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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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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28일 22시 06분 등록
약속을 하지 않아도
- 김옥진

약속을 하지 않아도
항상 거기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사람

갸름한 얼굴에
촉촉히 물기를 머금고 있는 눈망울에
화려하지 않은
웃도리 하나만 걸치고 누워있는 여자

차 한번 끊여 본적 없고
화장 한번 해본적 없고
맥주 한잔 마셔 본적 없어도
풀섶에 숨은 달님 같은 소녀아이로
이슬 같은 미소를 주니
나는 네가 좋아라

가끔은
사슴 닮은 모습으로
나를 슬프게도 하지만
진흙 속에 연꽃 피어나듯
너는 달밤의 달맞이어라

허전한 마음으로
가슴에 외로움 달고 네게로 가면
너는 외로움 가져다
정겨움으로 바꿔 주는 너그러운 아이
너와 난 동그란 한 개의 마음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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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진은 고등학교때 다쳐 몸이 마비되어 엎드려 살았습니다.
그녀는 그 절망과 서러움과 외로움을 시를 쓰며 이겨냈습니다.
여고시절, 그녀의 시는 무척이나 마음 아팠습니다.

'산골소녀 옥진이시집'이 누렇게 변하였네요. 종이는 바랬지만
그녀의 시는 아직도 영롱합니다.
그녀가 지금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해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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