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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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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6일 06시 12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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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er)

  내일이면 1년간 함께 공부하며 놀던 4기 연구원들의 수료식입니다. 우리는 1년간 무척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지금껏 그렇게 많은 책을 읽고 정리한 적도 없고, 그렇게 많이 글을 써 본적도 없고, 나이 들어 그렇게 매주 긴장하며 산 적도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함께 여행을 했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웃음이 우리를 이어주고 연결해 주었습니다.

  이제 수료식과 함께 외로운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남의 책을 읽던 과정을 마치고, 자신의 책을 한 권 써 내야 하는 1년을 보내게 됩니다. 흥미진진한 일이기도 하지만 홀로 대단한 끈기로 자신의 이야기를 토해내야하는 붉디붉은 1년이 될 것입니다.

   그녀는 1년동안 이 팀을 이끄는 조교였습니다. 우리는 1년 동안 그녀를 '4기 조교' 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오늘 새벽 눈을 떴는데, 그 조교라는 말이 별로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구태의연하고 권위주의적이어서 바꾸어 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누워서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앞으로 웨버 weber 라고 부르려고 합니다. weber는 물론 web에서 나온 말입니다.   웨버는 그러니까 이리저리 엮어 거미줄처럼 우리를 이어주는 사람이라는 뜻 정도 되지 않을까요?  단어를 만든 김에 새로운 뜻도 부여하려고 합니다. 나는 이 말을 잠정적으로 '각자에게 손을 내밀어 우리가 되게 돕는 사람' 이라는 뜻으로 쓰고 싶습니다. 그랬더니 이 사람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분명해 졌습니다. 꽤 마음에 듭니다)

4기 웨버는 아주 빨간 여인입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자청해서 '나 그런거 잘 할 수 있는데' 해서 맡게 된 것입니다.   스스로는 우유부단하다고 말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시위를 떠난 붉은 화살같은 여인입니다. 아무도 못 말립니다. 4명의 아이를 가진 엄마입니다. 애가 많으니 키우느라 고생도 많았겠지요 ?   옛날 택시 합승하던 시절에는 애 넷을 병아리처럼 종종 데리고 나서면 택시도 잡기 어려웠답니다. 애들을 나무 뒤나 건물 입구에 숨겨두고 엄마가 혼자인 척 일단 택시를 잡으면 애들이 뛰어 나와 겨우 타곤 했답니다. . 이제 겨우 마흔 중반의 나이에 그렇게 애를 많이 난 엄마를 본 적이 있는지요 ?  좀 웃기지요 ?  진짜 웃겨요. 말투도 좀 특이합니다. 초성박력 후성흐미.   말을 시작할 때는 임팩트있게 시작하지만 문장이 끝날 때 쯤이면 말꼬리가 내려가면서 스르르 희미해지는가 하면 어느새 새로운 말로 연이어 강하고 재빠르게 이어집니다.

 키는 작지만 눈고 크고 입도 시원한 이 여인은 잘하는 것이 참 많습니다. 손과 눈이 빠르고 머리도 아주 빠릅니다. 매우 사교적입니다. 글쓰고 싶은 사람들을 모아 아침 글쓰기 모임인 '모닝 페이지'를 운영합니다. 고급 영어를 구사합니다. 문어 춤도 잘 춥니다. 그게 어떤 춤인지 궁금하겠지만 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매우 독보적인 춤입니다. 말투는 아까 이야기 한 것처럼 좀 신기하지만 말을 매우 잘합니다. 특히 글이 뛰어납니다. 다루고자 하는 주제도 강렬합니다. 여행과 로망스를 모아 놓은 'Passion on the Road' 를 첫 책으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종합해서 말하면 매우 선동적인 빨간 여인입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 그녀에게 짧은 편지를 씁니다.

"즐겁고 유쾌한 1년이었다. 동료들과 모든 것을 다 알아서 준비해 두었기 때문에 언제나 조금씩 놀라곤 했다. 뉴질랜드의 남섬을 캠퍼밴을 타고 여행할 때, 너는 뛰어난 가이드였다. 앞으로 너는 누구도 구상할 수 없는 진기한 루트를 따라 여행이라는 영원한 로망으로 사람들을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곳이 세상에 실제로 존재하는 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아마 네가 이끄는 여행은 샹그릴라처럼 이 세상에 존재하기도 하고 또한 존재하지 않기도 하는 그런 곳일 것이다.   상상과 현실이 뒤얽힌 세계,  현실이 이야기로 바뀌고 이야기가 현실로 내려와 아름다워지는 그런 세계가 너로 인해 펼쳐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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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
2009.03.06 11:03:00 *.240.107.140
사부님, 제가 첫 댓글을 답니다.
어쩐 일인지 제 메일로는 이번 주 사부님 마음편지가 당도하지 않았습니다.
11
다 되어가는 시간까지 편지가 없다면?
사부님도 펑크를 낼 수 있는 사람? 이라니!
왠지 가슴이 뛰었습니다.
 많은 제자들을 이끌고,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자신이 약속한 것은 한 번도 어기는 적이 없는 사부님이
일년 동안 저에게는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였습니다.

