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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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연구원들의 책 출판이 가시화 되고 있습니다. 마치 웅녀가 사람이 되기위해 100일간 동굴에서 통과제의의 시간을 보낸 후에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 것 처럼, 노고와 땀의 기간을 보낸 후 한 생명을 잉태하신 선배 연구원들께 축하와 부러움의 말씀을 전합니다.
책의 출간과 관련하여 여러가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먼저 우리 연구원의 존재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생각이 미치더군요. 구 선생님께서는 연구원이란 철저하게 선생님께서 놀기위해 만들었다고 하시지만, 우리 연구원 입장에서는 책을 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임과 동시에 본인의 변화마저 이룰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 상승의 관계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 선배 연구원의 책이 출간이 된 후, 한 분이 사석에서 이런 질문을 하시더군요.
‘출판 기념회 안하세요?’
이 질문에 전 단박에, NO,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한테 한 질문도 아니었는데, 너무도 단호하게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어 제 자신에게도 놀랐습니다. 왜 이렇게 직접적인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거지? 하며 제 자신에게 가만히 물어보았습니다.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니 아마도 다음의 이유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일단 연구원들이란 ‘글을 쓰는 사람들 이라는 데에 있는 것 같습니다. 글쓰는 것이 ‘거창한 일’인 분들이 출판 기념회를 하는 경우는 간혹 있지만, 50권 혹은 100권째 저서 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대한 행사를 여는 경유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제 생각에 글쓰는 것을 ‘업’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출판 기념회는 TV 탤런트가 자신이 TV에 나왔다고 출현할 때 마다 온 동네방네 소문 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어요? 글을 쓰는 저희 연구원들에게는 책을 내는 것이 하루 세끼 밥 먹는 것 처럼 책의 출판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야 겠지요.
또한 많은 분들이 책을 낸 선배 연구원들에게 지나가는 말로,
'한 권주세요'
'언제 책 보내주실거죠?'
이렇게 물어보는 것도 보았답니다.
저는 그냥 옆에서 웃고 말았지요.
물론 가족이나 신세진 분들에게 드리는 것이야 작가 마음에 달렸지만, 적어도 우리 연구원들끼리는 서로의 책을 사보는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그저 미소만 지었답니다. 혹,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책을 사서 보지 않으면 될 것을요.
또, 만약 제가 출판을 한 다면 저 또한 책을 그냥 드리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 책은 마치 제 자식, 제 아기와 같을 것 같거든요. 차라리 밥은 사도 책은 도저히 그냥 못 드릴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쉽게 말씀하시는 분들 일수록 책을 정작 읽지 않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싶네요.
전에 몇 명의 지인들과 번역서를 출간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 후에 그 책이 알려지면서, '책 내셨다면서요? 책 한 권 주세요' 하는 분들을 보면 마음속으로 엄청 화가 났습니다.
참 무례하다고 싶었거든요. '내게 얼마나 소중한 책인데 이렇게 맡겨놓은 물건 찾듯이 당당하게 달라고 한담'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책이란 것을 그냥 받는 것, 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여전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연극하는 분들한테, 음악회 공연을 앞둔 음악가에게 표 몇 장 보내주세요-하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습니까? 저는 그래서 지인이 하는 공연도 특별한 경우 아니면 대부분은 표를 사가지고 가서 본답니다.
출판 기념회가 아니라, 마음으로 여는 조촐한 파티를 열어 그간 작가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출판을 하게 된 노하우 등을 동료, 후배 연구원들에게 들려주는 시간을 마련하고, 그 책이 마음에 드는 사람들이 직접 돈을 주고 산 책에 사인을 해 주는 그런 오붓한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서로의 마음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온 축하의 말, 기쁨으로 가지는 출간의 순간, 그리고 함께 나누는 자신의 노력과 성취. 그것이 우리 연구원이 물려주어야 할 보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IP *.165.140.138
책의 출간과 관련하여 여러가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먼저 우리 연구원의 존재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생각이 미치더군요. 구 선생님께서는 연구원이란 철저하게 선생님께서 놀기위해 만들었다고 하시지만, 우리 연구원 입장에서는 책을 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임과 동시에 본인의 변화마저 이룰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 상승의 관계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 선배 연구원의 책이 출간이 된 후, 한 분이 사석에서 이런 질문을 하시더군요.
‘출판 기념회 안하세요?’
