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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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째에게 최근 남친이 생겼습니다.
언니의 미모(?)에 가려, 자신도 충분히 매력적인데도 늘 외모 컴플렉스에 시달리던 동생입니다.
그림을 잘 그리고, 글도 잘 쓰고, 무엇을 보고 표현하는 언어 능력도 꽤 괜찮은 편인 아이입니다.
그런데 이 아이가 뒤늦게 사춘기가 오더니 많이 비뚫어졌습니다.
자신의 좋은 점은 인정하지 않고 자신에게 없는 것, 부족한 것에만 초점을 맞춥니다.
내가 칭찬해주는 것은 '고슴도치도 제 자식은 이뻐하는 법'이라며 무시합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사춘기가 좀 늦게 시작한다 싶더니
제 주변에 남친 없는 친구가 별로 없으니,
한동안 남친없는 스트레스와 열등감에 엄청 시달리더라구요.
그애에게 오래도록 crush 상대가 있었습니다.
미술학원에서 늦게 돌아와서도 피곤해하지 않고 날마다 제 비밀 싸이에 일기를 열심히 올리는 것이
그런 제 답답한 마음을 표현할 데가 별로 없어서였단 걸 뒤늦게 알게 되었지요.
그런 그 애가 드디어 좋아하던 상대를 남친으로 사귀게 된 것입니다.
정황으로 보자면 축하해주어야 마땅하지만,
그런데 그 애가 이제 고3이 된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애는 공부보다는 시간만 나면 인터넷 옷 파는 사이트에 들어가 날마다 스타일을 연구하고
용돈을 이리저려 굴려가며 옷을 사는 일에 아주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습니다.
사귀던 남친도 정리하고 일년 잡념없이 몰입해주어야 할 시기에
거꾸로 남친을 사귄다며 요란을 떠는 그애를 바라보는 내 심정이 꽤 복잡합니다.
무조건 반대할 수 없어서 지지하는 쪽으로 전략을 세우고
뮤지컬과 콘서트 티켓도 구해주고,
'고3인 아이를 잘 배려하며 사귀길 바란다'고 남친에게 전화로 부탁도 하고,
방학이 끝나기 전에 점심 한 번 같이 먹자고 약속도 했지만
이제 막 열이 오른 우리 딸은 틈만 나면 남친을 만나고 싶어하고,
밤 늦도록 문자를 주고 받느라 몰래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잠을 자지 않습니다.
아, 이 바람이 빨리 잦아들고, 우리 아이가 정상 궤도를 찾아야 하는데,
근사한 엄마 역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그냥 쿨한 척 바라보고만 있자니
정말 속이 타는군요

그런데 그 열병을 무조건 외면해도 그리고 잊으려 한다고 그 열병은 사라지지 않더군요..
지금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한 시점 고 3 저도 고3때 연애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
대학교 낙방과 더불어 재수를 하였고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그때 가더라도 열병을 다시 걸릴것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길게 보면 오히려 자녀의 마음에 좋은 경험이 될것이라 확신합니다. 대신 현재 하시는 것처럼 자녀가 가는 길을 멀리 지켜봐주는 마음을 가지셔야 할듯합니다.. 연애 잘하는 방법과 관련된 책을 우회적으로 연애도 하면서 자신의 일을 잘하는 책을 선물로 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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