가까이서 들여다 보면 먼지 한 톨이라도 잡히는 게 있겠지 하던 희망(?)
1년이 지난 지금 완전히 사라져버렸습니다.

제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고,
자기를 그토록 잘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 때문에
질투가 머리 속을 스멀거릴 때도 있었습니다
질투가 머무는 곳에는 필시 나의 욕망도 함께 있기 마련입니다.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은 자신의 삶을 즐기면서도 잘 통제하는 사람입니다.
통제가 없이는 잘 즐길 수 없다는 것을 저는 뼈 속까지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인생을 즐기고 싶은 만큼 즐기지 못하는 것은 바로 통제,
그것이 내 삶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인생을 잘 즐기고 있다는 사인이 얼굴 한 가득 광채로 드러나는 사부님이
저의 질투를 불러들이는 존재인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1년을 돌이켜보는 이 시점에서
저는 아직 그 질투를 다스릴 묘법을 내 것으로 삼지 못한 낭패감에 휩싸여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 사부님이 편지를 한 번 빼먹으신 건 아닌가 하는 사실에
그토록 흥분하며
확인하려고 이곳까지 이르른 것입니다. 
, 그런데 저는 참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럼, 그렇지.
역시 사부님은 편지를 빼먹지 않았습니다.
암, 그럼요.
멀리 여행을 떠나실 때에도 미리 편지를 써놓고,
운영자에게 제 때 보내라고 당부해두시는 것이 사부님이신 걸요.

그런데 오늘 어쩌자고 저는 사부님도 나와 같이 한 군데 모자란 곳이 있는
그런 휴먼이기를 가슴 떨리게 기대하며 이곳엘 찾아온 것일까요.
 
이 절망감을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
.
.
.
.
아ㅡ 그런데... 이건 또 뭐지?
내용이 그제서야 눈에 들어옵니다.

빨간 여인,
아 그 여인은 빨간 여인이군요.
자기가 안정된 브라운 계열의 사람이라고 믿었던 그녀는 사실 빨간 색이었던 것입니다.
가슴 속에 드글드글 끓어오르는 정열을,
'차분한 열정'이라고 믿고 싶고, 또 그렇게 포장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우아해보인다고 믿고 싶었던 그녀는
사실 빨간 색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통제가 힘든 것이었나요?
남들은 그저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일 수도 있는 통제가
그녀에게는 그렇게 다스리기 힘든, 
훈련으로 잡아주어야만 하는 그런 것이었나요?

택시잡을 때 아이들을 건물 뒤에 숨겨두어야했던 그 시절이
사부님 편지 때문에 20여년의 세월을 뚫고 오늘 그녀의 하루 속으로 들어옵니다.
어떻게 그 시간을 지나왔는지 그녀는 납득할 수 없습니다.
모르고 당한 일들은 그저 겪어내야만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녀는 그 힘든 시간들과 함께 넒어지고 강해져서
그녀의 세계를 벗어나  밖의 사람들에게로 성큼 걸어갈 만큼 성숙해졌습니다.
그냥 얻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아니 그냥 얻어지는 것에는 삶을 풍요롭게 할 어떤 가치도 함께 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녀는 그렇게 힘든 시간들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지난 1년 자청한 조교일을 하면서 그녀는 한 명의 진정한 weber이길 바랬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어떤 것도 아름답게 이루어낼 수 없다는 걸 다시금 배웠습니다.
함께 마음을 나누었던 사랑하는 동료들, 그들 속에서 하나의 길이 되고자 했던 아름다운 스승 때문에
우리는 우리들 스스로가 스승을 따라 이 세상의 멋진 weber 로 각자 서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
지난 1년,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사부님이 우리 속으로 스스럼없이 스며드셔서, 저희들, 있는 그대로 정말 잘 놀았습니다.
책읽고 리뷰하느라 힘든 것보다 즐겁게 놀고 떠들었던 기억들이 더 많이 떠오릅니다.
그 기억들 속에는 맥주 잔을 손에 부여잡고, 자기식의 문어춤을 추던 사부님의 모습도 
뉴질랜드의 호숫가 달빛 아래서 트윈 폴리오의 노래를 저음으로 부르던 사부님의 모습도
오프 수업에서 칸트의 포즈로 강의실 안을 서성이던(사실은 졸음을 물리치려고?) 사부님 모습도 있습니다. 
그런 많은 추억들을 함께 만들며 우리는 존경을 넘어 사부님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내일 조촐한 수료식을 앞두고 갑자기 마음이 분주해집니다.
아무런 이벤트가 없어도 이미 우리들은 우리들 존재가 서로에게 이벤트인 것을 알아버렸으니
내일의 장면들은 또 우리들  개인사에 아름다운 한 페이지로 기록될 것입니다.

