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살다

여러분이

  • 다뎀뵤
  • 조회 수 1845
  • 댓글 수 3
  • 추천 수 0
2006년 9월 17일 18시 46분 등록
9월 10일
서울남부터미널 - (버스, 4시간, 23,200원) - 화개터미널 - (택시, 7분, 6,000원) - 쌍계사

9월 11일
쌍계사 - (도보, 2시간) - 불일폭포 - (도보, 10분)  - 불일암 - (도보, 1시간 10분) - 쌍계사 - (자가용, 7분) - 화개장터 - (도보, 2시간, 6km) - 쌍계사

9월 12일
쌍계사 - (도보, 10분) - 쌍계사입구 - (버스, 13분, 850원) - 화개장터 - (도보, 5시간, 12km ) - 다압 - (버스, 10분) - 하동역 - (기차, 2시간, 11,900원) - 목포역 - (도보, 20분) - 목포여객선터미널

9월 13일
목포여객선터미널 - (배, 1시간 30분, 26,700원) - 흑산도 여객선터미널 예리 - (도보, 7시간, 17km) - 흑산도 소사리 - (트럭, 20분) - 예리

9월 14일
흑산도 여객선터미널 - (배, 30분, 7,850원) - 홍도 - (유람선, 2시간 30분, 17,000원) - 홍도 - (배, 2시간 20분, 31,100원) - 목포항 - (택시, 20분, 4,800원) - 목포고속버스터미널 - (버스, 50분, 4,400원) - 강진버스터미널 - (택시, 20분, 10,000원) - 다산초당 앞 들꽃민박

9월 15일
들꽃민박 - (도보, 20분, 800m) - 다산초당 - (도보, 20분, 900m, 산길) - 백련사 - (도보, 20분, 900m, 산길) - 다산초당 - (도보, 15분) - 다산유물전시관 - (스쿠터, 35분, 20km) - 해남시내 - (스쿠터, 15분, 9km) - 두륜산 대흥사 - (스쿠터, 22분, 10km) - 해남시외버스터미널 - (버스, 1시간 10분, 9,000원) - 광주 시외버스터미널 - (택시, 15분, 6,400원) - 광주공항 - (비행기, 40분, 56,110원) - 제주공항


= 9월 10일 =

13:30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화개로 출발

          뒷골이 땡긴다. 어제먹은 술(골고루 했지. 막걸리, 소주, 와인, 맥주)이 섞여 올라온다.

17:23  화개 터미널 도착
          동서남북이 헷갈린다. 쌍계사 올라가는 길은 어디란 말인가? 촌스럽게 두리번 거린다.

17:55  여행중이던 재동오빠와 우연히(!) 만남
          낯선곳에서 익숙한 사람과의 만남은 눈물나게 반갑다. 별로 안 친한 사람이라도. ㅋㅋ

18:01  저녁 (w/재동) // 화개터미널 옆 '설송'. 참게탕. (1인분에 15,000원)
         오래된 게로 만들어준다. 완전 비추. 밥먹는동안 "돈아깝다"를 3번이나 반복해 읊었다.

18:44  재동오빠도 오늘 저녁은 쌍계별장에서 묵기로 결정
         쌍계별장 할머니는 젊은여자가 젊은남자를 데리고 가겠다고 전화해서 놀란 눈치다.

18:50  쌍계사로 올라가는 버스 시간표 확인
          어이쿠! 버스가 18:40분에 이미 떠나고 다음 버스는 19:30. 걸어갈까? 살짝 고민

18:53  화개장터에서 쌍계별장까지 6km란다. 걸어가기로 결정! 출발! (w/재동)
          미쳤다. 6km에 대한 감이 없었던거다. 이제 막 여행을 시작한 나는 용감했다. ㅋㅋㅋ

19:02  얼마 가지 않아 다시 망설임
          10분밖에 안 지났는데 산길인지라 갑자기 날이 어두워짐. 살짝 겁먹었음.

19:03  다시 터미널로 돌아가기로 결정
          완전 코미디다.

19:11  화개터미널에서 쌍계사로 올라가는 택시 탐
          컥 -_-; 5분 가는데 육처넌이란다. 나쁜너미 시키들.

19:17  쌍계사 입구에서 택시 내림
          쌍계사까지 가면 칠천원 달란다. --; 걍 쌍계사 입구에서 내려서 걸어가야지.

19:21  쌍계사 입구부터 쌍계별장 찾아 헤맴
          사방이 나무 천지. 암것도 안 보이고 머가먼지 모르겠다. 혼자 왔음 완전 죽을뻔 했다.

19:32  쌍계별장으로 들어가는 길 발견!
          '길이 없습니다. 막힌길' 길이 없다는 안내판을 따라 가야 쌍계별장이 보인다. -_-;

19:41  짐 풀고 쌍계별장 할아버지와 차 한잔
          8시까지만 있으려 했는데 시간이 휙~ 지나가버려 8:10까지 놀다가 방으로 들어왔다.

20:20  꾸벅 꾸벅.. 피곤했나보다. 암것도 못 했는데..
          내일 뭐 할지 정해야 하는데.. 샤워는 하고 자야 하는데... 생각만 하다가 잠들었다.

