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빛처럼
- 조회 수 3059
- 댓글 수 0
- 추천 수 0
오늘 쉰이 되었다 – 이면우
서른 전, 꼭 되짚어보겠다고 붉은 줄만 긋고 영영 덮어버린 책들에게 사죄한다. 겉 핥고 아는 체 했던 모든 책의 저자에게 사죄한다.
마흔 전, 무슨 일로 다투다 속맘으로 낼, 모레쯤 화해해야지 작정하고 부러 큰 소리로 옳다고 우기던 일 아프다 세상에 풀지 못한 응어리가 아프다.
쉰 전, 늦게 둔 아이를 내가 키운다고 믿었다. 돌이켜 보면, 그 어린 게 날 부축하며 온 길이다. 아이가 이 구절을 마음으로 읽을 때 쯤이면 난 눈썹 끝 물방울 같은게 되어 있을 게다.
오늘 아침, 쉰이 되었다. 라고 두번 소리내어 말해보았다
서늘한 방에 앉았다가 무릎 한번 탁치고 빙긋이 혼자 웃었다.
이제부턴 사람을 만나면 좀 무리를 해서라도
따끈한 국밥 한 그릇씩 꼭 대접해야겠다고, 그리고
쓸쓸한 가운데 즐거움이 가느다란 연기처럼 솟아난다.
(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 - 68~69페이지)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629 | [019]눈물 - 강경화 | 햇빛처럼 | 2012.12.13 | 2716 |
3628 | [018]머무르지 않음 – 강경화 | 햇빛처럼 | 2012.12.11 | 2504 |
3627 | 저기 [2] | idgie | 2012.12.11 | 2071 |
3626 | [017]사랑의 이름으로 - 강경화 [2] | 햇빛처럼 | 2012.12.04 | 2501 |
3625 | [016] 사과나무 밑에서 - 장석주 | 햇빛처럼 | 2012.11.28 | 2880 |
3624 | [015]아이 앞에 서면 - 박노해 | 햇빛처럼 | 2012.11.20 | 4812 |
3623 | [014]나는 나를 지나쳐 왔다 - 박노해 | 햇빛처럼 | 2012.11.13 | 4477 |
» | [013]오늘 쉰이 되었다 - 이면우 | 햇빛처럼 | 2012.11.01 | 3059 |
3621 | 재미있는 테스트... [1] | 햇빛처럼 | 2012.10.31 | 2882 |
3620 | [012]거미 – 이면우 | 햇빛처럼 | 2012.10.30 | 2798 |
3619 | [011]밥문나 - 서정홍 [2] | 햇빛처럼 | 2012.10.29 | 3122 |
3618 | [010]담쟁이 – 도종환 | 햇빛처럼 | 2012.10.28 | 2727 |
3617 | [009] 나무 학교 - 문정희 | 햇빛처럼 | 2012.10.27 | 2638 |
3616 | [008]상처4 - 마종기 | 햇빛처럼 | 2012.10.26 | 3345 |
3615 | [007]함께있으면좋은사람-용혜원 | 햇빛처럼 | 2012.10.25 | 3654 |
3614 | [006]친구에게 - 이해인 | 햇빛처럼 | 2012.10.24 | 3982 |
3613 | [005]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 햇빛처럼 | 2012.10.23 | 3864 |
3612 | [004]갈대 - 신경림 | 햇빛처럼 | 2012.10.22 | 2609 |
3611 | [003]할아버지 넋두리 - 서정홍 | 햇빛처럼 | 2012.10.21 | 2531 |
3610 | [002]침묵 - 백무산 [1] | 햇빛처럼 | 2012.10.20 | 23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