(두 손을 모두어 가슴 위에 올리고 깊은 숨을 내쉬며 '휴우..')
"사부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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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현정
2009.03.06 12:09:44 *.33.67.35
일년 전 저 '빨간 여인'의 선동에 이끌려 변경연 별에 당도했던 구라쟁이입니다. 
그녀 손에 이끌려 새로운 별에 왔더니 사부님을 중심으로 좋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 오손도손 꿈을 꾸며 모여 살더라구요. 덕분에 좋은 사람들, 잃어버릴 뻔한 '나' 그리고 꿈 조각들을 찾아 맞추어 가고 있습니다.

고맙고 사랑해요 !! 따뜻한 선동쟁이 빨간 여인 로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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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여인?
2009.03.06 12:19:21 *.240.107.140
아, 이렇게 빨간 여인이 되어가는 건가?
아님 커밍 아웃을 하게 되는 건가? 아니 억울해. 변경연 사람들은 모두 빨간 색을 조금씩은 가지고 있어.
아니 그건 인류 보편의 운명이야. 빨간 색이 없는 사람은 살아있다고 할 수 없어. (^^*)

그런데 구라쟁이야. 선동한다고 다 넘어가는 건 아니야. 선동에 넘어가는 사람은 이미 선동의 내용에 욕망이 닿아있는 것이지. 그런 의미에서 구라쟁이는 이미 변경연의 사람이었던 거야.
그대 때문에  나도 즐거웠어. 평생의 인연은 어느 한 순간 다가오지만, 이미 다가올 사람으로 미리 예비되어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 안들어. 우리 더 즐겁게 살자구. 그런 마음이라도 없으면 원래가 힘든 인생을 어찌 우리가 버티겠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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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9.03.06 12:37:49 *.253.249.69
"내면의 자신을 늦게야 발견한 여인 그 이름은 빨간여인"
내스스로 좌판을 찍다보니 빨가벗은 여자라고 치고는 속으로 많이 웃었다. 사부님을 만나고 난후에 많은 젊은 이를 만났는 중 제일 기억에 나는 남녀가 있으니
白烏와 蘇隱이다.
소은이라는 뜻은 숨어 있던 여인이 세상으로 나와 자신의 뜻을 편다는 뜻일 것이다. 자아의 발견이며 내외면의 변화를 뜻하는 것일 것이다.
삶에 자신을 발견하고 변화하는 보람은 아무도 모른다. 오직 자신만이 그 희열을 알 것이다.

"童蒙 吉"
그대의 졸업에 보내고 싶은 메세지이다.
작가는 순수해야 한다.
잊지 말고 자신의 길을 가라.
그러면 더욱 행복해 지는 순간을 맞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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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
2009.03.07 10:37:07 *.240.107.140
초아샘
샘이 지어준 소은이라는 호를 제가 얼마나 아끼는 줄 알죠.
써주신 글을 표구해서 잘보이는 곳에 두고 늘 바라본답니다.
내 안의 것이 소생해서 나만 행복한 것은 의미가 없고,
아마 그것이 세상의 것들과 상생해서 함께 행복할 때
전 아마 살아있음의 황홀을 계속 느끼게 되지 않을까요.
요즘 댓글로 이렇게 마음의 응원을 계속해주시니 너무 감사해요.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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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웅
2009.03.07 01:59:23 *.37.24.104
누나.
뉴질랜드 남섬은 여행이 아닌 모험이었지. 난 누나가 1호차 캠퍼벤의 조수석에 앉아 지도를 펼쳤을 때 까지도 정말 그곳에 와본줄 알았어. 그러나 우린 그때 모두가 역주행하는 기분을 만끽했지. 처음부터 역주행이었고. 그 7박 8일은 이제것 살아온 방식과는 사뭇 다른 모험이었어. 정말 즐거웠어. 더군다나 최고의 가이드와 함께한 영광을 누렸으니 말야.
아마 나였으면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의연하게 대처하지 못했을꺼야.
첫날 아서스페스를 지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잠못이뤄다는 것을 다음날에야 느낄 수 있었어.
폭설에 길이 반쯤 없어진 산길을 보니 실감이 나더군.
아마도 그럴꺼라 생각했으면 그리 못했을지도 모르지.
그러나 우리가 지나간 길은 마치 우리만을 위해 준비라도 한것처럼 그렇게 거짓말같은 일들이 계속 펼쳐졌어.
길이 뚫렸고. 작은 그랜드캐년에서 쓰러져가는 일몰을 보여주기 위해 하늘도 잠시 멈췄던것 같아.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항상 웃음이 나. 멋졌고. 아름다웠어.
자연이 준 선물과 일상의 여유가 그렇게 달콤할줄 누나가 아니었으면 느낄수 없었을꺼야. 고마워.

