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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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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1일 08시 45분 등록

[일상에 스민 문학] 책 띠지 활용법

 

 

오래간 만에 책 몇 권을 구입했습니다. 몇 달 간 벼르고 벼렸던 책도 있었고, 그냥 호기심에 고른 책들도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책 겉에 살짝 포개어 있는 책 띠지였습니다.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골라 배달된 책을 받을 때 커다란 차이점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띠지입니다. 인터넷 서점에 노출되어있는 이미지는 대부분 띠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서점에 가면 띠지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 책 <파산수업>을 냈을 때, 책을 낸 출판사에서도 띠지에 대한 고민을 좀 했습니다. 독자들의 눈을 가장 끌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편집자와 함께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저런 시안들이 있었지만, 결국, “슬픔의 한 가운데서 깊이 새겨 읽은 소설, , 에세이! 이 책을 추천할 수 있어 행복하다.” 라는 이해인 수녀님의 추천사를 전면에 내세우자고 했습니다. 그것도 책의 표지인 빨간색과는 대비를 이루는 파란색 띠지로요. 아무래도 출판사에서는 제가 단독으로 내는 첫 번째 책인 만큼 인지도가 없어서 수녀님의 추천사를 전면으로 내세우는 것이 홍보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었을 것입니다.

 

책을 구입하고 띠지를 바로 버리는 분들은 그 과감함에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책에 있어서 만큼은 조금 소심한 것 같습니다. 띠지를 버리는 것은 상상도 못 할 뿐더러 책에 줄 하나 긋는 것도 힘듭니다. 그래서 언제든 지울 수 있는 연필을 쓰곤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띠지를 잘 벗겨서 책갈피로 활용합니다. 그리고 그 책을 다 읽으면 다시 띠지를 원래 상태로 씌워놓습니다. 책 속에 띠지가 있다는 것은 아직 다 읽지 않았다는 표시이기도 하지요. 띠지에 적힌 홍보 문구가 재미있으면 따로 적어 놓거나 사진으로 찍어 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혼하고 나서 아내와 띠지를 가지고 논쟁이 좀 있었습니다. 아내는 책은 내용이 중요하니, 겉모습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자는 실용주의를 추구했고, 저는 버리자니 책이 가지고 있는 생명체를 손상시키는 것 같아 찝찝하다라는 책 속의 영혼설(?)을 주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영혼설이 실용주의 노선을 이겨서 지금도 책 속에는 수 많은 띠지들이 담겨있습니다.

 

제가 매년 구입하는 <이상문학상> 수상집은 띠지가 없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겉표지에 많은 작가들과 사진들이 담겨있어서 굳이 띠지가 필요 없고, 30년이 넘다보니 그 책을 찾는 고정 팬덤이 형성되어서 제작비를 더 들여 제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어제 도착한 곽아람 작가의 <결국 뉴요커는 되지 못했지만>이라는 에세이는 띠지가 없는 맨얼굴입니다. 표지 디자인을 굳이 가릴 필요가 없어 보일 정도로 예쁘기 때문이 아닐까요. 민음사에서 나오는 세계명작 시리즈의 경우는 띠지가 없지만, 가끔씩 영화화 되는 고전들이 있을 때, 혹은 노벨문학상이나,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을 때 띠지를 따로 만들어서 홍보하는 모습들을 보이곤 합니다. 미국의 '반즈 앤 노블'같은 서점을 가보면 띠지는 거의 없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지만,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츠타야 서점'에 진열되어있는 책들에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많은 책들이 띠지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얼마 전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인 후배, 우승우 작가가 책 <창업가의 브랜딩>을 내서 주문을 했습니다. 책을 받자마자 그 띠지에 놀랐습니다. 띠지가 가로로 꽂혀있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 세로로 되어있을 뿐 아니라 겉표지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서, 주문할 때와는 전혀 다른 디자인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종이 책을 받아 들 때의 색다른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몰론 그 책도 읽는 도중에는 완벽한 책갈피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제 이름을 건 서점을 상상해봅니다. 만약에 제가 서점을 낸다면 저는 서점에서만 발행하는 띠지를 디자인 하고 싶습니다. 우승우 작가의 <창업가의 브랜딩>과 같은 세로로 디자인 된 띠지도 만들고, 많은 책들에서 볼 수 있는 가로 띠지도 만들고요. 저와 서점의 직원들이 그 책을 먼저 읽고 그 책에 대한 평이나 추천하는 이유를 띠지에 손으로 적는 메모 기능을 넣고 싶습니다. 이 책은 마음이 울적한 이들에게 권합니다.” 라던가, 이 책은 남자친구와 헤어졌을 때 읽었는데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왜 그럴까요?”라는 식의 흥미를 유발하는 글귀를 적고, 최근 출간된 이병률 시인의 시집, <바다는 잘 있습니다>의 경우에는 마음속 혼잣말을 그만두지 못해서 그 마음을 들으려고 가는 중입니다.”라는 작가의 말의 일부를 인용해서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요? 

