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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11일 13시 51분 등록
보성에서 워크숍을 마치고...

지난 주 팀원들과 함께 워크숍을 가졌다. 상반기 업무를 결산하고 하반기 업무추진방향을 재정립하기 위해서였다. 일년에 두 번 정도 워크숍을 진행하기로 계획하였지만 팀원들은 워크숍 추진에 대해 관심과 경험의 일천을 내세워 다소 근심 어린 표정을 비춰냈다. 그렇지 않다고 말해주었고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힘주어 이야기했다.

조직은 주어진 업무를 획일적으로 추진하는 경향이 있다. 별탈없이 시간을 보내는데 익숙하다. 판에 박힌 일과를 처리하길 좋아한다. 이는 조직을 매너리즘에 빠지게 하며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조직으로의 발전을 방해한다. 궁극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멀리하고 조직발전을 저해한다. 이를 다소나마 희석시키고 팀원들로 하여금 심기일전할 수 있는 계기가 바로 워크숍이다.

워크숍은 업무내용의 충실도 중요하지만 더욱 유념해야 할 것은 바로 환경이 주는 심리적 풍요다. 환경이 주는 효험은 생산적인 워크숍 추진은 물론 팀워크를 향상시키는 데 제격이다. 그래서 멋지고 풍광 좋은 곳을 택하기로 하고 팀원들의 중지를 모아 정한 장소가 보성이었다. 보성에는 워크숍을 열기에 적합한 보성다비치라는 콘도가 있었고, 주변에 해수욕장과 녹차로 유명한 다원(茶園)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10명의 팀원들과 함께 우리는 그리로 향했다. 1박2일의 짧은 시간이지만 팀원들이 워크숍을 통해 업무로부터의 일탈을 즐기고 새로운 팀워크를 가지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또한 지난 춘계체력단련 차 들른 해변가의 추억이 팀원간 조화가 무엇인지를 일깨워 주었기에 워크숍이 주는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이벤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팀원 각자가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 확신했다.

효과적인 워크숍을 위해 팀원들에게 과제를 부여했다. 과거를 먹고 사는 사람에게는 꿈이 없다. 오늘에 안주하는 사람에게는 꿈을 먹는다고 한다. 하지만 미래지향적인 사람에게는 꿈을 품고 산다고 말한다. 팀원들에게 꿈을 품을 수 있는 과제를 주었다. 하나는 업무에 관한 과제였다. 상반기동안 업무를 수행하면서 반드시 개선해야할 사항을 한 가지씩 준비하여 발표할 것. 하반기 수행할 업무 로드맵을 작성할 것. 향후 이 조직에서 꼭 추진해보고 싶은 업무가 무엇인지를 적어볼 것 등이었다.

둘째는 개인의 자질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는 과제를 부여했다. 내가 태어나 가장 잘했던 일 세 가지, 나를 가장 잘 나타내는 강점 다섯 가지, 조직생활에서 가장 잘한 일 세 가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 이름 석자를 타인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시나리오를 구성해보라고 했다. 더불어 조직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메모의 기술에 관한 책을 읽고 리뷰를 주문했다.

팀원들은 떠날 때 무거워 보였지만 이내 분위기에 적응했고, 마무리시점에서는 매우 흡족해 했다. 상반기를 반추하고 오늘의 자신을 알리며 내일을 설계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곳곳에 뿌려있던 브레이크 타임에 감초다운 과제로 심신을 풀기도 했다. 저녁은 술 한 잔을 기울이며 율포해수욕장에서 단합대회를 갖기도 했고 아침은 해수(海水)에 온 몸을 맡기기도 했다.

이제 하반기는 또 다른 결과를 우리에게 안겨줄 것이다. 모두를 소화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모자라거나 부족하다는 사실은 앞으로 해야할 일을 명확히 해주는 단초라 생각했다. 모두를 추스르고 워크숍의 마무리 장소인 보성다원으로 이동했다. 보성다비치의 뜻이 차(茶)로 가득한 해변이라고 한다. 보성은 예로부터 차로 유명한 곳이다. 그래서 주변에 녹차밭이 가득하다. 차의 향기는 물론 푸르른 산천이 고장의 신선미를 더한다. 그 중 가장 유명한 녹차밭 ‘대한다원(大韓茶園)’을 찾았다.

