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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8일 15시 26분 등록

 

 

다시 시작되는 연구원 봄 여행

 

2014년 4월 5일 ~ 6일, 언제나처럼 1박 2일 간의 신입 연구원 환영회 및 전체 연구원 봄 여행이 개최되었다.

 

그러고 보니 작년에는 아쉽게도 이 기간 중에 연구소에 너무나도 청천병력 같은 일이 발생하여 모두가 넋이 나가 어찌할 바를 모른 채 4월을 슬픔 속에 지냈지만, 올해는 달랐다.

사부님께서 생전에 그리 좋아하시던 봄 꽃구경을 예년과 다르지 않게 연구원들과 함께 다시 나서게 된 것이다.

 

지난 해 사부님께서는 연구원 9기들의 2차 선발까지 해 놓으신 상태에서 3차 면접 여행을 목전에 두고서 돌연 우리 곁을 떠나신 관계로 9기 연구원들은 졸지에 어안이 벙벙한 채 스승을 잃은 슬픔 속에서 더욱 황망함을 당하여야 했고, 우리들 역시나 여행은 생각지도 못하였다.

 

그러나 형과 누나 또는 연하의 아우들과 어울리며 애시에 계획한 연구원 수업에 더욱 열과 성을 다해준 9기 연구원 들이 있었기에 이번 10기 연구원들의 환영을 위한 전체 연구원 봄 여행까지 이어질 수 있었으리니, 그저 고마움 함께 서로에게 감사와 감계가 무량할 따름이다.

 

옛말에 형만 한 아우가 없다고 연구원 9기가 있어 10기가 선발되었고, 또 선후배 연구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연구원으로서의 명맥을 이어나가게 되었으니, 가장 어려운 시기에 탄생하여 의연한 성장을 하고 있는 9기 연구원들에게 감사와 고마움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

 

연구원 1기를 비롯한 많은 연구원들이 사부님께서 계획하신 일의 마무리를 위해 한결같은 마음으로 앞에 나서고 뒤에서 밀며, 여러 가지 우여곡절과 좌충우돌 속에서나마 9기 연구원들의 수업을 명실 공히 알차고 성실하게 이끌어 나가 준 결과가 아니겠는가.

그러한 열정과 노력들의 시너지에 힘입어 2014년 청마의 해인 올해에도 사부님께서 생전에 1차로 계획해 두셨던 바의 연구원 10기 양성의 꿈과 목표를 온전히 받들어 이뤄나갈 수 있게 되었으니 어찌 아니 기쁘고 감격스럽지 않겠는가.

 

또한 연구소의 일원됨을 상기하고 간직해 나가며, 각자가 저마다의 재능과 몫으로 공헌해 나가고자 하는 마음 마음들이 모아져 지난해와 더불어 금년에도 솔선하는 모습들이 있으매 든든하고 대견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또한 감사와 고마울 일이다.

 

사부님의 유지를 받들고자 하면서도 행여 부족하여 누가 될세라 새로운 각오와 더불어 더욱 심기일전하는 모습들 또한 아름답기 그지없다.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에 두 손 모아 기원을 담는 가짐으로 삭발까지 하고 임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비록 생전에 스승님 가까이서 배우지 못한 한탄 속에서나마 마음 속 깊이 존경해 온 스승님이었기에 과연 그 분의 제자들과 함께 하는 공부라면 하고 무한한 신뢰 가운데 멘토로 사부로 삼고자 하니, 비록 갖가지 고충과 어려움 속 이라할지언정 어찌 연구소의 앞날이 걱정이기만 하랴.

 

다시 봄날은 화사하게 펼쳐지고 있고, 우리들 마음 또한 쾌청하고 맑음이니 다시 힘을 모을 따름이다.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압구정역 현대백화점 야외주차장을 필두로 죽전휴게소에 잠시 들려 자차 이용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일행들을 태우고서, 45인승 버스는 언제나처럼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라는 표찰을 붙이고 연구원들의 봄 여행을 위하여 4월의 고속도로를 힘차게 달렸다.

 

이어 변.경.연의 군기 반장이라 할 재경이 6기 연구원과의 인연 이후 만 5년간 변화경영연구소의 연구원들의 여행을 전담하고 계시며 정열적인 빨간색의 대형 리무진버스의 주인이신 기사님을 소개해 올리자 환호가 메아리쳤다.

