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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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공부는 별개가 아니다.
운동을 하면서 얻은 좋지 않은 습관중의 하나가 과도한 집중력입니다. 운동을 하던 시절에는 그 것 하나만 잘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었습니다. 밥도 주고 옷도 주고 잠도 재워주고 돈도 주고 … 무엇이 든 다 줬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오직 한 가지에만 열중하면 되었습니다.
성실하게 끈기를 가지고 하고 또 하면 항상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삶의 모든 것이 오로지 이기는 것에만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은 더욱 심해지고 또 그 경쟁의 무대가 넓어져도 이기는 사람은 오직 하나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이 노력해야 했고 더 많이 집중해야 했습니다. 왜냐면 이기면 모든 것이 주어지지만 반대로 지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옳고 그름마저도 제대로 판단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균형이 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삶이라는 것이 승리에 대한 대가로 주어지는 전리품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이기기 위해서였지만 공부를 하는 동안에 ‘무엇을’ ‘어떻게’ 라는 기능적인 방법론 뿐아니라 ‘왜’ 라는 그 기능의 숙달과 경쟁의 본질과 배경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상당한 진전이었습니다. 그 후로 저는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이기는 법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이 50이 다 되어서 악착같이 논문을 쓰고 글 공부를 합니다. 학위를 받아서 꼭 대학에 가겠다는 것도 아니고 글 공부를 해서 베스트 셀러를 만들어 내겠다는 것도 아닙니다. 또 거창한 미래의 꿈을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나아가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일을 하면서도 공부를 합니다. 일 외의 다른 모든 것을 젖혀 두고 책을 읽습니다. 아니 모든 것이 일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나는 일이 공부와 별개 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받고 남의 밑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주어진 몫을 해야만 하는 의무가 주어집니다. 예전에는 미친듯이 일에만 매달렸는데 결국을 일을 잘 할 수 없었습니다. 시야가 좁아지고 일의 옳고 그름이나 경중과 완급을 알 수가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런 실수를 경험한 후에야 장기적으로 그것이 제 자신과 일하는 곳에도 (일하는 곳이 국가이든, 협회든, 기업이든) 부정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연구를 위한 연구나 지식의 양만 늘리는 공부를 원하지 않습니다. 혼자서 세상을 살아갈 수 없고 나의 삶이 고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저 열심히 해서 많은 것을 알고 남보다 더 뛰어나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대가 없으면 경기를 할 수 없듯이 연구나 지식이 활용되지 않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참된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조금만 더 배우고, 조금만 더 벌고, 조금만 더 안정이 되면, 베풀고 나누겠다는 말들에 대해서 회의적입니다. 그런 날은 결코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The Boss’라는 책을 읽으면 오늘 나와 함께 하는 직장 동료들의 마음을 이해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생각의 탄생’을 읽으면 그들의 생각이 창조적이 되도록 생각도구들을 활용합니다. ‘선의 황금시대’를 읽으면서 고객과 직원들의 본질과 깨달음을 노력들을 칭찬합니다. ‘제국의 미래’를 읽으면서 조직의 발전과 지속을 위해서 오늘 내가 할 관용이 무엇인지를 생각합니다.
그래서 공부가 ‘귀신 신나락 까먹는 소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나와 같은 나이에는 나 개인의 미래를 위해서 일하지 않고 조직 속에서 우리의 오늘을 위해서 일해야 하는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일하는 곳에서 나의 역할은 실무가 아닙니다. 원칙과 매뉴얼로 해결되지 않는 일과 이해관계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것은 편견과 통념과 상식을 넘어 지식과 경험과 정보를 통합하여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요구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권위에 젖지 않고 마음과 몸을 낮추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성을 보존하면서 조직의 질서와 균형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권위주의적인 명령과 지시에 의한 복종이 아니라 설득과 협의하는 태도로서 입장을 분명하게 햐여 자발성을 이끌어야 합니다.
어쩌면 모두가 다 알고 있는 하나마나한 소리일 수도 있지만 잘 되지 않는 일이기에 또 다시 다짐을 합니다.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뛰어난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이의 말대로 뛰어남은 꾸준함입니다. 그래서 일과 공부와 꿈과 현실을 하나로 모았습니다. 그것을 저는 ‘지금-여기서’ 라고 스스로에게 말을 하곤 합니다.
나이 쉰에도 날마다 꿈을 꿈니다. 온갖 꿈을 꿈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상상을 이야기하고 희망을 만듭니다. 그러나 그 희망은 꿈이나 미래에 있지 않고 오늘의 일 속에 에너지 원으로 있습니다. 그것은 경영자가 있어도 없어도 직원들이 변함없이 일하고, 조직 속의 역할과 영역을 넘어 통합적인 안목과 능력을 가진 조직을 넘어선 조직속에서 일하기를 … 그래서 생각이 아닌 현실에서 출발할 수 있는 꿈이 되기를 원합니다.
회사의 발전이 나의 발전이고 나의 발전이 회사의 발전입니다. 그것이 내가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이유입니다. 화려하고 멋진 삶은 못되더라도 최소한 부끄럽지 않은 삶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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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는 다른 사람들의 글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머리가 나빠서, 또 나이 들어서 모든 것이 더디기만 합니다. 그렇지만 좋은 사람들이 있고 훌륭한 스승님이 계시기에 성실하고 끈기있게 노력하면 나의 글과 능력도 조금씩은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함께 한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