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살다

여러분이

  • 백산
  • 조회 수 2913
  • 댓글 수 13
  • 추천 수 0
2009년 3월 11일 23시 34분 등록

일과 공부는 별개가 아니다.

 

 

 운동을 하면서 얻은 좋지 않은 습관중의 하나가 과도한 집중력입니다.  운동을 하던 시절에는 그 것 하나만 잘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었습니다. 밥도 주고 옷도 주고 잠도 재워주고 돈도 주고 무엇이 든 다 줬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오직 한 가지에만 열중하면 되었습니다.

성실하게 끈기를 가지고 하고 또 하면 항상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삶의 모든 것이 오로지 이기는 것에만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은 더욱 심해지고 또 그 경쟁의 무대가 넓어져도 이기는 사람은 오직 하나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이 노력해야 했고 더 많이 집중해야 했습니다. 왜냐면 이기면 모든 것이 주어지지만 반대로 지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옳고 그름마저도 제대로 판단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균형이 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삶이라는 것이 승리에 대한 대가로 주어지는 전리품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이기기 위해서였지만 공부를 하는 동안에 무엇을 어떻게 라는 기능적인 방법론 뿐아니라 라는 그 기능의 숙달과 경쟁의 본질과 배경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상당한 진전이었습니다.  그 후로 저는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이기는 법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이 50이 다 되어서 악착같이 논문을 쓰고 글 공부를 합니다. 학위를 받아서 꼭 대학에 가겠다는 것도 아니고 글 공부를 해서 베스트 셀러를 만들어 내겠다는 것도 아닙니다또 거창한 미래의 꿈을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나아가는 것도 아닙니다.

 지나온 삶을 정리하고 아직 남은 시간들을 위해 오늘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충실하게 살아가고 싶은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 의 오늘이 주는 환경과 조건에 따라 그냥 타고 난  팔자대로 살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을 하면서도 공부를 합니다. 일 외의 다른 모든 것을 젖혀 두고 책을 읽습니다.  아니 모든 것이 일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나는 일이 공부와 별개 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받고 남의 밑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주어진 몫을 해야만 하는 의무가 주어집니다. 예전에는 미친듯이 일에만 매달렸는데 결국을 일을 잘 할 수 없었습니다. 시야가 좁아지고 일의 옳고 그름이나 경중과 완급을 알 수가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런 실수를 경험한 후에야 장기적으로 그것이 제 자신과 일하는 곳에도 (일하는 곳이 국가이든, 협회든, 기업이든) 부정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연구를 위한 연구나 지식의 양만 늘리는 공부를 원하지 않습니다. 혼자서 세상을 살아갈 수 없고 나의 삶이 고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저 열심히 해서 많은 것을 알고 남보다 더 뛰어나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대가 없으면 경기를 할 수 없듯이 연구나 지식이 활용되지 않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참된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부가 나 개인의 출세와 편안한 삶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일하는 곳, 내가 더불어 사는 사람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어야만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금만 더 배우고, 조금만 더 벌고, 조금만 더 안정이 되면, 베풀고 나누겠다는 말들에 대해서 회의적입니다.  그런 날은 결코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The Boss라는 책을 읽으면 오늘 나와 함께 하는 직장 동료들의 마음을 이해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생각의 탄생을 읽으면 그들의 생각이 창조적이 되도록 생각도구들을 활용합니다. 선의 황금시대를 읽으면서 고객과 직원들의 본질과 깨달음을 노력들을 칭찬합니다.  제국의 미래를 읽으면서 조직의 발전과 지속을 위해서 오늘 내가 할 관용이 무엇인지를 생각합니다.

 

그래서 공부가 귀신 신나락 까먹는 소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나와 같은 나이에는 나 개인의 미래를 위해서 일하지 않고 조직 속에서 우리의 오늘을 위해서 일해야 하는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일하는 곳에서 나의 역할은 실무가 아닙니다. 원칙과 매뉴얼로 해결되지 않는 일과 이해관계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것은 편견과 통념과 상식을 넘어 지식과 경험과 정보를 통합하여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요구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권위에 젖지 않고 마음과 몸을 낮추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성을 보존하면서 조직의 질서와 균형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권위주의적인 명령과 지시에 의한 복종이 아니라 설득과 협의하는 태도로서 입장을 분명하게 햐여 자발성을 이끌어야 합니다.