 

기사님께서도 “늘 제 뒷자리에 선생님께서 앉아 가시곤 했는데.... , 올해는 그렇지가 않으니 이상하고도 쓸쓸한 기분이 든다.” 고 하시며, 우리들의 안전한 여행을 약속해 주셨다.

 

버스가 강릉시 옥계면의 예약 장소를 향해 달려가는 동안 우리들은 종전 그대로 각자 자기소개를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어느새 낯설음과 서먹함도 잠시 금세 친근해져갔다.

 

변.경.연.은 일반적으로 해마다 연구원 또는 연구소 관련의 행사가 진행 될 시 당해 기수가 솔선하여 나서서 거의 모든 일을 주관해 나가곤 하는데, 당해 기수는 다음 신입 연구원환영회시까지 거의 모든 일을 도맡다시피 한 연후에야, 다음 기수에게 일을 넘겨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빨리 지원하지 않으면 그만큼의 여러 가지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하는 것이랄까. ㅋㅋ 여하튼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만 9기들은 8기들에게, 또한 여러 선배들로부터 이러한 공식적인 대접을 받지 못하였을 지라도 그건 그들의 팔자소관의 탓(?)이고, 전통은 전통이라며 누군가 야무지게 일임해준 이가 있었을지 모르겠다. 그리하여 9기 연구원 대수가 이번 연구원 여행의 일체를 주관하며 이끌어 가는 듯했다. 인원파악에서부터 예약이다 뭐다 무척이나 신경이 쓰이고 귀찮기도 했을 테지만, 그의 표정은 시종일관 싱글벙글 밝았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신속하게 일처리를 해 나갔다.

 

연구원 해외연수여행을 할 때면 특히 이런 장면들이 다반사로 나타나고 참여한 모두는 제각각 알아서 일을 하기에 모든 일들이 아주 일사천리로 척척 잘도 진행되어 지곤 한다. 처음 연구소와 함께 여행에 참여한 객원들은 이러한 점들을 보고 매우 놀라며 감동스러워하지만 연구원 활동을 하는 동안 이런 행동들은 저절로 배어나온다. 과연 그 스승의 그 제가가 가르친 또 그 제자답다. 그러니까 사부님으로부터 따지자면 손자 벌의 제자의 언행 또한 다르지 않음을 9기 대수 연구원을 통해 확실히 보고 확인하게 된다.

이만하면 변경연 2.0세대와 교육 팀에게 신뢰가 가지 않을 수 없다. 땟수(대수 별명), 만세다!

 

 

2014년 연구원 10기 새내기들의 씪씩한 자기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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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기는 너무나도 인사들을 잘하였다. 분명하고 또렷하며 당당하고 선한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예전 4기, 5기 등등과 달리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밝고 쿨한 모습들이다. 오로지 책을 쓰고자 하는 의욕 외에 삶에 별다른 고민이 없어 보이기도 했다. 아니 고민을 끌어안고 징징대기보다 고민 그 자체와 더불어 유쾌 상쾌 통쾌하게 삶을 영위할 줄 아는 사람들인 것 같다. 참여해 지켜본 선배 연구원 대분의 생각이 같았고, 감탄해 마지않는 걸 보니 틀린 판단은 아니며 조짐 또한 좋게 여겨짐이다. 하여 금번 10기 연구원들에게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변경연 2.0시대의 서막이요, 본막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의 중요한 시기인 만큼 말이다. 교육 팀에서는 작년 9기와 마찬가지로 사명과 숙명 사이 자기들만의 기획과 시도에 그들 자신부터가 자못 고무되는 분위기이다. 그러기에 잘 될 것이고 잘할 것이다. 특히나 교육을 이끄는 선배 연구원들로서는 아무리 하여도 부족함을 알고 주경야독하게 될 테고, 그로인해 스승님을 더 한층 이해하며 깊어지게 될 것이다. 교육 팀 모두는 어쩌면 더할 나위 없는 수행의 업보에 풍덩 빠져버리고자 작심하고 헌신에 나서는 것이리라.

