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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3일 22시 41분 등록
 

  작년 겨울, 참여하고 있던 글쓰기 모임에서 ‘성공, 신화’에 대한 공통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글은 <내가 꿈꾸는 성공, 새로운 성공신화를 쓰다>라는 제목이었고 ‘나는 우리는 누구나 자기만의 성공신화를 쓸 수 있고 또 써야만 한다고 믿는다’라는 문장으로 끝이 났다. ‘신화’라는 단어를 되새겨 본 참으로 오랜만의 일이었다.


  어릴 때 <그리스-로마 신화>를 즐겨 읽곤 했지만 그 후 존경할 수 없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성공신화’라는 이름으로 미화되는 것을 보면서 한동안 혐오하던 단어가 되기도 했던 것이다. 지금도 TV에서 보았던 거평그룹 회장이라는 사람의 인터뷰가 생각난다. 엄청나게 화려한 자신의 집무실에서 이런저런 미사여구를 늘어놓았는데 얼마 후 그 허상이 온 세상에 까발려지는 것을 지켜본 씁쓸한 기억. 그건 아마도 ‘신화’라는 단어가 잘못 사용된 대표적인 예였을 것이다. 그 외에도 여러 입지전적인 인물들, 주로 경제계의 인물들에 대한 미화된 이야기들과 가장 크게는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의 어두운 부분들을 알게 되면서 성공과 신화에 대한 나의 환상은 여지없이 깨어져 나갔다.


  한편으로는 ‘사회적 성공’이라는 욕망을 꿈꾸고 동시에 그런 나 자신을 속물로 느끼는 모순된 감정과 내적인 갈등은 성공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쓰면서 비로소 올바른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  

  “행복해지자. 내가 성공했을 때 진심으로 축복해주는 사람들이 많은 그런 성공을 하자. 타인을 딛고 일어서는 성공이 아니라, 나의 삶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삶이 풍요로워지고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이 만들어지는 그런 행복한 성공을 하자.”


  세뇌된 욕망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의무라는 굴레 속에서 회의를 품기 시작한지 몇 해, 나는 내 안의 부름을 들었다. 처음에는 작게 속삭이던 그 소리는 내가 귀를 기울일수록 점점 커져서 종국에는 나를 삼켜버렸다.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결국 부름에 응할 수밖에 없었고 나를 찾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스스로에게 초라했던 나의 과거를 떨치고 일어나 새로운 모험을 시작한 것이다. 참으로 신기하게도 내가 모험을 떠나겠다고 결심하자마자 그동안 온통 나를 감싸고 있던 짙은 안개는 그 힘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내가 읽는 책마다, 내가 만나는 사람마다 나에게 길을 알려주었고 또 힘을 주었다.


  최종적으로 내가 어디에 도달할지, 또 무엇을 얻게 될지 정확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는 지난 가을 스스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라는 동반자를 얻었다. 100일의 새벽기상을 통해 하나의 문을 열었다. 지금 내 앞에는 또 하나의 문이 열려있다. 나는 즐겁게 춤을 추며 그 문을 향해 걸어간다. 이 문을 최선을 다해 통과하면 다시 새로운 문이 열릴 것이란 것을 믿는다. 오늘 내가 걷는 이 길은 아무도 가지 않은 나의 길이며, 내 꿈으로 가는 길이다. 수시로 만나게 되는 갈림길들에서 선택을 하고 그 결과 한 걸음 한 걸음 나의 꿈에 다가가게 될 것이다. 내가 미처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기회들을 만나고 선택을 할 그 상상이 나를 흥분시킨다. 나의 에너지를 들끓게 한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마음의 희열을 따라가는 것으로 세상을 사랑하고 내 마음의 정점(靜點)을 발견한 후 세상의 아픔과 슬픔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다. 내가 속한 이곳을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드는데 나의 전력을 바치고 모두 다 소진하고 갈 것이다. 이것이 나의 꿈이자 내가 써내려갈 나의 신화이다.