이 질문에 전 단박에, NO,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한테 한 질문도 아니었는데, 너무도 단호하게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어 제 자신에게도 놀랐습니다. 왜 이렇게 직접적인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거지? 하며 제 자신에게 가만히 물어보았습니다.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니 아마도 다음의 이유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일단 연구원들이란 ‘글을 쓰는 사람들 이라는 데에 있는 것 같습니다. 글쓰는 것이 ‘거창한 일’인 분들이 출판 기념회를 하는 경우는 간혹 있지만, 50권 혹은 100권째 저서 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대한 행사를 여는 경유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제 생각에 글쓰는 것을 ‘업’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출판 기념회는 TV 탤런트가 자신이 TV에 나왔다고 출현할 때 마다 온 동네방네 소문 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어요? 글을 쓰는 저희 연구원들에게는 책을 내는 것이 하루 세끼 밥 먹는 것 처럼 책의 출판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야 겠지요.
또한 많은 분들이 책을 낸 선배 연구원들에게 지나가는 말로,
'한 권주세요'
'언제 책 보내주실거죠?'
이렇게 물어보는 것도 보았답니다.
저는 그냥 옆에서 웃고 말았지요.
물론 가족이나 신세진 분들에게 드리는 것이야 작가 마음에 달렸지만, 적어도 우리 연구원들끼리는 서로의 책을 사보는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그저 미소만 지었답니다. 혹,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책을 사서 보지 않으면 될 것을요.
또, 만약 제가 출판을 한 다면 저 또한 책을 그냥 드리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 책은 마치 제 자식, 제 아기와 같을 것 같거든요. 차라리 밥은 사도 책은 도저히 그냥 못 드릴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쉽게 말씀하시는 분들 일수록 책을 정작 읽지 않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싶네요.
전에 몇 명의 지인들과 번역서를 출간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 후에 그 책이 알려지면서, '책 내셨다면서요? 책 한 권 주세요' 하는 분들을 보면 마음속으로 엄청 화가 났습니다.
참 무례하다고 싶었거든요. '내게 얼마나 소중한 책인데 이렇게 맡겨놓은 물건 찾듯이 당당하게 달라고 한담'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책이란 것을 그냥 받는 것, 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여전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연극하는 분들한테, 음악회 공연을 앞둔 음악가에게 표 몇 장 보내주세요-하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습니까? 저는 그래서 지인이 하는 공연도 특별한 경우 아니면 대부분은 표를 사가지고 가서 본답니다.
출판 기념회가 아니라, 마음으로 여는 조촐한 파티를 열어 그간 작가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출판을 하게 된 노하우 등을 동료, 후배 연구원들에게 들려주는 시간을 마련하고, 그 책이 마음에 드는 사람들이 직접 돈을 주고 산 책에 사인을 해 주는 그런 오붓한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서로의 마음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온 축하의 말, 기쁨으로 가지는 출간의 순간, 그리고 함께 나누는 자신의 노력과 성취. 그것이 우리 연구원이 물려주어야 할 보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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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나 같은 사람은 엄두도 못내는 일이다. 책 내는 일. 마냥 부럽기만 하다. 그래서 당연 사서 봐야 한다는 데는 전격 동의! 더군다나 첫 출산은 더 더욱.
그러나 종윤의 책은 얻어 볼란다. 원칙은 중요하지만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닐 터. 어울림이란 엔트로피가 아닐까. 무질서는 보다나은 질서를 향한 몸부림이었을 것이다.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지만 누군가는 희생을 하기에 날마다 긍정적 진보를 꿈꾼다. 쉽지 않은 것은 오히려 누군가의 희생이다. 그것이 거시적 이며 지속적이면 바랄 나위 없고, 미시적 혹은 단발에 그치더라도 값지다.
문제는 이득(가치)보다 더 많은 참여고 그러면 서로 다른 내가 조화를 찾게 될 것이다. 지금은 서로 다른 내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10인 10색이라면 지금의 3보다 더 많은 더 큰 상생(모색)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가 서로 다른 나 일테니까. ^^
그러나 종윤의 책은 얻어 볼란다. 원칙은 중요하지만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닐 터. 어울림이란 엔트로피가 아닐까. 무질서는 보다나은 질서를 향한 몸부림이었을 것이다.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지만 누군가는 희생을 하기에 날마다 긍정적 진보를 꿈꾼다. 쉽지 않은 것은 오히려 누군가의 희생이다. 그것이 거시적 이며 지속적이면 바랄 나위 없고, 미시적 혹은 단발에 그치더라도 값지다.
문제는 이득(가치)보다 더 많은 참여고 그러면 서로 다른 내가 조화를 찾게 될 것이다. 지금은 서로 다른 내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10인 10색이라면 지금의 3보다 더 많은 더 큰 상생(모색)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가 서로 다른 나 일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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