이제 4기의 시작 조교가 끝내는 웨버로 거듭나는구나.
누나에게 정말 잘 어울린다. '웨버'
고마워요. '로이스 웨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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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
2009.03.07 10:23:00 *.240.107.140
현웅 맞아, 가보지도 경험해보지도 않은 여행을, 단지 맘에 끌린다는 것 하나만으로 무모하게 시도했었지.
아무리 준비를 해도 완벽할 수 없는 게 여행인 이상, 반은 준비, 반은 우연에 맡기는 것이 적절하다는 걸 경험으로 터득하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22명을 이끄는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은 좀 심했지. 나의 배포에 불을 질러준 사부님의 지지가 아니었으면 어쩌면 포기했을지 몰라 . 그런데 말야. 거기에 인간 네비게이션 홍스의 예상하지 못했던 기여가 우연을 완벽하게 해주었다는 거 아냐.
난 그 여행이 평소 나의 신념을 확인받는 기회가 되어서 너무 너무 기쁘고 오싹했었어. 우연에 기댈 수 있는 배포는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에서 나온다는 것. 나는 같이 간 사람들을 믿었고, 그들이 기적을 이룬 것이었어. 모두 원래 한 팀이었던 것처럼 자신의 몫을 빛나게 발휘해주는 바람에 모든 게 그 이상일 수 없을 만큼 완벽했잖아. 물론 그래서 하늘도 우리 편이 되어주었던 것 같아.
우린 누구나  원래 그런 존재들이야. 우리가 자신을 안 믿어줄 뿐이지.
사람들이 스스로 이루는 기적을 바라보는 일로 나의 남은 인생은 더할 수 없이 흥미진진하고 행복할 것 같아.
오늘 수료를 앞두고, 우리가 이제 또 다른 의미에서 세상이라는 대양으로 나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또 다른 여행길에 오르는 거지.
뉴질랜드 여행에서 경험한 모험과 스릴, 그리고 함께 나누는 행복이면 무엇이든 가능하지 않을까?
우리 앞에 좋은 길이 되어주신 사부님의 정신을 따라 우리도 우리대로 멋지게 대양을 항해하자구.
우리 4기 모두 너무 사랑하고,
평생의 지기로 서로를 지지하며 나갈 수 있어 행운이야.
홍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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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하늘
2009.03.07 09:03:49 *.34.156.43
"마흔 여섯살 아줌마가 예술의 전당  문화 티켓을 막 나눠 줘. 우리 학교 선배더라. 근데 애가 몇인 줄 알아. 장장 넷이야. ..... 그리고 일년 후 .... 한숙이 누나가 4기 연구원 조교가 됐어.  굉장한 아줌마지? " 
남편을 통해 들은 로이스님의 프로필이었습니다.  그리고 2008년 가을 ,전 모닝페이지에 참가해선 로이스님의 빨간 열정을 몸소 체험 했지요.  보기만 해도 시원시원한 외모가 첫눈에 커리어우먼의 향기가 묻어 났습니다.  사부님 말씀처럼 독특한 어투가 그녀의 개성을 대변해 줬지요...  짧은 시간이나마 같이 할 수 있어서 좋았던 분입니다.
모닝페이지가 계속 된다면 전 한번 더 로이스님 곁에 머물고 싶은 맘 간절 하답니다.  매력만점 로이스님!!  당신의 빨간 열정을 온 세상에 퍼뜨려 주세요... 스파이더 맨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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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
2009.03.07 10:32:03 *.240.107.140
어, 나이가 만천하에 공개되네... 난 아직 마흔이라는 말만 들어도 남의 옷을 잘못입은 것 같이 불편하기만 한데....
자기가 40대라는 걸 자꾸만 잊어버리는 엄마를 보고 우리 아이들이 말하더군
'엄마는 자뻑이 너무 심해!'
그런데 가끔 그애들이 '언니!'라고 부를 때까 있지. 자기들이 갖고 싶은 걸 얻으려고 할 때 말이야.
아주 기분이 좋아. 이상하지. 눈가엔 주름이 가득한데도 언니 소릴 들으면 한 없이 좋으니 말야.
어디서 본 글에 이외수씨가 자신은 老는 받아들이고 衰는 안받아들인다고 했는데, 나 역시 그래.
나이가 들어도 멋지게 들고 싶고, 내 자신이 쇠하도록 내버려두고 싶진 않아. 
파란 하늘은 어느 시점 우리에게 와서 좋은 사람의 한 전형을 보여주었지. 
내 인생을 스쳐가는 사람들 중에 더 많이 눈길이 가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파란하늘도 그런 사람이었음을 기억해주면 좋겠네...
모닝페이지는 언제든 같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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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엽
2009.03.07 11:01:14 *.165.140.205

