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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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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26일 09시 51분 등록
숨어 있는 여가 시간 찾아내기

단지 꿈꾸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추구하는 것이 정해지면 강력히 밀고 나가는 실천력이 나에게 있는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때로는 그 강력함이 가족을 소홀히 한다는 애교섞인 투정이 되어서 돌아오는 수도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건강을 염려하는 가족의 따뜻한 배려에서 출발된 것이다.

나에게 여가는 ‘자유와 즐거움’ 그 이상이다. 달리 말하자면 여가에서 얻어지는 기쁨을 일상으로 끌어들여 ‘일과 삶의 곳곳에 녹아나고 그 향기는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녹여 주기에 충분한 것이다.
나는 이것을 ‘ 일상을 특별한 이벤트로 만들기 작업’이라고 명명하며 잠깐 그 방법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첫 째 문열기는 ‘매일 아침을 초등학생 소풍가는 날처럼 행동하기’다 그러나 이 행동은 ‘처럼’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깊숙이로부터 올라오는 참다운 기운인 것이다. 그 기운의 원천은 ‘나만의 여가 시간 즐기기’에서 시작 된다. ‘나만의 여가’는 한 두 시간 일찍 일어나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을 하는것이다.
가끔은 그 ‘제일 좋아하는 일’이라는 것이 바뀔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주로 바하를 비롯해서 모차르트, 슈베르트 그리고 부루크너까지 초대해서 함께 아침을 열어가는 것이 주를 이룬다. 새벽시간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함으로써 하루의 시작을 기쁨으로 충만되게 만드는 것인 것이다..
내가 가진 기쁨은 첫째로 가족에게 전달되고 두 번 째로는 내 주위에서 은은한 향기로 남아 하루를 가득 채우고 있기에 충분하다.
흔히 우리는 ‘여가’ 라는 것을 좀 더 여유로운 상황에서 자유롭게 선택된 상황 즉 쉽게 말하자면 넉넉한 사간을 요하는 그러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 생각의 방향을 살며시 돌려보면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시간에 찾아낼 수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표현으로는 ‘숨은 여가 시간 찾기’다

두 번째 들어가기는 나를 강력히 움직일 수 있는 특정 상황을 내 주위에 만들어 놓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내가 가슴을 활짝 펴고 좋아할 수 있는 그림이나 글귀 또는 물건을 나의 주 생활 근처에 놓아 두는 것..
내가 즐겨 활용하는 것은 그림이나 사진이다. 책상 주위에 나를 제일 편안한 상태로 이끄는 그림이나 달력 또는 내가 여행지에서 찾은 일련의 전경들을 눈에 쉽게 띄는 장소에 두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특별히 여가를 내지 않더라도 아주 짧은 시간에 행복한 여가지를 떠 올릴 수 있고 또한 잠깐의 여가도 만끽 할 수 있다. 그리고 또한 책상 제일 중앙 부분에 다음과 같은 글귀도 잊지 않고 적어둔다.
‘ 내면의 세계를 엿보라, 휘둘리지 말라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물론 이러한 글귀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 나는 이 글귀가 특정 상황을 떠 올리게 하여 내가 나를 벗어나려고 할 때 살포시 붙잡아 주는 일을 한다.

마지막 세 번째 작업은 ‘퇴행 작업’이다.
풀어보자면 어른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지고 가장 순수하고 재미있었던 어린시절의 행동을 자주 하는 일이다. 우리 가족을 예로들자면 나는 뚜비, 남편은 돌이 (보라돌이의 준말) 그리고 두 아이는 나나와 뽀 다. 물론 일상에서도 이렇게 불리운다. 간혹은 백화점 같은 쇼핑센트에서도 서로를 이렇게 불러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웃음을 선사하는경우가 있어 아이들이 당황하는 수도 있지만 ‘퇴행’의 전형적인 형태다 . 그리고 가끔은 엉금엉금 기어도 보고 인형도 가방안에 넣어 다녀 본다. 그리고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모든 물건에는 이름을 부여했으며 그들은 모두 살아있다. 아마 이 ‘퇴행 작업’은 ‘일상에서 긴장감 몰아내기’ 로 쉽게 표현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모든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긴장은 한 순간 만으로도 충분하다.
조안 시울라가〈일의 발견〉에서 우리에게 일깨워 주었듯이 ‘일’ 이라는 것을 통하여 우리 삶의 깊숙이 자리잡은 ‘긴장’ ‘스트레스’ 등이 마치 우리의 일상인 것처럼 여겨지지만 ‘숨어있는 여가찾기 작업’을 통하여 우리의 일부분이나마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을 것이다.
‘매 번 진지할 필요는 없다. 어린 아이처럼 행동 해 보라.'



IP *.86.5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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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7.03.26 09:20:00 *.216.120.70
이런저런 일상의 문제들을 홀가분하게 벗어버리고,
확실하게 남해로 소풍가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소풍가는 초등학생처럼 하루 시작하기"는 정말 기가막힌 tip이군요.
아이들을 나나와 뽀라고 부르는 엄마의 모습을 생각만 해도
입가에 웃음이 번집니다.

이전의 '진지한 모드' 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의아한 점은,
그렇게 좋은 작업에 '퇴행'보다 더 좋은 이름이 있을 것같습니다만.
정확하게 '아티스트 데이트'로 보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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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7.03.26 10:31:27 *.218.205.128
보라돌이는 게이에요! (ㅋㅋ 전혀 '퇴행'하지 않고 있는)
전 최정희님의 글이 좋아요. 소소함에서 특별함을 이끌어 내는 능력이 돋보이는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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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엽
2007.03.26 12:12:44 *.76.83.129
정희님의 글은 한방의 총 같습니다. 어디로 튈지 두려움에 떨게 하거든요. 지난번 두 컬럼을 읽고는 아- 이런분이실 것이다, 했는데, 이 컬럼을 보니 어떤분이실까 다시 궁금해졌습니다. 숨어있는 일상의 여가를 찾는법-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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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찬
2007.03.27 00:30:53 *.140.145.63
저도 한때 보라돌이로 불리웠던 적이 있었지요. 그 이유는 쪼매
말씀드리기 어렵고. 암튼 저도 그런 호칭들을 좋아한다는 거지요.

한명석님 말씀처럼 그 작업의 이름은 저도 다른걸 추천하고 싶군요.
'백투더퓨처'라거나 '피터팬되기' 등등이 어떨지..^^

제가 제일 좋아하고 존경하는 직업중에 하나가 선생님이라서 그런지
최정희님에게는 그 사실을 알게되고 부터 더욱 호감이 생겼음을 고백
합니다..^^ 옹박과 재엽님의 의견에도 공감하구요.

고생 많이 하셨고 남해에서 뵐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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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간디 오성민
2007.03.27 13:48:25 *.200.97.235
소풍가는 저의 어릴 적 느낌이 떠오릅니다. 날씨가 맑아야 할 텐데, 무슨 노래를 부르지, 김밥을 언제 먹을까? 온통 머리속에 신나는 일들이 가득했죠. 어머니께서 싸주신 김밥과 청량음료 그것은 기쁨선물 그 자체였죠.

숨어있는 여가는 바로 이런 상상에서도 발견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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