 

책을 쓴다는 것은 거대한 산을 옮기는 것과 같다고 구본형 선생님은 말씀하셨지요. 하지만, 띠지를 만들 생각하면 그만 풋- 하고 미소가 지어집니다. -. 아름다운 띠지를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면서 저도 다음 책 구상을 해봅니다.

 

정재엽 (j.chung@hanmail.net)드림

 

 

*****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공지 *****

 

1. [공지] 출간기념회 안내(714() 오후 2~5)

2018년 변화경영연구원 출간기념회가 진행됩니다. 이번 행사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내 자리는 안전한가의 저자 유재경 연구원의 미니 강연과 더불어 동대문 김사장(김인건)의 앙코르 강연 <뉴미디어와 작가 클래스>가 진행되며, 이외에도 변경연과 관련된 다채로운 이벤트들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 변경연에 관심이 있는 모든 분들의 많은 참석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844980

 

2. [안내] 아티스트웨이 여름여행 <코카서스 3(2018.8.8-19, 12)>

올해 아티스트웨이 여름여행은 이름마저 생소한 코카서스 3국입니다. 슬픈역사를 간직한 아르메니아, 와인과 미식의 나라 조지아, 캬라반과 불의 나라 아제르바이잔입니다. 코카서스에는 우리와 전혀 다른 시간이 흘러갑니다. 미지의 땅에 끌리는 DNA를 가진 분이라면 이 여행은 당신 것입니다. 15명만 참여하는 소그룹 여행이니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https://cafe.naver.com/morningpage/6928

 

3. [변경연 팟캐스트] 파는건 똑같은데 왜 그 가게만 잘될까?』 – 이철민 작가 1

이번 변화경영연구소 팟캐스트의 주인공은 파는건 똑같은데 왜 그 가게만 잘될까?의 저자 이철민 작가입니다. 그는 2년 연속 서울시 선정 최고의 소점포 창업컨설턴트로, 2000년대 후반 두 번의 소점포 창업 경험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팟캐스트에서는 이철민 작가로부터 창업을 준비하며 빠지기 쉬운 조급증이나 장사 철학과 성공의 관계에 대해 들어볼 수 있으니 창업에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청취 바랍니다.

http://podbbang.com/ch/15849?e=22646424

 

4. [안내]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14기 수강생 모집

변화경영연구소 1기 연구원이자 터닝포인트연구소 오병곤대표가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할 14기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그저 그런 책 한 권을 출간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책을 내는 것이며, 좋은 책을 출간해야 진정한 경력 개발 및 인생 전환, 자기 성장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좋은 책을 출간하고, 그로 인해 삶의 혁명을 꿈꾸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844938

 

5. [출간소식] 4차 산업혁명 시대, 내 자리는 안전한가- 유재경 공저

변화경영연구원 7기 유재경 연구원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 변화와 인재 채용 시장 트렌드에 대한 명쾌한 분석서 4차 산업혁명 시대, 내 자리는 안전한가를 출간하였습니다. 국내 최고 헤드헌터 8인과 함께 산업별로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와 새로운 직무 포지션 및 필요역량은 무엇인지 실전 채용 사례를 들어 해법까지 함께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이직을 고민하고 계신 분이나 경력계발에 고민 중이신 분들의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http://www.bhgoo.com/2011/844677

 

6. [안내] 꿈벗 46기 모집

구본형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신 공헌력의 정신이 이어져 어느새 꿈벗 46기를 모집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타고난 모습대로 살기 위해 나의 꿈, 나의 일을 발견하는 것은 자기 혁명의 출발이라고 합니다. 꿈벗을 통해 인생의 큰 변곡점을 만들어 낼 준비가 되셨다면 주저 말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 일시, 장소 : 7/13() 오후2~7/15() 오전 12시까지, 경북 포항

- http://www.bhgoo.com/2011/84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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