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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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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5일 08시 13분 등록

[일상에 스민 문학초코렛 한 개의 행복

장재용, <딴 짓해도 괜찮아>

 

“92일 토요일 930불광역 2번 출구 앞에서 뵈어요.”

 

문득 전달 받은 문자 한 통교수님께서 토요일에 산행을 하자고 제안하셨습니다등산이라 봤자 집 근처의 우면산이 전부였던 저에게 북한산을 가자는 교수님의 제안에 저는 어쩌해야 할지그만 당황했습니다여러 가지를 고려하시고 문자를 주셨을 텐데내가 혹시라도 안 간다고 하면 아마도 심기가 불편하시겠지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문자를 송부했습니다.

 

그날 뵙겠습니다.”

 

산에 가기로 한 전날전 10년 전에 샀던 등산복을 다시 꺼냈습니다당시 최신 브랜드로 무장을 했건만, 10년 동안 한 번도 꺼내 입지 않은 탓에 이 곳 저 곳이 해졌습니다아내는 웬일로 등산을 다 가느냐며 저에게 방울토마토와 오이그리고 초콜렛 몇 개를 챙겨 줍니다사이다 하나를 냉장고에 얼려서 가져가라는 말에 저는 짐만 되니까 무거워.’ 라며 다시 뺐습니다.

 

이윽고 시작된 산행장미공원에서 시작된 북한산은 처음부터 올라가기가 벅찼습니다한 10분정도 올라가자 벌써부터 다리가 저릿저릿해지고땀이 비 오듯 합니다등산은 첫 15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15분만 버티면 그 다음부터는 따라가면 된다고요하지만그것도 등산을 조금 해본 분들의 말씀인 듯합니다저는 매 순간 순간이 왜 이리 힘들고 벅찼던 것일까요산의 중간정도 올라가자한 참을 뒤쳐져 있는 저의 모습을 보시며 안되겠다 싶으셨던지,

 

혹시 등산복 속에 런닝셔츠 입고 오셨죠?”

 

하시더니,

 

런닝셔츠를 벗으시고바지를 걷으세요.”

 

라고 말씀하시며 최대한 몸을 가볍게 하라고 조언하십니다저는 주위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있는 런닝셔츠를 훌러덩 벗어서 가방 안에 넣습니다교수님께서는 저에게 사이다를 건네십니다.

 

아이고정박사얼굴이 창백한 것이 말이 아니네이거 드시게나.”

 

이거 받아도 되나싶었지만그래도 마시는 것이 최선일 것 같아 벌컥 들이켰더니온 몸 안으로 단 물이 쫘악하고 흡수되는 것이 에너지나 파릇하고 피어납니다또 얼마 가서 교수님께서는 저에게,


이것 드쇼.”

 

하시며 초콜렛바를 건네십니다초콜렛 속에 전달되는 당분이 돌산을 더 힘차게 오르게 합니다참 신기한 것은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께서도 전혀 힘들지 않으신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산에 오르신다는 점입니다저는 옆에서 헉헉대면서 올라가지만요산 정상에서 저희는 자리를 잡고 한 박사님께서 가져오신 막걸리에 홍어회를 먹습니다땀을 많이 흘려서 그런지 벌컥벌컥 들어가는 느낌이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저는 주말에 몇몇 산행을 다녀오신 어르신들께서 지하철을 타면 땀 냄새에 젖어 있는 막걸리 냄새가 그렇게 지독할 수 없었는데제가 바로 그 입장이니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산 정상에서 마시는 막걸리에 홍어회의 유혹은 그 누구도 벗어나기 힘 들 것이라는 것을요


