산길은 너무나 잘 나 있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먼저 그 길을 지났을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늘 이모양이었다.
등산 등산 노래를 부르면서도 길을 몰라서 못간다는 핑계를 대는 것이다.
길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고 나는 길을 나서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공부를 하고 싶다고 늘 말하면서도 책을 열지 않고, 무얼 어떻게 공부해야는지 모르겠다고 변명하는 것.
책을 열자 그속에서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상투적인 , 하지만 더 적당한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길은 늘 거기 있었는데 나는 길을 나서지 않고
웅크리고 서성이고 있었던 거다.

이제 막 등산을 시작하고
책을 열고 ,
내가 지금 얼마나 설레이는지
알까?

IP *.100.6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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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진
2006.04.30 17:17:59 *.145.231.47
"길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고 나는 길을 나서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 책을 열자 그속에서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설레는 맘 알지요.
그렇게 우리도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참 좋은 분 같습니다. 부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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