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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23일 14시 57분 등록
일 때문에 4시에 들어갔다. 일어나니 7시 30분이다. 영어학원 갈 준비를 해야할 시간이다. 밥을 하라고 아내를 깨운다. 아참 오늘 2박 3일 단식하기로 했었지. 어제 근처에 상점에 가서 좋은 레몬 12개를 사 놓았다는 것을 떠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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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만에 가족들과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함께 밥먹고 함께 자고 함께 돌아다닌 적이 없었던 여행의 휴유증이 있었다. 바로 몸무게가 늘어서 스스로를 느낄 정도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돌아온 후 아버지 기일 때문에 본가에 들렀던 것도 한 몫을 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본가에 다녀오고 나면 몸무게가 2 Kg 정도는 쉽게 늘어난다. 그리해서 몸무게가 여행을 떠나기 전보다 4~5 Kg 늘었다. 4~5 Kg의 지방을 빼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가를 생각해보면 참으로 허무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런데 그게 인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좋은 기분으로 그렇게 살았다. 내 인생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그런 생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이게 뭔가 여전히 나의 소명은 무엇인지 안개속에 갇혀있고 발전하고 있는지 아니면 퇴보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때도 한두번이 아니다.

내 인생의 변화가 아주 잘 빠진 그래프처럼 그렇게 쭉 올라가기를 바랐건만 이것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다. 하늘 끝까지 올라간 기분이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하잘 것 없는 일들에 시간을 소모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기분이 축 처져버리기도 한다. 변명과도 같은 것이지만 그것이 인생임을 책에서 생활에서 느끼게 된다.

이번에 본가에 갔을 때 정말 오랜만에 해운대에 갔었다. 세계 기네스북에 올라간 눈쌀 지푸리게 만드는 파라솔들과 장사꾼들의 호객행위에 살짝 기분이 나빠지기도 했지만 바다를 보러 왔다는 사실을 회상하고 애써 무시한다. 아이들은 벌써 조개를 줍는다고 바다에 발을 뛰어든다. 가까운 곳 파도가 닿지 않는 곳에 앉아서 파도가 치는 양을 지켜보다가 한 번씩 먼 바다를 바라보았다. 바다 참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산도 좋지만 바다 또한 좋다.

밀물시간인가 보다. 파도가 조금씩 더 밀려오고 있다. 아이들을 보다가 파도를 보다가 하는데 파도치는 모습이 참 재미있다. 밀물이 시간이 되면 바다물이 육지쪽으로 달려올 것 같은데 그런 모습이 아니다. 한번 세게 밀고 들어온 후에 얼마만에 더 가까이 오는지 세어본다. 하나, 둘, 셋, 좀처럼 이전에 가장 가까이 밀고 들어왔던 거리를 넘어서지 못한다.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와 다시 밀려오는 파도가 만나서 부딪히고 또 부딪히면서 뒤에 밀려오는 파도의 힘을 죽이는가 보다. 스물하나, 스물 둘, 스물 셋..이제서야 이전에 가장 가까이 밀려왔던 거리보다 더 가까이 다가온다.

변화와 인생에 대한 “상징”을 느낀다. 바다가 말없이 가르쳐주는 것에 대하여 생각을 해본다.

밀고 당기고 스무번 서른번의 시도가 있어야 겨우 이전의 위치를 넘어서는 파도의 모습은 이런 것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번 밀려왔다가 물러남에 미련을 두지 않으며, 다시 밀려올 때 이전에 다다른 그곳에 이르지 못하고 물러나야 함 또한 미련을 두지 않으며, 다시 이전에 가장 잘 했던 것을 넘어서는 힘을 모으기 위하여 반드시 물러남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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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내가 무엇인지 무엇 때문에 이 세상에 오게 되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또한 알지 못한다. 아마 죽을 때까지 정답을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답을 모른다고 해서 묻기를 주저하지는 않을 것이다.

3월에 만난 좋은 인연들과 시간의 소중함을 생각하면서 또 그것을 넘어서기 위한 몸부림으로 2박 3일의 단식을 할 작정이다. 순식간에 늘어난 체중도 조절을 할 겸 조금씩 조금씩 헤이해져 버린 정신도 조절을 할 겸 즐거운 마음으로 단식을 할 작정이다.

마음이든 몸이든 낀 살을 빼는 무엇인가를 더 이루겠다는 “욕심”을 더하는 단식이 아니라 쓸데없는 “욕심”을 빼는 단식이 될 것을 기대해 본다.

어느 책에서 읽었지만

“인생의 영광은 한번도 넘어지지 않은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지극히 공감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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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활
2008.08.26 06:19:11 *.109.244.183
파도가 치는 3차원적인 자연의 일상적인 현상에서도 고차원적인 변화

와 인생의 의미를 찾아내는 예리함이 돋보이는 장면입니다.

결국은 적당한 때에 그동안 애타게 찾으시던 그 소명의 이유와 본질을

찾을수 있도록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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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8.08.26 10:11:41 *.169.188.175
이활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기원"해 주신 것 또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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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yixiaozi
2010.10.12 15:08:57 *.141.2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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