전 빨간 여인에게 한 권의 책을 선사합니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가득 담긴 책입니다. 

그녀를 '모닝 페이지'를 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모닝페이지를 일찌감치 알았지만, 모임을 만들 생각을 하지 못했던 저에게 그녀는 하나의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시종일관 재미있게 팀을 이끌어 갔지만, 어디선가 대도시 속의 고독감이 짙게 배어있는 표정을 살핀 적이 있습니다. 마치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Hotel Room (1931)에 앉아있는 소녀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연구원으로 다시한번 그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짙게 배어있는 그 외로움과 고독의 실체가 조금씩 변하고 있음을 보게 되어 너무나도 반가웠던 기억이 납니다.

모든일에 열과 성의를 다하는 에너지가 늘 부럽습니다. 전 그녀에게 편지를 썼씁니다.

지금의 열정, 영원히 함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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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
2009.03.07 11:57:10 *.240.107.140
재엽고마워.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보면 맞아 그런 고독과 마주하게 되. 삶의 본질이 그런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하지. 그의 그림 속의 사람들은 그들이 존재하는 공간들에 의해 말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공간이 그들 대신 그들을  말해주는 느낌, 그리고 그 말해주는 내용이 어딘가 시원에서는 내 맘과 닿아있지.
내가 밝아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인생이 본래 그다지 행복한 것이 아니듯, 그 고독은 지울 수 없는 인생의 낙인 같은 거란 생각이 들어. 나는 때로 마주치는 그 고독이 싫지가 않아. 그냥 안고 갈거고, 그것이 나를 가끔은 더 나답게 한다는 그  야릇한 느낌을 그냥 즐길거야....
재엽은 감성코드가 나와 유난히 잘 맞아서 마치 자기 두개골과 내 두개골은 한 pot에서 만들어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 그 말은 그댈 만나면 무조건 에너지 만땅, 인생이 즐거워진단 말이지. ... 모닝페이지를 노크해서 내 인생을 더 풍요하게 해준 그대에게 그 웬수(?)를 어떻게 갚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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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희
2009.03.08 20:59:13 *.111.241.42
춤추는 이모콘티가 한숙님 춤 출때 모습과 똑 같아서 한참 웃었어요.ㅋㅋ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잘하는 것도 많고 쓰고 싶은 책의 테마도 많은 한숙님이 참으로 부러웠어요. 무엇보다 매우 유창한 영어실력에 매료되었죠. 뜻하지 않게 일곱밤을 같이 보낸 저는 정말 행운아예요. 사실 그 때 이후로 한숙님 이름만 봐도 마음이 설레인답니다. ^^
빨간색은 한숙님과 매우 잘 어울리는 듯 해요. 밝은 미소 속에 언듯 비치는 센치한 우수도 매력이구요.
연구원 훌륭히 수료하심을 축하드리며  샹그릴라 같은 소설 눈빠지게 기다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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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년지혜
2009.03.09 04:31:37 *.34.17.107
4기 조교로서 저희에게 보여주시는 모습들은 늘 완벽했습니다. 사부님이 정의하신 대로 이미 그녀는 진정한 weber였어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모습들을 본받고 싶은 멋진 역할모델이기도 하십니다. 언제나 멋지셨고 앞으로도 더욱 빛나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우리 영원한 4기로 함께 가는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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