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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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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9월 28일 01시 13분 등록
홍옥, 그 붉은!

딱 이맘때 뿐이다.
그 붉고 새콤한 사과 홍옥을 맛볼 수 있는 때는.
엊그제 시장에 나와 바구니에 몇 개 앉아 있는 홍옥을 보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다섯 개에 삼천원을 주고 샀다.
껍질을 벗기고 먹자니 그 붉은 빛깔이 너무 아까왔다.
그래서 손 으로 싸악 싹 씻어서 껍질채 먹었다.
아~ 입안에 퍼지는 그 새콤달콤함.
사과 맛이 바로 이거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나는 홍옥을 아주 좋아했다.
그 시절에 무얼 그리 호사스럽게 먹었겠는가 형제가 다섯인 집에서.
그런데 어머니는 유난히 사과를 떨어지지 않게 하셨다.
아버지는 그를듯한 모양의 과일이 아니라고 늘 타박하셨지만
지금은 남포동 번화한 극장가가 되어버린 큰 도매시장에서
어머니는 모양은 없지만 개수가 많은 과일들을 머리에 이고 사 오셔서 우리에게 먹이셨다.
그 시절에 먹었던 과일들 가운데 내 뇌가 기억하는 맛이다.
그 이름 홍옥도 너무 이쁘고 사과들 가운데 가장 분명한 색과 맛을 가지고 있는 것도
내 마음에 아주 든다.
언제부턴가 홍옥은 아주 귀한 사과가 되어버렸다. 사람들의 입맛에 맞지 않아서 그런가
키우는 곳이 점점 없어져 버려서 인가 ...그렇다.

요사이의 과일들은 다 맛이 비슷비슷하다.
다 달다.
달지 않은 과일이 없다. 언제부턴가 토마토도 아주 단 맛이 난다.
홍옥은 그저 이맘때 잠깐 아주 조금 시장에 나오지만,
부사 같은 사과는 가을 겨울 봄까지 내내 나온다.
그리고 그 부사는 매우 달달하다.
그 단맛의 사과가 나는 아주 싫다.
아직 부사는 나올 철이 되지 않았고
그 사이에 한창 나오는 홍로라는 이름의 사과는 아주 국적불명이다.
붉긴 하지만 붉기만 한것도 아니고 맛도 이쪽도 저쪽도 아닌 것.

홍옥이 가진 그 선명한 자기 색깔
자신을 확연하게 드러내는 이름과 맛!
홍옥!
이렇게 이름 불러보면 입안 가득 그 새콤함이 번지고
그 붉은 껍질에 흥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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