21:15  정신이 번쩍 들다. 주섬주섬 세면도구를 챙기고 세면장으로 향한다.
       세면장은 마당건너에 있다. 풀벌레소리가 반가워 발소리를 줄이고 멈춰서서 귀기울였다.

21:28  샤워하는데 샴푸가 없다.
         화장품만 들고 오라 해서 세면도구는 가방에 두고 왔는데.. 비누로 머리 감다 --;

22:10  책펴고 잠들다
         책을 펼친 기억밖에 없다. 읽기는 했는지... 전혀 모르겠다. 그냥 완전 뻗어버린거다.



= 9월 11일 =

06:57  재동오빠가 깨움 → 못들음. 못들은척 했음. ㅋㅋㅋ
          아직 일어나고 싶지 않았기에... 그리고 그저께먹은 술이 아직 덜 깨었기에...

07:02  할아버지가 깨움 → 일어남.
          완전 정신 못차리고 머리는 山만한채로 밖으로 나와서 기웃거린다.

07:06  마당을 기웃기웃
          할아버지 한말씀, 재동오빠 한말씀. 이 좋은 풍경에서 잠이 오냐며 구박구박구박 ;;;

07:10  정신 못 차리고 있는 나를 눈치 채신 할아버지, 씻고 와서 차 한잔 하라고 하신다.
          잠을 좀 더 자면 좋겠구마. --; 첫날부터 죽것다.

07:52  할아버지와 차 한잔
         계속 맘착한 재동오빠 칭찬만 하신다. 에잇. 나도 좀 일찍 인나서 점수 좀 따 놓을걸;;

08:23  생수병에 물 채우고 불일폭포로 출발
           첫 여행지다. 어떤 모습일지 설레인다.

08:25  다시 쌍계별장으로 돌아갔다. 왜냐구?
        나는 불일폭포, 재동오빤 칠불암 가기로 했는데 재동오빠 칠불암 어케가는지 모른단다.

08:32  쌍계별장 할아버지와 칠불암까지 버스타고 가는 방법 연구.
           벽에 걸린 액자 지도까지 꺼내 오셔서 안내를 해 주신다. 죄송 & 감동이다. ㅠㅠ

08:41  재동오빠도 불일폭포로 가기로 결정
          칠불암은 차가 없으면 가기 힘든 곳이란다. 걸어서 가면 한참을 걸어야 한다.

10:42  불일폭포 휴게소 도착
          털보할아버지가 살고 계시다. 한반도 모양의 연못이 있다. 제주도도 있다. ㅋㅋㅋ

11:10  불일폭포 도착
         산속의 폭포라 제주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 사진은 재동오빠가 올리겠지?

11:20  폭포 앞에서 의자에 누워 폭포를 보며 잠들다
          난 산을 오르고도 정신을 못 차렸다. 너무 졸려. 5분만 자려 했는데 20분을 자버렸다.

11:50  불일암 도착. 폭포로 가는길에 작은 절이 하나 있다.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렸다.
           앞으로 섬진강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시원하다. 절 앞의 노송도 좋다.

13:14  쌍계사를 돌아 쌍계별장 도착
          내려오는건 훨씬 빠르다.

13:20  쌍계별장 할아버지와 차한잔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전라도와 충청도 사투리가 섞여 있다. ㅋㅋ

14:20  할아버지께서 화개장까지 태워다 주셨다
         80세는 족히 넘어 보이시는데, 운전을 아주 잘 하신다. 꺽~

14:30  아점 (w/재동) // 화개터미널 바로 앞 '청림식당'. 재첩국 (7,000원).
         맛난다. 재첩도 많이 들어가 있다. 이 재첩을 일일이 주워담았을 생각에 더 맛있다.

15:05  화개장 구경
          아이고. 볼게 없다. 허깨열매, @^$&^&$#$^*!^ 등등의 건강 약초만 판다. 실망 잔뜩!

15:55  화개장터에서 쌍계별장까지 도보 (6km)
         비가 올 것 같아 비옷도 하나 사 입고, 두시간이면 가겠지 싶어 혼자 걸어서 출발했다.

16:34  버스탈까? 심하게 고민
         볼것도 없고, 비는 오지. 지나가는 버스는 없지. 죽겠다. --; 그러나 일단 계속 걷기로.

17:16  좋은 찻집이 있으면 들어가려 했는데..... 없다..
         신발은 이미 흥건히 젖었고, 미끄러워서 발이 자꾸 앞으로 쏠린다. 발가락이 아프다.

17:24   버스 정거장에 앉아 화개장에서 산 뻥튀기 먹다
    하필이면 가정집 바로 맞은편 정거장. 그집 마루에 아주머니 두분 앉아 나를 보신다. 민망.

17:31  쌍계사 앞으로 1.8km 푯말이 보인다
         아직도 1/3이나 남았다. 주저앉고 싶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약 1km 남은 지점인거 같음.