신발을 벗으니 양쪽 발뒤꿈치 껍질이 벗겨져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얼마나 험난했는지 알려주는 훈장 같습니다온 몸이 녹초가 된 저는 집에 오자마자 뜨거운 물에 푹 담가봅니다두 권의 책을 옆에 둔 채로요제 옆에 자리잡고 있는 책들은 심산의 <마운틴 오딧세이>와 저희 변경연 8기 연구원인 장재용님이 쓴 <딴 짓해도 괜찮아>입니다둘 다 북한산과 비교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산을 등반한 이야기입니다특히<딴 짓해도 괜찮아>는 한 평범한 직장인이 에베레스트산을 등반하기까지의 짠내 나는 과정이 세심하게 그려져 있습니다얼마나 많은 자기 관리와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에베레스트산을 정복 할 수 있는지를 덤덤하면서도 감동적으로 보여줍니다저자는 아마추어 산악인으로서 감내해야 할 수많은 생존의 문제들은 피하지 않고, ‘왜 산에 오르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합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저는 북한산을 떠올리면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정상에서의 멋진 하늘도 아니고매번 내딛었던 돌들도 아닙니다고은 시인이 말했던 내려갈 때 보았던 꽃들은 더더군다나 아닙니다이 순간 저의 머릿속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시뻘개진 얼굴을 보시고 선뜻 건네주신 사이다 한 모금의 단 맛과 초콜렛 한 개입니다그들은 제대로 된 등산은 처음이라 모든 것이 낯설고 벅찬 저에게 한 줄기 빛으로 무사히 5시간의 산행을 마칠 수 있도록 자신을 희생하면서 저의 에너지가 되어준 도와준 고마운 친구들이기 때문입니다.

 

아빠산 다녀오신다음에 몇 키로 빠지셨어요?”

 

라고 묻는 딸아이의 질문에, 저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스니커즈 초콜렛 바를 한입 베어 뭅니다.

 

정재엽 (j.chung@hanmail.net드림



*****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공지 ***** 

1. [모집] 개인 경제 개선 프로젝트 <에코라이후 단기과정 1기>
<에코라이후> 배움&놀이터의 차칸양 대표가 <에코라이후 단기과정 1기>를 모집합니다. 장기불황의 시대에 생존의 문제로까지 커진 경제에 대해 제대로 알고, 개인 경제의 문제점을 개선, <개인경제 시스템>으로 장착시키는 프로그램입니다. 기존 <에코라이후 기본과정> 중 ‘경제’ 파트만 분리, 단기로 특화시킨 과정으로 개인경제상 문제가 있거나 마이너스를 없애고 싶으신 분, 더불어 최소한의 경제적 자유(최경자)를 꿈꾸시는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2. [북chonTV] 『내 인생의 첫 책쓰기』 홍승완 작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캐주얼 비즈니스 라이브 채널 <촌TV>는 변화경영연구소 꿈벗이기도 한 안철준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여러 채널 중 <북(book)chonTV>는 작가를 초빙,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로, 이번 초대손님은 『내 인생의 첫 책쓰기』의 홍승완작가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책쓰기의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네요. TV인만큼 안대표와 홍작가의 실제 모습까지 볼 수 있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시청바랍니다.

3. [변경연 팟캐스트] 『경쟁과 불확실성의 시대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 – 이건호 작가(1부)
이번 팟캐스트 초대손님은 『경쟁과 불확실성의 시대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의 저자 이건호 작가입니다. 그는 중국에서 활동했던 자신의 경험담과 일반인이 활용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중국은 어떻게 기술의 퀀텀점프를 이룰수 있었는가? 반드시 변화해야 하는가? 편하면 그냥 그대로 살면 안되는가? 왜 전략은 마음 속에 있는가? 의식의 성장을 통한변화란 무엇인가? 등 자신의 삶에 전략이 필요하신 분들의 많은 청취 바랍니다.

4. [모집] <퇴사연습 1 – 체크리스트 진단> 9/6~27 매주 목요일
1인회사 연구소 대표이자 변화경영연구소 5기 연구원인 수희향 대표가 <퇴사연습1 – 체크리스트 진단> 과정을 진행합니다. 저성장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어가는 시대를 맞아 화이트 칼라 중산층들은 여전히 각자도생 해야 합니다. 퇴사 후 방향성을 잡지 못하였거나 자영업 창업을 원치 않는 분들은 지난 6년간 퇴준생에서 지식생산자로의 인생전환 노하우를 축적해온 1인회사 연구소의 <퇴사연습> 프로그램에서 그 첫걸음을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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