 

어쩌면 모두가 다 알고 있는 하나마나한 소리일 수도 있지만 잘 되지 않는 일이기에 또 다시 다짐을 합니다.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뛰어난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이의 말대로 뛰어남은 꾸준함입니다. 그래서 일과 공부와 꿈과 현실을 하나로 모았습니다.  그것을 저는  지금-여기서 라고 스스로에게 말을 하곤 합니다. 

 

나이 쉰에도 날마다 꿈을 꿈니다.  온갖 꿈을 꿈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상상을 이야기하고 희망을 만듭니다. 그러나 그 희망은 꿈이나 미래에 있지 않고 오늘의 일 속에 에너지 원으로 있습니다.  그것은 경영자가 있어도 없어도 직원들이 변함없이 일하고, 조직 속의 역할과 영역을 넘어 통합적인 안목과 능력을 가진 조직을 넘어선 조직속에서 일하기를 그래서 생각이 아닌 현실에서 출발할 수 있는 꿈이 되기를 원합니다.

 

회사의 발전이 나의 발전이고 나의 발전이 회사의 발전입니다.  그것이 내가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이유입니다.  화려하고 멋진 삶은 못되더라도 최소한 부끄럽지 않은 삶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도전하는 다른 사람들의 글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머리가 나빠서, 또 나이 들어서 모든 것이 더디기만 합니다. 그렇지만 좋은 사람들이 있고 훌륭한 스승님이 계시기에 성실하고 끈기있게 노력하면 나의 글과 능력도 조금씩은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함께 한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IP *.131.127.94

프로필 이미지
춘희
2009.03.12 06:53:36 *.111.241.42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어제 2차 합격자 발표 보고 무척 기쁘면서도 왠지 마음이 착잡했었는데 이렇게 명확한 말씀으로 머리를 맑게 해주시네요. '지금-여기서'를 생각하며 꾸준함을 가지겠습니다. 백산님을 가까이서 뵙고 같이 공부할수 있다는 것이 영광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2009.03.12 09:22:04 *.255.182.40
저도 잘 읽었습니다. 이 곳에 모이는 모든 분들은 같은 마음인 것 같아 참 좋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결심한이
2009.03.12 13:47:22 *.160.150.52
오전 회의중에 들은 얘기입니다.
안 좋은 사외,사내분위기 얘기중 일 잘못하면 총알이 날아온다는 상사의 말에 ,
제가 " 총알 날아오면 맞고 죽죠 뭐" 라고 했더니......
일 거의 안하고 상관노릇만 하려는 상사왈
" 너 혼자 맞으면 괜찮지" 라고 답하는데 ......
사직을 결심했어요... 
일도 힘든데.. 사람도 별로인곳이란 확신이 들어서요...
저 여기서 10년이상 버텼어요...
프로필 이미지
맑은
2009.03.13 00:06:19 *.129.207.121
그만두시기 전에 상사분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시는 것이 어떨까요? 

갈 곳이나, 하실 일은 준비해두시고, 사직하시는 것이라면 다행입니다만, 글을 읽어보니 감정적인 맞받아침으로 사직을 결심하셨네요.
프로필 이미지
백산
2009.03.13 00:58:15 *.131.127.94
맑은님 말씀이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10년 버텼는데 ... 불사신이겠구만요... 그깟 총알이 문제입니까? 
 겁쟁이 상사 신경쓰지 마시고...
총알 맞고 죽지 마시고 다시 일어나시고(영웅본색의 주윤발처럼)
겁쟁이 상사만 먼저 가게 하세요 ^^

프로필 이미지
이승호
2009.03.12 15:20:09 *.107.35.44
백산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저자신의 모습을 잠시 돌아 보았습니다.
나도 이처럼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균형과 조화를 아우르며 생활하고 계시는 선생님을 보노라니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프로필 이미지
맑은
2009.03.13 00:32:31 *.129.207.121
중후하고, 믿음직스러운 기운이 느껴집니다. 멋있으세요.
프로필 이미지
백산
2009.03.13 01:13:05 *.131.127.94
춘희님, 수희향님, 승호님// 측하드림니다.
그리고 결심한 이 님// 맑은 님의 조언에 관심을 주셨으면 합니다.
맑은님//   님의 글은 생생한 현실입니다. 항상 많은 교훈을 얻습니다.