  내 신화 속에서 나는 당연히 주인공이자, 영웅이다.

  그러나 어떤 영웅도 혼자서 완전하지 않다. 시련 앞에 좌절하고 유혹 당한다. 불완전한 것이 인간의 숙명이라면 그 불완전을 함께 채워갈 수 있는 것이 바로 인간일 것이다. 이로서 나의 신화와 너의 신화는 함께 할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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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10.02.14 21:41:11 *.209.239.32
간결하고 깔끔한 글 잘 읽었어요.
마침  또 한 번의 새해를 맞이하여, 올해 계획을 새겨보고 있는데
새삼스레 결연한 심정이 되게 해 주네요.
'살아있음의 경험'을 주는 멋진 레이스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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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6 06:03:36 *.106.7.10
늘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해 스스로에게 멋진 경험을 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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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철
2010.02.15 18:40:54 *.154.57.140
그래서 저는 TV를 아예 치워버렸지요. 꽤 도움이 됩니다.
지금도 가슴떨리는 말, 소명.. 그리고 나를 찾는 여행
나를 흥분시키는 상상과 들끓는 에너지
정말 공감되는 말들이지요.. ㅎㅎ 좋은 글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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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6 06:07:51 *.106.7.10
 감사합니다 ^^ 
 일방적 정보 주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tv대신 책을 집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저도 공감합니다.
 아마 이곳에 모이시는 많은 분들이 비슷한 에너지를 가지지 않을까요?
 그래서 변경연이 이렇게 편안하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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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
2010.02.15 18:51:54 *.38.153.141
자신의 길을 꾸준히 가는 선님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무엇이든 자신의 열정을 다 바치는 선님의 모습 너무 보기 좋아요.
선님의 앞길에 어떤 고난이 닥쳐와도 결코 두려워하지 않을 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앞으로도 계속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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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6 06:09:03 *.106.7.10
ㅎㅎㅎ 이런 과찬을!
아마 이런 과찬을 먹고 제가 더 쑥쑥 크나 봅니다.
최선을 다할께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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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는마음
2010.02.15 20:26:41 *.53.82.120
오~!
새벽학교 선배님!!  ^^

무신 일이 있어도 연구원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 점점 더 짙어집니다.
부디 저편 물가에서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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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6 06:14:11 *.106.7.10
저도 글 올라오는 것 보면서 어떤 분이신지 궁금하답니다 ㅎㅎ
지금은 배를 각각 타고 있지만, 곧 좋은 분들과 조타수가 든든한 큰배를 함께 타고 가고 싶네요. 
서로 화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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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2010.02.15 20:44:00 *.212.68.201
창조놀이를 처음 시작할 때보다 방향이 많이 선명해진 것 같네요 ㅎㅎ

태풍의 중심으로 뚜벅뚜벅 걸어들어가는 선형 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꾸준함'이라는 장점을 발휘하셔서 남은 3주간도 힘차게 정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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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6 06:16:12 *.106.7.10
좀더 선명해졌지요 ?! ^^
하루하루 저 자신과 제 앞이 선명해지는 느낌이예요, (물론 가끔은 아니기도 하지만 ^^;;)
'태풍의 중심'이라~ 좋은데요 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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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2010.02.17 04:49:33 *.83.68.7
선형이 칼럼 간결하고 공감이 간다.
부지런한 선형이는 올리는 것도 부지런하네.
남은 3주도 열심히 해보자. 홧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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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8 04:07:13 *.106.7.10
ㅎㅎㅎ,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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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 윤태희
2010.02.17 10:43:54 *.219.138.90
선형아,  글이 내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이다.
그래서 너와 내가 만났구나 싶네.
멋진 레이스 펼치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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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8 04:09:46 *.106.7.10
네, 언니
그래서 우리가 만나게 되었네요 ^^
언니의 신화와 저의 신화가 함께 펼쳐지길 고대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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