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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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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6일 02시 24분 등록
무거운 짐과 함께 우리를 실은 봉고차는 해거름의 몽골초원을 즐겁고 힘차게 쌩쌩 달렸다. 관광봉고는 제대로 살아보기 위한 꿈의 봉고였다. 우리는 왁자지껄 떠들었다. 우리의 웃음은 차라리 통곡에 가까울 만큼 몽골 땅을 진동시키고 싶어 했고, 파아란 몽골의 푸른 하늘처럼 맑고ㆍ밝고ㆍ환하게 뛰어오르고 싶었다. 이제까지의 스스로의 인생과 남아있는 시간을 통틀어 한 장의 새 역사ㆍ한 걸음의 혁명ㆍ한움쿰의 새로운 각오를 끌어내어 달리고 싶어했다. 우리는 목이 터져라 웃어댔고, 눈물이 날만큼 희희덕 거렸다. 웃다가 죽을 만큼 발을 동동 굴러, 배꼽을 쥐어가며 일그러지게 웃어재꼈다. 손뼉을 쳤고, 벌건 손바닥이 얼얼해져서 더는 못 칠 만큼 후끈 달아올랐다. 그래도 좋았다.

왜? 왜냐고 묻지 마라. 우리는 그저 한 마음이었다. 누가 뭐랄 것도 없이 자기 자신과 만나며 각자의 가슴을 열었다. 몽골이었다. 뻑적지근하게 돈을 펑펑 쓰면서 관광여행을 했다고? 그랬다. 우리는 벼르고 별러 최대한 이 계획에 모든 스케쥴과 꿈을 실어 옮겼다. 우리가 지불했던 것은 여행 경비만이 아니었다. 배부르게 먹고 흥청망청 써대기 위해 준비한 것만이 아니었다. 우리가 지불한 것은 그보다 훨씬 더 크고 값진 것이었다. 어쩌면 자기희생을 감수한 최대한의 노력과 사랑이었다.

우리가 가장 높게 지불한 것은 가능한 시간을 맞추어, 최대한 함께 몽골에 가는 것이었다. 우리가 가장 크게 지불한 것은 우정을 나누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것은 좀 더 엄격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무엇보다 우리가 믿는 리더를 필요로 했고, 서로의 협조적 성의가 필요했으며, 마음의 울림을 통해 생성되는, 무엇보다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의 내면과의 만남을 통한, 통찰과 스스럼없는 타인과의 이해를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했다.

우리는 모두 시간을 아끼고 마음을 후하게 쓰면서 심중의 진실을 받아드리려 노력했다. 우리는 그런 것들을 탐색해 나갔다. 우리는 그렇게 어우러져야 함을 깨달았고, 실천하며 풀어갔다. 물론 각각의 시간차가 있었고, 그런 자연스러운 흐름을 참아내고 지켰다. 우리는 반드시 아름답고 환하게 여행을 마칠 수 있었고, 돌아온 후 느낌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욱 컸다. 이것은 6박7일간의 관광여행이 아니다. 우리는 6년 혹은 7년 보다 더한 우정을 쌓고 경험하며 함께 토론하는, 시간으로의 여행ㆍ공간으로의 여행ㆍ마음으로의 여행을 한 것이었다.

우리는 자면서도 말을 달려 지구 끝까지라도 가보고 싶은 열정에 휩싸였다. 우리는 말을 타면서도 걸어서 지평선 너머를 거닐었다.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하늘의 구름처럼 자유롭게 나부꼈다. 우리는 일상을 떠나 휴식의 공간을 취해, 이제까지의 우리 자신의 모든 감각과 느낌과 기억을 더듬으며, 자유와 경험과 어울림의 흥을 돋우어, 일체의 모든 환희를 만끽하기에 결코 부족함이 없었다.

지칠 줄 모르고 끝도 없이 펼쳐지는 우리들의 푸른 꿈은 널따란 몽골 초원을 빼닮았다. 날이 훤히 새도록 잠 못 이루는 초원의 밤은 우리들의 꿈을 닮은 무수히 많은 별들의 속삭임 때문이었다. 희희낙락 왁자지껄 흥겨움은 쪽빛 하늘 보다 더 밝은 우리들의 환한 마음 때문이었다. 온종일 말을 타고 달리면서도 더 달리기를 희망한 것은 아득히 펼쳐지는 아름다운 지평선 때문이었다. 우린 이런 사랑ㆍ이런 여행ㆍ이런 꿈을 꾸며, 따로 또 같이 아름다운 혁명을 일으키려 오늘도 드넓은 초원의 푸른 꿈을 이어달리고 있나보다. 츄우 츄우 호이땅 호이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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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바다
2007.09.06 07:12:09 *.134.25.52
좋네요.

개인적으로는 누님께 약속한 바가 있어 약속을 지키려 했는데,
(40일 새벽기도 제목 중 써니도 끼워 넣어서 기도하기 ^^;)

40일 지나고도 새벽에 깨는 게 좋아 내쳐 그냥 달립니다.
잠시 게으름을 피울까 생각중인데,
우리 목사님, 생전에 안하시던 40일 새벽기도, 2차도 하신답니다. --;

그래서 이번 주부터 또 40일을 달리고 있습니다.

그 속에는 나도 있고
아내도 있고,
내 아이들도 있으며
써니 누님도 있습니다.

아마 얼굴 안 본 사람으로는 누님이 유일한 거 같네요.

결론,
드디어 기도빨이 받기 시작하는지 누님 글이 나날이 좋습니다.
(이거 제가 도망가자고 수 쓰는 거 아님다 --;)

계속 좋아지십시오. ^^;

* 써놓고 보니 아리까리해서 다시 쓰려고 들어왔는데 수정도 못하겠네요.... 금단현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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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9.07 01:32:36 *.70.72.121
고마워서리 어찌할 바를 모르겠네요. 기도까지 넣어주신다니 우리 엄마도 늘 나를 잘 빼놓으시는데 말예요. 감사합니다. 파란바다님도 바라시는 꿈 모두 성취하실 수 있기를 저도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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