남들이 견디어내지 못하는 것을 견디어 내는 것 또한 즐거움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정아
2009.03.13 13:00:41 *.188.231.79
늘 꿈을 꾸신다는 백산님, 정말 멋지세요!!  
저도 부끄러운 삶 살지 않도록 꾸준하고 성실하게 노력해야겠어요.
희망을 꼭 쥐고 놓지 않겠습니다.

백산님 늘 멀리서나마 응원하겠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소은
2009.03.13 14:30:24 *.240.107.140
삼손의 머리카락 같은 멋진 머리를 싹둑 잘라버려서
매력이 다 도망간 줄 알았는데,
존재 자체로 엄청 멋있는 사나이구만!! ^^*
프로필 이미지
병곤
2009.03.13 18:51:59 *.145.164.2
형,
연구원 레이스를 하면서 느낀 소감과 각오를 이렇게 잘 정리했네.
멋지다.
외모만 멋진 게 아니라
이제 성품과 능력과 태도도 껌벅 넘어갈 정도로 멋지다.
글도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지 도대체 알지 못했는데 이제는 가슴으로 읽혀진다.
술도 잘 마시고...ㅋㅋ
최종 합격하면 한번 쏘시오~(당근 쏘겠지만)


프로필 이미지
백산
2009.03.13 21:31:14 *.131.127.94
정아님// 고맙습니다. 건강하시고요...
소은님// 머리카락이 길든 짧든 백산은 백산입니다. 격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병곤회장님//  ....   술... 카아~   좋제... ok!       
프로필 이미지
moncler coats
2010.11.16 11:37:56 *.43.17.70
Buddha let me become a moncler coats tree, growing on the roadside that you pass moncler outewear by every day. Under the moncler clothing sunlight, It carefully bloomed with moncler jackets flowers all over, Every bloom is my moncler longing from a previous http://www.monclerus.com/ life.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89 책을 읽다 문득 [5] 부지깽이 2009.03.14 3499
2588 타인이 본 '나' [6] 귀한자식 2009.03.13 3035
2587 또 다른 검열관 [2] 신재동 2009.03.13 2884
» 일과 공부는 별개가 이니다 [13] 백산 2009.03.11 2913
2585 5기 2차 합격자 번개 공지합니다(3/16 월요일 저녁 7시 인사동 찔레꽃피는마을) - 참석여부 댓글 달아 주세요... [11] 장성우 2009.03.11 3352
2584 5기 연구원 2차 도전자의 단합의 밤 [5] 이승호 2009.03.10 2827
2583 상처뿐인 영광 - 영광뿐인 상처 [10] 좌경숙 2009.03.09 3236
2582 나로부터의 '똘레랑스'를 위하여 [9] [1] 신아인 2009.03.09 3524
2581 행복에 이르는 길 [9] 김홍영 2009.03.09 3325
2580 누구를 위한 관용인가? [11] 김성렬(백산) 2009.03.09 2885
2579 주먹을 펴자 - 개인의 관용 [10] 김미성 2009.03.09 3217
2578 관용의 혜택이 교육의 기회로 이어지기를... [9] 심신애 2009.03.09 2780
2577 자신에게 보내는 관용의 메세지 '느낌' [10] 진현주 2009.03.09 2716
2576 나는 캔이다! file [12] 정철 2009.03.09 2512
2575 [5-2-4 <스타벅스 커피 천잔을 마시면 미국 영주권이 공짜!>] [19] 수희향 (박정현) 2009.03.08 2708
2574 잘못했어도 지나치게 가혹하지 말라. [9] 박안나 2009.03.08 2279
2573 나의 이중성에 기대어 [8] 류춘희 2009.03.08 2683
2572 서울과 대구의 차이는 다양성의 조합에 있다 [6] 이승호 2009.03.08 3028
2571 내면의 관용과 불관용, 그 미묘한 경계 [8] 나리 2009.03.08 2860
2570 착한 초콜릿과 기업가 정신 [11] 정세희 2009.03.08 27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