17:44  드디어 쌍계사 입구 다리가 보인다.
         너무 좋아서 혼자 춤을 췄다. 지나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챙피하지도 않다. ㅋㅋ

17:48  쌍계별장 할아버지 전화
          비오는데 돌아오지 않아 걱정하신다. 쌍계별장은 이런 다정함이 있어서 좋다.

17:54  저녁 // 쌍계별장 바로 앞 '청운식당'. 된장찌개. (5,000원)
         장사는 잘 안 되는것 같던데 걍~ 먹을만 하다. 주인이 장사 의지가 별로 없는거 같음.

18:25  쌍계별장 도착
          내 방은 이미 따뜻하다. 빗속을 걸어온 내가 추울까봐 미리 보일러를 돌려놓으셨다.

18:29  비옷을 입었는데도 옷, 운동화, 모자가 모두 젖었다
           비때문에 갑자기 빨래가 많아져 버렸다. 빨아도 마르지 않을텐데. 대략 난감한 상황.

19:23  샤워하고 내일 일정 정리
          쌍계별장에서 하루종일 머무를까 했는데, 아무래도 하루가 아까워 움직이기로 했다.

20:08  흑산도라도 다녀와야겠다고 결정
          지도도 없고, 배시간도 모르고... 그저 막연한 생각에 어찌되겠지 라는 자신감만 있다.

20:20  모든걸 내일 아침에 결정하기로 미룸
          이래저래 전화를 해 봐도 늦은시간인지라 전화를 받지 않는다. 내일 아침에 해야겠다.

21:00  구본형선생님 전화
          흑산도 강추! 하시며 이리저리 설명을 해 주신다. 갑자기 내일 아침이 분주해 졌다.

22:30  지도보다, 책읽다, 전화하다, 엽서쓰다, 정리하다, 잠들다
          오늘부터는 하루하루 정리하며 가야겠다. 이제 진짜 혼자라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 9월 12일 =

06:40  오늘은 스스로 일찍 일어남
          일어나 보니 땀이 줄줄~ 감기든줄 알고 깜짝 놀랬는데 다행히 감기는 아니다.

07:30  1차 코스 결정
          화개 - 하동 - 목포 1박(12) - 흑산도 1박(13) - 해남 - 보길도 1박(14) - 완도 - 제주

08:23  짐 다 꾸리고 할아버지와 차 한잔
         화개에서 하동까지 걸어갈꺼라면 19번 국도보다는 861번 지방도로 가라고 하신다.

08:57  할아버지, 할머니와 아침식사
         그냥 드시던 반찬에 숟가락 한잔 더 얹으신 다정한 밥상에서 정말 맛나게 먹다.

09:50  화개장으로 가는 버스 탐
          시골 마을 버스 냄새가 폴폴 난다. 이런곳에서 살면 참 따뜻하겠단 생각이 든다.

10:02  화개장에서부터 걷기 시작
          가다가 힘들면 꼭 버스를 타자!! 나를 너무 힘들게 하지 말자!!

10:07  화개 우체국 들름
           친구들과 함께 여행하는 마음으로 엽서를 보냈다. 여행 내내 나는 외롭지 않았다.

10:32  남도대교 건넘

          표지판에는 '하동' 대신에 '광양'으로 되어있다. 심하게 당황. 지도를 꺼내 펼쳐보다.

10:33  섬진강 도보, 흑산도행까지 함께 해 준 녹두오빠를 만나 함께 걷다
          오빠는 중간에 매실마을까지, 나는 하동까지. 방향이 같으니 함께 가기로~

11:07  길 아래 내려다보니 섬진강 백사장이 넓다. 풀숲을 헤쳐 강으로 내려가 백사장을 걷다
          혼자 갔음 생각치도 못할 경험들을 한다. 조쿠나~

11:25  수로에 빠지다
          컥; 어제 비에 젖은 운동화 오늘 강물에 또 젖다. 하루종일 걸어야 하는데 걱정이 태산

11:50  주위의 풀과 나무를 보며, 강과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며 계속 걷다
          녹두오빠와 나는 같은 길을 걸으면서 서로 다른 것을 보는 사람이었다. 신난다.

12:14  다압리에서 1차 휴식. 이번도 휴식처는 버스정류장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에 콧물은 자꾸 나온다. 내 몸이 조금씩 지쳐간다는 증거다.

12:36  햇볕이 좋아 양말 세짝을 대나무에 걸어 묶고 가방에 얹어 놓고 걷다
          민망하지만 않았으면 속옷도 걸어 널어 말리고 싶은 심정. ㅋㅋㅋ

13:22  경운기 탐
         가도가도 마을이 보이지 않아 더 배고팠다. 앉으면 다시 못 일어 날것처럼 힘들다.

13:31  식당이 보여 경운기에서 내림
          점심장사가 끝나서 밥이 없단다. ?

IP *.84.254.74

프로필 이미지
승완
2006.09.17 21:41:13 *.147.17.57
ㅋㅋㅋㅋ
프로필 이미지
자로
2006.09.17 22:56:04 *.118.67.80
재밌네.
프로필 이미지
요한
2006.09.19 02:53:53 *.147.120.101
겁 많은 소녀가 무모한 여행을 잘 했네. 골병나지는 않았는지...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