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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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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17일 00시 17분 등록
최근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소위 ‘자기계발’에 관련된 책이 상당수 눈에 띈다. 게다가, 요즘 서점에 가보면 어린이용 자기계발서까지 나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 일부 가벼운 실용서적의 인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긴 하지만, 자기계발에 관심 있는 필자로서는 대체적으로 반가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아이의 소질을 파악하여 이에 맞게 대해주고 지도해준다면 그 아이의 성장과정에서나 성인으로 자랐을 때에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물론, 한 개인의 특성과 강점이 숨겨져 있는 그 만의 DNA를 발견하고 거기에 적합한 교육을 지원하고, 그의 흥미와 특기에 맞는 직업을 구하도록 돕는다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그 효과는 무한하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DNA’ 하면 생각나는 친구가 하나 있다. 그는 회사 입사동기인데, 필자하고 비슷한 성격이어서 그런지 여러 동기 중에서도 대화가 아주 잘 되는 친구다. 왜, 똑같은 회사동기라도 대화가 잘 안 되는 사람이 있고 또, 잘 통하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주로 퇴근 후 이 친구와 만나면 저녁 겸 술 한잔을 하게 되는데, 회사 얘기를 안하고도 서로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열띤 대화를 하게 되는 친구이다.
하지만, 이 친구와도 논쟁을 할 때가 가끔 있었는데, 바로 DNA와 관련된 대화를 할 때이다. 대부분 이런 식이다. 나는 자기계발에 관심이 갖고 있는 터라, 우리 같은 직장인들도 자기계발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강조를 하게 되는데, 이 친구는 처음에는 수긍하는 듯하다가도 술이 몇 순배 돌고 나면 이내 자기의 주장을 펴서 반론을 제기하곤 한다. 반론의 본질은 바로 이런 것이다.

“자기계발도 물론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사람이 자기 DNA에 맞게 살아야지 너무 의식적으로 자기가 아닌 것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도 문제다.”

말하자면, 무엇이든 억지로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냥 자연스럽게 살아가면 되지 뭘 그리 애쓰면서 사냐는 것이다. 이 말의 기본전제는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자기 속에 내재된 DNA 대로 살면 된다는 것이며, 아무리 애를 쓰더라도 그 DNA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동안 친구의 이런 반론으로 자기계발과 관련된 대화는 그 시점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곤 하였다. 말하자면 이 대목에서 ‘논의 중지’가 되어버려 결국 다른 주제로 옮겨가야 했었다. 물론, 나도 그의 말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친구가 자기의 ‘DNA 이론’ 을 방패로 너무 완강하게 대응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물론, 나로서는 매우 답답한 심정이었다. 혹시 그의 생각이 옳은 것은 아닐까. ‘자기계발’은 부질 없는 짓이며, 단지 답답한 마음을 달래보려는 환상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논리를 무너뜨리는 발견을 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DNA 이론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면서, 그가 생각하는 DNA의 ‘허위의식’을 인식시키는 방식이었다. 즉, 자기계발은 자기 자신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진짜 DNA’ 를 발견하려는 노력이며, 이를 통해 자기가 진정 원하는 인생을 도달하려는 노력이라는 논리였다. 자기계발은 결국 자기자신이 되는 과정인 것이다. 그 친구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DNA가 왜곡되고 임시방편적으로 만들어진 DNA일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어린 시절에서부터 교육받고 성장하고 사회생활을 경험하면서 본래의 DNA는 점점 잊혀지고 현실과 타협된 DNA를 진정한 자기의 DNA로 착각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 우려가 되는 것은 이러한 ‘인공적인 DNA’가 우리에게 한계를 지우고, 현실과 쉽게 타협하게 만들고, 좌절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자기계발의 첫 걸음은 자기가 자기 인생의 주인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자기가 본래 지니고 있는 특성과 강점을 찾는 일인데, 이것이 바로 자기의 진정한 DNA를 찾는 과정이다. 이것은 또한 기업의 DNA를 찾는 과정이나, 한 국가나 한 민족의 DNA를 찾는 과정과 상당 부분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환경이나 현실에 의해 왜곡된 DNA가 아니라, 본래부터 간직된 진짜 DNA를 찾는 과정이라 하겠고, 이런 과정은 개인에게는 행복, 기업에게는 성공으로 가는 첩경을 제공할 것이다.

결국,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며 동시에 도착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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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3.17 00:30:00 *.36.210.80
잘 알고 계시니까 꾸준히 실천만 해나가시면 되겠네요. 좋은 결과 있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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