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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19일 20시 15분 등록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벗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오늘 얼마전에 "29세까지 반드시해야 할 일"의 책을 출간하신 어당팔님(운제

김달국)의 아내이신 서정애님께서 교육인적자원부장관으로부터 큰 상을 받으

시길레 꿈 벗의 기쁜 소식이고 해서 시상식장엘 다녀왔습니다.

오후 2시에 사당동에 있는 교육연수원에서 거행되었는데 여늬 시상식과는 조

금 달랐습니다. 교육현장에서 체험한 것들을 수기로 쓴 것을 공모하여(약 460

여편에 이르는 공모 수기)그 가운데 우리의 교육과 미래를 여는 힘차고 고된

일선의 생생한 현장을 그린 감동적인, 진솔한 체험들을 고르느라 심사위원들께

서도 여간 고충이 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경상북도에서는 단 두 분만이 선택

되셨는데 그 한 분이 바로 어당팔님의 아내이신 서정애님의 수기였습니다.

이만하면 어당팔님이나 서정애님이 얼마나 아름답게 꿈을 가꾸어 나가시는 분

들인지 가히 짐작이 가시지요? 참으로 지켜보는 사람도 흐믓한 광경이었지요.


그런데 오늘 시상식은 이런 선생님들과 축하를 위해 함께 자리를 참석하신 친

지분들을 위해 짧은 연극까지 무대에 올려지는, 그래서 시상을 더욱 빛내고 그

마음을 오래 새기고 간직해서, 단순한 시상식에 그치는 것이아니라, 상을 받는

이들의 노고를 재미나고 흥미롭게, 진솔하고 엄숙하게 그러나 진정 가슴 뿌듯

한 감동을 주는 이채로운 시상식이었습니다.

하여 1시간 반여동안 진행되는 시상식이 지루하지 않고 또한 형식에 그치는 행

사에 머물지 않고, 그 기념을 새기고 나아가 자부심과 보람, 새로운 각오로서

상을 받는 사람이나 가족, 주변의 축하객들이 앞으로도 믿고 그 분들의 뜻과 일

을 도와갈 수 있도록 진한 감동을 주었다고 생각이 되며, 참 좋은 아이디어 라

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실 그렇지 않습니가? 평교사로서 일을 계획하고 진행시켜 나가는 것이 일

선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난관에 부딪히게 되는 일이겠습니까?

모두들 완성된 작품을 보고서야 납득을 하게 되는 것이고 준비하는 혹은 계획

하는 사람들은 마음 하나에서부터 10가지,100가지 생각지 못한 난관을 헤쳐나

가야만 했지요.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학교는 학교의 입장, 교사는 교사

의 입장 등등 지금에야 모두들 웃지만 아이들을 가르치고 훈련하고 지도해 나

가는 과정에서의 숱한 나날들, 석달 혹은 육개월, 어떨 때에는 몇 년씩 지속되

는 어려움들을 부딪치고 헤쳐나가면서 흔들리지 않고 어찌 배겨나갈 수가 있었

겠습니까?

그 마음들을 헤아려 전체 선생님들이나 수기에 응모하신 선생님들 또 그분들

을 심사하는 심사위원들, 그들을 지켜보아야 했던 가족, 친지들의 흔들림들을

시로써 대신 읊으면서 오늘의 시상식을 열었고, 또 그 수기들 가운데 약간의 각

색을 하여 연극으로 꾸며서 생생한 현장감과 감동을 주었던 것입니다.


연극이 실제 서정애님 이름을 거론하며 진행되었고 수기로 연출을 하다보니

수기가 약간 각색이 되었긴 하였지만 서정애님께서 그동안 학생들을 따스히

보살피고 남다른 애정으로 교육관을 실천하신 것에 바탕을 한 것이기에 더욱

감동이 컸더랬습니다.

연극이 진행되는 내내 서정애님께서는 새로운 감회에 젖어 눈물을 여러번 찍

어내셨고 극을 진지하게 관람하시는 어당팔님의 표정 또한 회한이 밀리는 듯

했습니다. 시상자들과 다소 거리가 멀리 자리가 배치되어 어당팔님을 더 가까

이서 지켜볼 수 있었는데 남자들이 가슴 뭉클할 때 느끼는 그 감정과 표정...

(아! 저 사람이 저리도 애를 썼던 게지, 내가 그 때 조금만 더 당신을 도왔더라

면,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미안하구려 여보, 나는 당신이 정말 자랑스럽소, 사

랑합니다...) 어당팔님께서는 너무도 진지하게 시상식과 연극을 지켜보시면서

촬영해야 하는 것 마저도 넋을 잃고 다 놋쳐버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만일 처남되시는 분이 참석 안하셨으면 근사한 사진 한 장 제대로 못남길뻔 했

을 거에요. 물론 비디오 촬영 했지만요.


오늘 저는 그래서 시상식도 참관하고 진한 감동의 연극 한 편도 관람한 기분이

었습니다. 꿈 벗들이 말없이 한 가지씩, 한 걸음씩 나아갈 때 마다 부러움과 동

경 그리고 나도 언젠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또 특히 대안학교에 마음을 두고 있는 10기 "따로 또 같이"의 한정화님 생각도

떠올랐습니다. 함께 왔었으면 그녀에게도 감동이 되었을 터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여담 한 마디 하자면, 학교에 가게되면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인터뷰 내지는

특수요구아이들의 교육과 치료에 대해 토론도 해보고 싶다고 했었는데, 오늘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 김신일 장관님 바로 뒷자석에 앉게 되어서 공연히 내

가 상받으러 온사람 처럼 우쭐했지 뭐에요. ㅋㅋ



덕분에 이렇게 또 오늘 하루를 재미있고 즐겁게 보냈습니다.

앞으로도 오늘 처럼 기쁘고 좋은 일들 많이많이 생겨나시길 바라면서 포항까지

무사히 잘 내려가시길 바랍니다. 병술년에 못다하신 일들 일랑 밝아오는 새해

600년 만에 온다는 황금돼지 정해년에도 더욱 알차고 멋지게 이루시길 기원합

니다.



...................********축 어당팔 & 서정애님 화이팅!!!!********..................
IP *.70.72.121

프로필 이미지
이기찬
2006.12.19 23:58:02 *.140.145.118
그냥 먼발치서 축하만 해주고 오신건가요? 시상식에 참석한다는
생각은 못했네요.. 쩝.. 그래도 인사는 나누셨으리라 믿으면서 늦게
나마 저도 축하의 마음 보내 드립니다. 송현님.. 추카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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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제 어당팔
2006.12.20 10:00:23 *.81.134.189
써니님!
바쁜데도 일부러 참석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초아 선생님이 저보고 '처복이 있다'고 하시더니 정말 그렇습니다.
저도 집사람 덕분에 좋은 경험했습니다.
처음에는 연극이 집사람을 주제로 한 것인줄 몰랐는데
나중에 이름이 나오고, 집나온 아이 찾으러 가는 장면을 보고 알았습니다. 옛날 이야기지만 가슴이 찡해졌습니다.
그냥 헤어져서 너무 아쉽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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