 

작년 한 달여에 걸친 스승님 추모제 기간 동안에 참여하며 몇 번 보여준 바와 같이 아빠와 달리, 선비 언의 노래 솜씨는 매우 출중하다. 금번 연구원 여행에서도 그녀가 먼저 분위기를 띠웠다. 그 맑고 청아한 목소리와 예쁜 노래가사로 말이다.

그런가 하면 분위기다운 시키며 노래도 엉망인 사람도 있었으나, 그냥 덮어주기로 하자(;; 음음 ㅠㅠ ㅋㅋ)

 

 

청태산 휴양림에 내린 폭설을 풍광삼아 산책을 즐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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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 중간 지점쯤이었던가? 눈발이 벚꽃처럼 흩날리기 시작했다. 아뿔싸, 4월의 봄꽃과 함께 눈이라니! 벚꽃이 지니 심심해서 사부님께서 눈꽃을 뿌려대고 계신 걸까 생각하며 차창 밖을 내다보았다. 그런데 대수가 갑자기 버스를 세운단다. 잠시 산책을 즐기고 간다나?

아이들의 아빠이기도 한 9기 대수 연구원은 평상시 매우 조용조용 아주 수줍은 듯 말을 하곤 하는데, 글을 쓸 때면 상당한 비평과 주관이 뚜렷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아주 차분하게 진행을 하여 무척이나 편안한 여행이 되었다.

 

봄 휴양림은 제법 걸을 만 했다. 조금 거닐다보니 이내 우리를 맞이하는 장관이 펼쳐지는 것이 아닌가. 우리 보다 한 발 앞서 당도해 내린 영동지방의 폭설의 흔적은 우리를 충분히 감동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때 아닌 눈길을 걸으며, 나무에 쌓인 눈을 보노라니 마치 해리 포터의 영화 속 한 장면을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절로 동심이 솟구치기도 하였다. 히야~ 좋다~아~~!!!

 

 

변경연은 어떤 파트에서 활동을 하든 가장 사랑하는 지인이나 가족과 함께 하게 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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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연의 홈페이지 이미지에세이에 자주 등장하곤 하는 7기 양경수 연구원의 7살(?) 아들 민호는 연구소 행사에 아빠와 함께 참여하곤 하더니 연구원들과 어울리기에 전혀 어색함이 없다. 심지어 30대 중․초반의 누나나 형들과도 너무나 잘 어울리며 한껏 즐거워하는 한편 온몸에 듬뿍 사랑을 받아내기 까지 하였다. 이때 뒷 자석의 누군가가 3기 최영훈 연구원의 아들 원영을 함께 기억에 떠올렸다. 원영인 초등학교 때에 아빠와 함께 연구원해외연수여행에 참여한 이후 변경연과 친해져 혼자서도 여행에 참여하곤 하였는데, 그의 나이를 따져보니 벌써 고3쯤 된 것 같다. 이렇듯 변경연은 가족과 사랑하는 지인들과 함께 하는 곳이다.

심지어 이번 10기 연구원 중 하나는 작년 9기 연구원을 한 유형선 연구원의 아내이기도 하다. 부부가 함께 당해 기수의 연구원활동을 한 예는 있지만, 금번처럼 연 2년간 대를 잇듯 연구원 활동에 참여하는 경우는 처음이다. 참 못 말리는 부부애다. 사람들을 좋아하고 그들의 성장을 지켜보기를 즐기셨던 구본형 사부님의 대를 이어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는 이렇게 찐찐하게 흘러간다. 그러니 장차 그 아니 영원무궁할 손가!

 

 

죽음 뒤의 부활이기에 이리도 유쾌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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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기 연구원들의 첫 수업, 장례식 후의 막간에 죽음에서 부활한 연구원들이 동료와 혹은 선배들과 금세 웃고 떠들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라니.

 

이럴 땐 문득 4기 연구원 유인창의 모습이 생각나곤 한다. 장례식을 치른 유인창 연구원이 눈물 콧물 죄다 흘려대며 목이 미어져라 10분 연설문 낭독 후 탈진하는 모습이더니, 그렇게 뭇사람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고는 이내 저녁 만찬에서는 허벌나게 많이도 먹어대는 대다가 덧붙여 시니컬하게 하는 말, “인생 뭐 있어?” 하질 않았던가.

