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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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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17일 09시 19분 등록
겨울눈과 같은 것

요사이 남쪽에는 나뭇가지마다 붓끝처럼 바짝 긴장하고 날을 세우고 있는 겨울눈들이 한창입니다. 그 끝에서 꽃망울을 벌써 터뜨리는 것들도 있지만 나는 꽃을 피우기 직전의 그 긴장감이 훨씬 보기 좋습니다.
나무는 겨울을 나기위해 자신의 잎사귀들을 모두 떨구어 냅니다. 그 자리에는 겨울을 나고 봄을 준비하는 겨울눈이 만들어지지요.
겨울눈들을 가까이서 들여다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겨울눈들을 보고 있으면 화룡점정의 직전에 서있는 붓끝 같습니다.
적을 향해 날리는 화살촉 같습니다.
그렇지않고서는 겨울을 이겨내고 새로 태어날 수 없기 때문일겁니다.
날은 하루하루 따뜻해집니다.
나무가 잎을 피워내기 위해서는 겨울을 잘 이겨내는 것도 힘든 일이겠지만
봄이 왔을 때 잘 피어내야 하는 것은 더 집중하고 더 긴장해야 할터입니다.
우리가 늘 봄을 맞은 겨울눈처럼 긴장하고 집중하고
살아갈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어느 순간,
한 순간에는 세상에 다시 없는 봄을 만나는 것처럼 힘을 다해 한 곳에 정성을 쏟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주에 읽은 책 가운데 “1등을 할 가능성이 없는 분야에서 기운을 다 빼버릴 것이 아니라, 프랑스는 자신이 최고가 될 수 있는 분야에 정진해야 한다”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다시 밑줄을 긋습니다.
1등을 할 가능성이 없는 분야.
구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닌 일에 늘 마음을 쏟으며 삽니다.
나같은 사람도 “자신이 최고가 될수 있는 분야”가 있기나 할까
내게도 구한다면 얻어지는 일이 있을까
그렇게 오랫동안 주변만을 어슬렁거렸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겨울눈을 보며 생각합니다.
나는 내 꽃을 피우는 것이다.
겨울을 이겨낸 무수한 나뭇가지들에는 무수한 꽃송이들이 피어납니다.
꽃들은 서로 경쟁하지 않고 그 긴장과 집중을 자신의 꽃을 피우는데 모두 쏟아냅니다.

왜 나무의 꽃들은 봄에 많이 피는지 아세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오는 시기를 나무가 가장 예민하게 잘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그러니 온 촉각을 세워 온 우주가 보내는 사인을 받아야 하는 것이지요.
나무가 스스로의 잎사귀를 떨구어내고 겨울을 나는 것
그 겨울을 이겨낸 겨울눈이 봄이 보내는 사인을 알아차리고 꽂을 터트리기위해
한껏 긴장하고 집중하는 것.
자신의 꽃을 피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겨울나무가 들려주는
참 고마운 이야기입니다.
IP *.175.13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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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3.17 12:47:12 *.36.210.80
나무도 경쟁을 하겠지요. 어쩌면 우리보다 더 치열하게.

우리고 크게 보면 우리도 죽어 다시 태어나잖아요. 가문 찾고 혈통 찾으면서요. 대대로 자손 만대 영원무궁하기를 바라면서요.

모든 생명가진 것들의 이기심이 없다면 변화가 무색하지는 않을까요? 나무는 철철히 갈아입게 태어난 것 뿐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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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
2008.03.17 20:29:02 *.255.159.154
써니님은 나무 같은 식물 쪽보다는
그러니까 동물적인 특성을 훨씬 강하게 가지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소장님 글 가운데
내가 나무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내 성격적 특성이 나무를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수동적인 사람이다.
어쩌면 나무의 DNA를 나눠 가졌는지 모른다

뭐 그런대목이 있어요.
제가 참 좋아하고 그래서 오래 기억해요.
왜냐하면 전 제가 그렇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이제 많이 바쁜 일들은 거의 끝났어요.
그간 엄살을 너무 많이 부렸지요^^
한시름 놓고 돌아 보니 벌써 마지막 주가 되어버렸네요ㅜ.ㅜ
끝까지 화이팅!!
써니님 이렇게 열심히 응원해주시는 거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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