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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여러분이

  • 이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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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18일 22시 35분 등록

보일러 새벽 가동 중 화염투시구로 연소실을 본다
고맙다 저 불길, 참 오래 날 먹여 살렸다 밥, 돼지고기, 공납금이
다 저기서 나왔다 녹차의 쓸쓸함도 따라나왔다 내 가족의
웃음, 눈물이 저 불길 속에 함께 타올랐다

불길 속에서 마술처럼 음식을 끄집어내는
여자를 경배하듯 나는 불길에게 일찍 붉은 마음을 들어 바쳤다
불길과 여자는 함께 뜨겁고 서늘하다 나는 나지막이
말을 건넨다. 그래 지금처럼 나와 가족을 지켜다오 때가 되면

육신을 들어 네게 바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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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8.05.19 11:48:56 *.254.17.78
요즘 보기 힘든 단아함과 품격을 지닌 이면우시인의 시 중에서도
특히 좋아하는 시인데, 반갑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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