 

그래도 그건 빈 말이었던가 보다. 그 날 이후 그는 작심을 발판으로 자신이 그토록 쓰고자 했던 글을 모아 발간해 냈다. 두 권 씩이나. 그러더니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교육 팀의 일원이 되어 10기와 더불어서 함께 공부하며 시나브로 사부님 뒤를 따르는 모습이다. 그도 머지않아 후학을 양성해내며 사부님처럼 글쟁이로 살아갈 모양이다. 후배 연구원들과 함께 공부하는 일이 무척 재미있다니 말이다.

 

왼쪽의 뒷모습의 남자가 연구원 6기 이승호 님이다.

그는 금번에도 연구원 해외 연수여행에 부부동반 참여를 한단다. 그의 아내 보나 씨는 유치원 원감인데, 그리스 여행기를 자신이 직접 제작하고 써서 작은 책으로 발간하여 연구원들을 무색하게 하는 한편, 우리들에게 진솔하고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연구원 모임 내내 “내 나이가 어때서?”를 줄곧 불러대던 승호 내외의 아름다운 꿈도 변경연과 함께 아름답게 이뤄지기를 소망해 본다().

 

 

어제보다 아름다운 삶을 위해 죽었다 다시 살아났노라 목청껏 부르는 노래와 춤의 한바탕 어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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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가제는 게 편이라고(?) 9기와 10기의 어울림이 자연스럽다. 당 해 년도를 잇는 관계라 더 살가워 그러한지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것이 많은가보다.

남들은 한바탕 지쳐 나가떨어진 후에도 9기와 10기의 흥은 계속되었다. 9기 웨버와 7기 재경, 10기 현연을 마주하여, 10기 윤영과 선형, 종희가 보이고, 앉아 있는 사람 옆으로 ‘연대’라는 별칭을 얻은 2기 문요한 수석(?) 연구원이 마치 스승님과 같은 심정으로 이들의 흥을 돋우고 있는 모습이다. 저러할 때 보면 어찌 그리도 스승님을 빼닮아 몸치인지... . ㅎㅎ (미안 쏠 파 쏠 구두 솔 칫솔)

 

사부님께서는 흥이 나시면 비행기가 나는 듯한 자기계발 비행 춤을 추시곤 하셨다. 양 팔을 비행기 날개처럼 약간 비스듬히 펴시고 느리게 몸과 마음이 가는 대로 이끌어 가시는데, 그 춤이 하도 기이해서인지 연구원 5기들의 크로아티아의 여행에서는 젊은 크로아티아인들과 유럽 여행객들이 사부님을 에워싸며 따라 추기도 하였던 기억이 생생하다.

물론 변경연 공식 막춤의 대가는 익히 아는 바와 같이 꿈벗 김영훈 님이다. 그는 명실 공히 싸이 보다도 더 먼저 해외에 나가 자진하여 조국 대한민국을 대표하며 막춤을 전파한 장본인이라 할 수 있기에. 해외 연수 여행지 어딜 가나 그의 인기는 하늘을 치솟았으며, 김영훈 꿈벗 2기를 따라갈 자가 변경연 내지 우리 사는 지구촌에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함께 여행한 사람들은 목격하였기에 전혀 이이가 없을 것이다.

 

 

세상에 종말이 와도 한 잔의 보이차를 끓이겠다는 듯 묵묵히 제 일에 힘쓰는 신입 연구원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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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흥의 한쪽에서 버너를 휴대하고 다니며 오묘한 맛의 보이차를 끓여대는 이가 바로 10기 정수일 님 이다. 그는 얼핏 3기 연구원 한정화 양의 모습과 흡사하다. 그 이미지가 남매 같다고들 한다. 혹시 모를 남의 가족사를 캐고자 갑론을박할 일은 아니겠으나 어떠한 연유로 인하여 그러한 남다른 이미지를 풍기게 되었는지의 내막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질 것 같다.

우선 저들끼리는 서로가 서로에 대해 어떤 느낌이 들지가 자못 궁금하다. 나는 수일 님의 자유로운 영혼과 독특함의 예술성과 정의로움과 배려심, 검소하고 수수한 모습, 숨겨진 매력과 멋이 있는, 하고자 하는 일과 하고픈 뜻은 반드시 실천해 내고야 마는, 아무도 못 말릴 독기 등을 언뜻 느끼면서 연구원 3기 이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함께 해온 변경연 그림쟁이 정화 양을 떠올리게 되었다. 다른 건 몰라도 정화와 수일 님의 타고난 천재적 끼와 예술성, 자유분방한 사고만은 무척 흡사하게 닮았을 듯싶다. 혼자를 재미나게 즐길 줄 아는 모습까지도 말이다.

