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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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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19일 09시 46분 등록
두 개의 방앗간

우리 방과후 교실 길 건너편에 떡집이 하나 있어요.
아이들 간식이나 모임, 행사가 있는 날 떡을 자주 해서 아주 단골이 되었지요.
떡도 꽤 잘하고 맛있어요. 송편 같은 걸 할 때는 천연 재료에서 색을 써서 하지요.
약밥도 달지 않고 견과가 듬뿍 들어 있어서 좋아요.

그런데 몇 번 실망을 주었답니다.
평소에 사서 먹던 약밥이 맛있어서 지난 추석에 선물하려고 한되를 주문했어요.
하나하나 먹을 만한 크기로 포장까지 해서 주고 3만 5천원이니 적은 가격은 아니지요.
근데 평소에는 건포도가 거의 들어 있지 않았는데 대추보다 건포도가 많은 거예요.
달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일전에 백설기에 넣은 건포도 때문에 이야기를 했는데
아주 실망스러웠어요.
그리고 나서 지난 주말 나들이 때 아이들과 먹는다고 백설기를 주문해서 갔는데
25조각으로 나눠준다고 했는데 가서 보니 그냥 그대로인거예요.
물론 우리는 잘 나눠 먹었긴 하지만 그 전날 주문할 때 아저씨가 노트에 적었거든요 분명히. 이번에는 지나는 길에 그냥 아무말도 안 했어요.
그 전에도 같은 일이 몇 번 있었거든요.
떡을 몇 시까지 해 달라고 했는데 시간을 번번이 어긴다든지 말이지요.
그러니까 아예 그냥 통째로 해 준다고 말하거나 우리가 토요일 아침은 바빠서 죄송하
지만 신경을 못써준다 하고 주문할 때 미리 말을 해주면 좋은데 그렇지 않은게 속상하다는
거죠.

그러던 차에 우리 방과후 교실에서는 지금 방앗간보다는 약간 멀지만 작은 떡집이 하나 새로 생겼어요. 이참에 단골 떡집을 바꿔버릴까 했지요.
어제랑 그저께 생일이 연달아 있어서 새 떡집을 이용했어요.
송편은 새 떡집이 아주 맛있어서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데 제가 먹어보니 떡의 맛과 질은 우리 방과후 바로 앞의 떡집이 훨씬 우수하네요.
약밥은 아주 질적으로 차이가 나요.

아, 불행히도 나는 깜빡깜빡 잘하고 가끔 내게 불신을 안겨주지만 떡을 잘하는 떡집을 계속 이용해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대선주자 인터뷰 이런 걸 어떤 신문에서 봤는데 지상에서 하는 몇가지 질문들 가운데 이런 게 있데요. 능력 있고 인간성 안 좋은 부하직원과 능력은 좀 떨어져도 인간성 좋은 직원 가운데 누굴 선택하겠냐고. 그런데 하나같이 인간성 좋은 걸 꼽더라구요.
어떠세요?

떡집은 떡맛으로 승부하는 거고
다른 사소한 실수는 그냥 참고 가는건가...
이런 사소한 생각들을 하면서 일상을 엮어가고 있습니다.
IP *.230.19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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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7.10.21 02:56:39 *.131.127.35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새 떡집에 가시고
님을 위해서라면 그냥 다니시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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