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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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십수 년 동안 밥벌이도 안 되는 일에 몰두했지만 딱히 이거다 하고 드러내 보일 것이 없다. 뚜렷한 결과는 없지만 부끄럽지 않으려고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왔다.
온종일 혼자 지내며 사진만을 생각했다.
신문도 텔레비전도 없이 사진만 찍고 살았는데도 보여줄 것이 없다. 남들이 굳이 보여달라고 보채면 세상을 보았고 삶을 보았다고 말한다. 그러면 대개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사람들이 확인하고 싶은 것은 돈이나 명예다.
내게도 형제들이 그립고 친구들이 그리워 잠 못 이루는 밤이 있다. 그리움 때문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떠돌기도 한다. 형제들, 친구들에게 무엇인가 보여주고 싶지만, 하염없이 세월만 흘렀지 마땅히 보여줄 것이 없다. 성실하게 무엇인가 열심히 채운다고 채웠건만 아무것도 없다. 일년만 더 참고 기다려보자고 이를 악문다. 그러고 일 년이 지난 후 다시 들여다봐도 채워진 것이 없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 / 김영갑 p118 ~ 119)
온종일 혼자 지내며 사진만을 생각했다.
신문도 텔레비전도 없이 사진만 찍고 살았는데도 보여줄 것이 없다. 남들이 굳이 보여달라고 보채면 세상을 보았고 삶을 보았다고 말한다. 그러면 대개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사람들이 확인하고 싶은 것은 돈이나 명예다.
내게도 형제들이 그립고 친구들이 그리워 잠 못 이루는 밤이 있다. 그리움 때문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떠돌기도 한다. 형제들, 친구들에게 무엇인가 보여주고 싶지만, 하염없이 세월만 흘렀지 마땅히 보여줄 것이 없다. 성실하게 무엇인가 열심히 채운다고 채웠건만 아무것도 없다. 일년만 더 참고 기다려보자고 이를 악문다. 그러고 일 년이 지난 후 다시 들여다봐도 채워진 것이 없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 / 김영갑 p118 ~ 119)
어릴 적.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밥벌이’ 문제로 빈번히 다투셨다.
어른이 되면 밥벌이를 잘해야 싸움을 안하겠구나 싶었다.
밥벌이 못하는 아버지가 원망스러웠다.
어른이 되어갈 즈음.
밥벌이를 잘 하고 싶었는데 좀처럼 의지대로 되질 않았다.
시간이 지나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 보였다.
어릴 적 내렸던 결론대로라면
나를 원망해야만 했는데
생존 본능 때문이었는지
포용력을 넓히는 길을 택했다.
그 즈음 자주 만나던 친구들과의 대화는
집, 자동차, 월급, 아이들 얘기로 소재가 모아졌다.
결혼도 하지 않았던 때라 나는 그저 친구들 얘기 듣고는 웃기만 했다.
결혼 후 몇몇 친구들과는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었는데
거리를 둔 친구들이나 거리를 두지 않은 친구들이나 만나는 횟수가 점점 뜸해진다.
가끔.
밥 먹고 살아 가는 게 신기하다고 속마음을 털어 놓으면
밥 먹고 살아가는 정도가 아니라 남들보다 훨씬 잘 먹고 살고 있다는 농담이 돌아온다.
아직도 밥벌이에 대해 얘기하자면
보여줄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 되어서인지
더러는 세상과 나 사이에 높은 담을 쌓아 놓기도 하면서도
지금은 갖고 있지 못한 무언가를
늘상 갈망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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