 

 

바다가 되어버린 사부님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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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만찬을 마치고 몇 몇은 걸어서 숙소에 갔다. 밤길이고 짧지 않은 거리이지만 재미나게 걸었다. 물론 사부님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때도 이렇게 걸어서 숙소까지 갔었지.” 하며..... .

 

숙소에서는 양 무릎 관절 수술로 인해 뒤늦게 다리에 마징가제트 모양을 하고 나타난 연구원 1기 박노진 님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그가 나타났으니 인기 폭발로 인해 근처의 방에까지도 이야기 파편들이 날아와 박히는데, 나는 아랑곳하지 못했다. 나이 탓인지 그 주에 연 2틀 동안이나 날밤을 꼬박 새우고 참여한 탓인지, 피로하여 이내 스러져 잠에 빠지고 말았던 것이다. 다음 날 아침 조반을 하러 식당에 가서야 그가 당도하였고 다시 숙소 내 모임이 이어졌더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연구원 여행 주관을 맡았던 9기 대수는 나름 책임감이 발동한 탓인지, 그의 고향이기도 한 강릉의 아름다운 이곳저곳을 보여주고 싶어 하며 연신 애를 쓰는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들에게 봄 한철 하루의 해는 너무 짧았고, 아침은 너무 빨리 돌아오기에 야속할 뿐으로 시간이 여유롭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누누이 강조하며 어쩌면 일출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 다음 날인 일요일 06시 07분의 일출을 꼭 보라고 신신당부하였다. 9기의 수료 여행 시에는 강화도에서 일몰을 봤다고 하면서 굳이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더니, 10기의 강릉에서는 일출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원하며 천진한 모습을 드러낸다. 여행 내내 그 사내에게도 동심이 뭉실뭉실 피어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나는 밤새 쌕쌕거리며 심하게 코를 골고 잤을 런지 모르겠다. 같은 방 저쪽 창가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잔 로이스 한숙이 “간밤에 멀리서 코고는 소리 엄청 들리던데, 누구였어?” 하고 물어오기에 나는 이내 자폭하고 말았다. 물론 내가 잠자리에 들기 전부터 코를 골아대며 노곤해 하는 사람이 또 있기는 했지만 아마도 내가 훨씬 더 심했으리라 짐작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내심 새벽 일찍부터 바닷가로 나가고 없는 8기 자, 말이야. 길수 행님에게도 확인을 해보아야 명확해 지는 것이라고 내심 생각했지만 차마 발설하지는 못했다.

 

길수는 새벽녘의 늦은 취침으로 인해 일행이 안 나와 그랬는지 저 혼자서 바다로 나아가 바다를 시원하게 들이켜고 있었다. 저 혼자 바다 가까이 다가서서 실컷 바다를 삼켜대다가 파도처럼 일렁이며 서성이는 모습이다. 사부님과 함께 새벽 산책을 하던 때를 그리워하는 모양으로 그의 걸음걸이는 포말로 부서지는 듯했다. 사부님과의 오붓한 속삭임을 눈치 없는 선배가 뒤따라 나와 관찰해 김이 샜던지 그녀는 “해도 가려지고, 춥다”며 이내 가버렸다.

 

나는 좀 더 바다를 거닐었다. 쌀쌀했으나 기분은 상쾌했다. 썰물이 고르게 펴놓은 모래사장 에 첫발자국을 남기며 거닐다보니 순간 멈칫해 진다. 뒤돌아보니 내가 걸어온 길이 뚜렷이 보이고, 또한 다시 돌아가며 남기게 될 발자국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다. 삶도 이와 같은 것인가? 내 삶의 마무리도 사부님처럼 아름다울 수 있을 것인가? 문득 여러 가지 스치는 생각들로 착잡해지는 순간이다.

