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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11일 19시 00분 등록


즐거운 편지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는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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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그리워함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특별한 날이나 사건이 아니라 사소하고 언뜻 지나간 순간들이다. 어쩌다 마주친 눈빛, 빙그레 웃던 미소와 표정, 생각에 잠긴 옆모습...나만 느끼고, 나만 알아채 마음속에 간직된 것들.

기다림이 길어지고 길어지면 그리움이 될까, 한이 될까? 무엇이 되든 다만 기다림의 자세가 중요한 걸까?

기다리고 기다리다 진실로 진실로 사랑하게 되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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