이곳은 보성의 여러 다원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다한다. 영화(선물, 목포는 항구다, 사랑따윈 필요없어 등이 여기서 촬영했다고 함)와 드라마도 촬영하고 CF도 찍고, 달력이나 화보의 배경을 장식해주는 장소이기도 하다. 입구에 도착하니 양쪽에 늘어선 커다란 삼나무가 우리를 반긴다. 마치 지난번 담양에서 본 메타 스콰이어나무와 흡사하다. 미끈하게 뻗은 나뭇가지가 서늘함과 시원함을 더해준다. 나무 한가운데를 걸으면서 서로를 카메라에 담느라 정신이 없다.

삼나무 숲을 지나 차밭에 다다르니 감탄사가 저절로 우러난다. 산 중턱까지 펼쳐진 녹차밭은 녹색카펫을 깔아놓은 듯하다. 어떻게 이런 곳에 이 같은 장소가 있을까. ‘대한다원’을 알리는 조그만 책자에 이렇게 씌어있다. 차는 년간 강수량이 1500mm이상이어야 하고, 토양이 통기성과 투수성이 좋고 기후가 서늘하며 낮과 밤의 온도차가 크고, 강, 호수, 바다 주변과 같이 공중습도가 높은 지역의 생육조건에서 양질의 차가 생산된다고 한다. 보성이 이 같은 조건을 모두 갖춘 최적의 입지인가 보다.

녹차밭에 들어서 추억의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우리와 자연이 하나가 되고 싶었고, 우리와 녹음이 혼연일체가 되길 바랐다. 젊음을 유지하고 장수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네 가지 식품이 있다고 한다. ‘포도주, 토마토, 마늘 그리고 녹차’다. 녹차는 마셔야 그 진가를 발휘하지만 이곳에서 본 녹차는 보는 것만으로도 젊음을 유지하고 나이를 멈추게 하는 느낌을 준다. 이렇게 기원했다. 팀원 모두가 건강하여 장수를 누리라고, 그리고 언젠가 헤어져 다시 만날 때는 지금 그 모습 그대로 나에게 비추라고.

차밭을 둘러싸고 심어진 삼나무, 편백나무, 은행나무, 동백나무 등은 또 다른 볼거리이며, 녹차밭과 어울려 그 진가를 더해준다. 이 다원은 약 50여 만 평으로 조성되었다 하며, 차나무만 580여만 그루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보성다원하면 이 ‘대한다원’을 일컫게 되었고, 지금은 국내 유일의 녹차관광농원으로 자리메김되어 있다. 자연은 그 자체만으로도 인간에게 삶의 공간과 여유를 주지만 잘 가꿔진 자연 또한 삶의 기쁨과 활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원에서 알게 되었다.

그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얘기하고 있었다. 지금 우리는 국내뿐 만아니라 세계로 향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크고 풍광이 아름답기 그지없는 ‘대한다원’은 세계의 관광객을 흡입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세계인을 이리로 끌어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국내를 벗어나 외국으로 발길을 돌림으로써 관광수지 적자가 심각한 상황임에도 보성다원은 오히려 외국인을 우리나라에 머물게 하는 일등공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자연이 인간의 손을 거쳐 더 좋은 자연일 수 있음을 입증한 ‘대한다원’을 뒤로하고 우리의 워크숍은 유종의 미를 거둔다. 업무와 인성(人性)이 어울리는 워크숍, 그리고 업무와 자연(自然)이 하나 되는 워크숍은 향후 개인의 발전은 물론 조직의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는 이 기회를 통해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익히고 팀원들과 어울리는 기쁨이 얼마나 큰 지를 느꼈으리라 믿는다. 그 동안 워크숍 준비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준 팀원들에게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시하고 이 조그만 계기를 발판삼아 모두가 내일에 광영 있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IP *.57.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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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7.11 14:16:26 *.70.72.121
배움을 익혀 앎을 그대로 실천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사부님의 살찐 미소가 그려진다.
프로필 이미지
명석
2007.07.11 17:40:22 *.209.103.60
편안하시지요? 명수님 팀원들은 참 행복하네요. 철마다 최고의 풍광을 찾아 모임을 가지니 말이에요. 명수님 또한 남도의 아름다움과 공부에 취해, 최고의 객지생활을 누리리라 믿어요.
무더위에 건강 챙기시고, 나날이 행복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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