 

 

가장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참여하기에 더욱 아름답게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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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편에서 어린 민호가 아빠와 함께 걸어오고 있지 않은가. 내 보기에 민호보다도 아빠가 더 졸음에 겨운 눈을 비벼대며 어린 아들에게 끌려 나와 있는 듯했다. 민호는 찬 공기를 느끼며 마스크를 해야겠다고 마치 어른처럼 아빠에게 차분히 말하면서, 나를 향해 “몇 시에 잤느냐?”고 물어왔다. 얼결에 나는 들어간 시간을 말해버렸다. 그랬더니 민호는 자기는 그 보다도 훨씬 한참 후에 잤는데,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 잠을 설쳤다는 것이다. 아마 저도 그 왁자지껄하고 시끌벅적한 방에 모인 사람들과 어울려서 날밤을 좀 새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라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그토록 신명나게 했던 것인지 몹시 궁금했던 모양이다.

군인들이 나타나자 무엇이 대단히 궁금한 양 민호는 그리로 다가가 관심을 보였다. 그들 부자를 뒤로 하고 다시 숙소로 들어가자니 로비에 8기 연구원 길수 행님이 테이블에 앉아 무얼 열심히 적고 있다. 새벽부터 저리 열심히 글쓰기를 실천하고 또한 거르지 않으니 얼마나 장한 일인가. 나는 부끄러웠으나 사부님께서 보시면 흡족해 하실 일이다. “뭐하고 있어?” 하고 인기척을 하려다가 부르기조차 미안해서 나는 발소리를 죽여 숙소로 향했다.

 

 

서로를 아끼고 그리는 배려와 우정

 

이번 여행에서 대수는 특히나 여자 연구원들에게는 바다가 보이는 창가로 방 배정을 해주었기에 일찍 일어난 김에 창가 욕조에 잠겨 바다를 바라보며 물마사지를 실컷 즐길 수 있었다.(고마웡~)

 

이곳은 몇 년 전 사부님께서 근처를 지나시다가 발견하여 우리들이 함께 올 때 머물 숙소로 채택한 후 이용해온 곳으로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면서도 저렴하여 머물기에 아주 좋다.

사부님께서는 평소 여행을 하시면서도 항시 우리 연구원이나 변경연과 연관하여 생각하고 연결하기를 놓지 않으셨다. 여행 시에는 마치 사냥개가 특유의 초감각으로 보물을 찾아내듯 킁킁거리고 휘돌며 가장 좋은 장소를 선택하여 우리들과 함께 머물기를 즐겨하셨다. 초아선생님과 여행을 할 때에도 섬을 몇 바퀴나 돌며 아름답고 저렴하면서도 꼭 우리들의 휴식에 그만인 장소를 고르기에 여념이 없고는 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런 분에 넘치는 호사를 마음껏 누리다가 이제는 우리들끼리 와서 바다가 되어버린 사부님을 바라보노라니 가슴 한켠이 알싸해 진다.

 

 

2014년 봄, 강릉에서의 사부님 전 상서

 

“사부님~~~! 안녕하세요?”

“저희들 왔어요.”

“사부님께서도 버스의 한자리에 앉아 꾸벅꾸벅 졸며, 내내 저희들과 함께하셨죠?”

“다 알아요.”

 

“10기들 중 누가 제일 맘에 흡족하시던가요?”

“웨버는 괜찮으세요?”

“보나마나 모두 다 OK! 실테죠.”

“그리고 또...... . ”

“쳇, 보나마나 가장 막내이고 신입인 10기 연구원들을 가장 사랑하실 거죠?”

“언제 그랬는가 하시면서 저희들과의 주옥같은 시간들을 죄다 까먹어 버리고 말 거예요.”

 

“사부님~!!!”

“그곳은 평화로운가요?”

“절대, 연구원 양성일랑은 하지 마세요.”

“저희가 연구원이랍시고 사부님 생명만 단축시켜 드린 못 된 망아지들이잖아요.”

“그러니 이제부터는 절대! 연구원이라는 무리들에게 속지 마셔요!”

“또 속으시면 안 돼요. (돼요... 돼요... 돼요....... .)”

“그러나, 또 속고 마실 테죠?”

“사실은 저희도 기꺼이 사부님께만은 속고 말 테어요.”

“언제까지나 저희와 함께 하신다! 하고 말예요.”

 

“우리들, 변경연이 오래 오래 이어지도록 응원해 주셔요.”

“건강 잘 챙기시고, 행여 너무 외로워 마시고요.”

“4기 홍현웅 연구원은 자주 만나시나요?”

“그 친구, 저희들을 대신하여 그곳에서나마 무척 열과 성을 다하여 잘 모실 거예요.”

 

“사부님께서 꽃구경을 안가시니까, 올해에는 벚꽃과 개나리들이 한꺼번에 울어댔어요.”

“사부님, 낼 모레 1주기 추모회에서 좀 더 가까이 또 뵈어요.”

“모두들 사부님 뵈러 올 거예요.”

“저희들 할 일도 못한 채 너무 늙어버렸다고 야단치지 마시고요.”

“그럼, 그 때 뵈어요.”

“편히 쉬시고, 안녕~~~~!!!

꾸벅

 

 

인사 및 공지 말씀

 

2014 전체 연구원 봄 여행에 함께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미처 참여치 못했으나 연구원 활동에 대해 관심을 놓을 수 없는 여러 연구원들과,

또한 연구소 관련 모든 일들에 애정을 듬뿍 쏟고 계신 많은 홈피 방문객 여러분들께 한 소식 전해드리며 이야기 나누고자 올려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4월 12일 구본형 선생님의 추모 1주기 미사와 이어지는 살롱 9 추모제가 마련(공지란 참조)되어 있으니 저희들과 함께 참여해 주셔도 좋겠습니다. 건강하시고 모두모두 행복한 봄날 되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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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10 11:31:40 *.246.146.25

이 양반이 책을 쓸라고 이러나...하도 차분하여 다른 사람이 올린 글인 줄.^^

주말에 봐요 물 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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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11 08:57:07 *.97.72.106

열 일 제쳐두고 영남에서도 올라와 사부님 추모제에 참석하겠다고 나서니 어찌 고마운지!

그대들 고운 마음 사부님 아시고 니 알고 내 아니 모두 다 아네?

 

내 마음도 이리 반갑게 벌써부터 그대들에게 가는데, 사부님께서는 이승까지 봄나들이 오신다 생각하시며 얼마나 즐겁게 멋부리고 계실까나? 어디 보자 하시며.......

 

먼길 힘들겠지만 이왕지사 일찍 서둘러 오시어 함께 미사드리고 밥도 먹공 싸롱9 에서 진행되는 추모제도 참여하세. 아우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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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10 20:14:21 *.104.9.186

히야~ 좋다~아~~!!!


마치 곁에서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한정화 선배가 급 궁금하네요.^^


감사합니다. 선배님!

따뜻하게 마중해 주셔서요.


본문에 발자국 말씀이 계서서 그 바다 발자국 이미지가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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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11 09:12:25 *.97.72.106

수일 님!

사부님 부재 중에도 우리 변경연(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을 믿고 또 그 제자들을 신뢰하여 기꺼이 10기 연구원에 지원해 주어 고맙고 감사해요. 10기들을 만나니 어찌나 반갑고 고마우며 든든하던지요.

 

님과 같은 이러한 모습들이 이어지매 우리가 약간의 시련과 어떠한 역경 가운데에 있더라도 다시금 우뚝 솟아나는 힘을 얻을 수 밖에는 없으며, 머지 않은 시일에 곧 더욱 탄탄한 연구소로 거듭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더이다.

 

금번 10기 연구원 후배들을 보면서 더욱 그러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웨버 동희 님과 함께 9기까지 다 합친 것 보다도 막강한 10기가 되어주세요! 응원합니다!!

제 할 일도 제대로 못하는 선배의 말이 허접하게 들릴지라도 오직 사부님의 뜻과 정신 그리고 우리 변경연을 깊이 생각해 주세요.

 

추모제에서 또 뵈어요~~~!!!

참 , 보이차 숙취가 싸악~ 날아가서 넘 넘 넘 좋았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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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15 13:51:12 *.94.41.89

우와아. 선배님 ^^ 감동의 글 잘 읽었습니다.

입학여행의 추억이 가슴을 촉촉히 적시네요~

덕분에 힘내어 오후 더욱 홧팅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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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5 14:00:49 *.97.72.106

넘 오랜 만에 들어와 이제와 댓글다네그려.

 

사랑스런(?) ㅎㅎ 10기 들에게 밥 한 번 쏴야하는데 빈 말 안 되도록 시간 맞춰봅시다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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