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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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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22일 10시 03분 등록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마흔 살, 그 모호한 나이

제가 미로를 빠져 나와 저만의 세상을 만들어가야겠다 결심한 순간 발목을 잡는 것은 바로 나이였습니다. 정신 없이 살다 보니 어느새 저는 중년이 코 앞이었습니다.

 

근데 이제 와서 이 나이에 인생 전환이 가능한가? 사실 이 나이에 이러는 거 남들이 볼 때 좀 웃기는 거 아닌가?’

 

그 때까지만 해도 여전히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저는 중년이면 어딘가 성숙한 어른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청춘도 아닌 중년의 시기로 접어들어 인생 변화 어쩌고 하는 것이 어딘가 나이 값 못하는 덜 떨어진 어른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미로 속으로 뒷걸음질 치고 싶은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그 때 제 눈에 띈 책이 바로 구 본형의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였습니다.

 

“40대는 이제 특별한 사회적 상징을 담은 단어가 되었다. 그것은 가장 정력적인 나이에 버려진 나이다. 40대의 10년 가운데 어딘가에서 버려진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들은 너무 쉽게 버려졌고, 성장의 문턱에서 거부되었으며, 왕성한 상태에서 퇴출되었다. 남아 있어도 그들은 이미 사라지는 사람들이 되었다. 마흔은 앞으로 길게 남은 인생을 책임질 수 없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20대 또는 30대에 준비한 인생으로는 마흔 너머의 인생을 꾸려갈 수 없게 되었다.”

 

그래. 바로 이거야. 지금의 내가 딱 이런 거지

어쩜 그렇게 제 마음을 잘 표현했는지 역시 작가란 이들은 다르구나 감탄까지 하면서 계속해서 책장을 넘겼습니다. 책 제목부터 시작해서 더 이상 청춘은 아니지만 그대로 주저앉기에는 아직 남은 시간이 너무 길게만 느껴지던 제겐 너무도 딱 맞는 책이었습니다.

 

마흔이 되었을 때, 내게는 나의 세계가 없었다. 내 삶은 줄거리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창조적 주체가 아니었다. 그저 짜여진 일과 속에 놓여 있었을 뿐이다. …. 마흔 살은 게임의 후반부나 연극의 2막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마흔 살은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막연히 한 번 더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의미한다. … 마흔 살은 아직 끝나지 않은 연극의 지루한 2막이 아니다. 오히려 연극을 끝내고 진짜 현실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

 

이 문장을 읽으며 저는 이런 작가도 중년의 시작은 저와 별반 다르지 않았음에 크게 안도하며 한편 그 때가지 뭉게구름 속에 갇힌 것처럼 모호했던 사십 대의 의미가 어떤건지 조금은 감이 잡혔습니다. 그 즈음 더는 청춘이란 단어 뒤에 숨을 수도 없이 이제 본격적인 어른의 세계로 마구 떠밀려 들어가지만 현실적으론 사실 아무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저 자신에게 상당히 당황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어쩌면 사십 대는 그 동안 사회적 요구에 순응하기만 하던 삶에서 벗어나 뭔가 진짜를 찾는 시작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슬며시 들기 시작했습니다. 어쨌든 작가 자체가 사십 대에 인생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유명한 분이니 계속해서 읽어보기로 하였습니다.

 

내게 마흔은 각성의 시기였다. … 40대는 사회적 폐기물이 된 자신을 구해내어 빛나는 삶을 창조하는 시간이다. 인생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반전이 가능한 시기다. 어쩌면 반전만이 이 시기를 사는 교훈일지도 모른다. 전환과 변곡, 이 두 단어야말로 40대를 묘사하는 가장 적합한 언어이다. …. 마흔 살은 가진 것을 다 걸어서 전환에 성공해야 한다. ….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나 자신을 건다. 나는 이 길을 택했다. 내가 도박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이 길밖에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마흔이 익어가면서 나는 완전히 다른 인생을 계획했다. 나는 비장했다.”

 

…’ 뭔가 단어는 목에 걸려 나오지 않았지만 대단하다는 느낌과 함께 나도 해보고 싶다는 충동이 몰려왔습니다. 이렇게만 된다면 중년이 된다는 것을 더는 청춘 아님에 마냥 슬퍼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습니다. 이제 저자의 실제적 변화 이야기가 궁금해진 저는 빠른 속도로 책장을 넘겼습니다.

 

“1인 기업가가 되었을 때, 나는 하늘을 나는 새였다. 하늘은 파랗고 아름다웠다. 비로소 나는 풀려났다. 위탁한 권리를 되찾았고, 무진장한 시간을 돌려받았다. 통괘한 일이었다

 

오호라~ 이거 멋진걸! 그 때 저는 1인 기업가란 삶이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고, 그런 자유로운 삶이 현실에서 가능하다는 것 또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세상이었습니다. 뭔가 미래에 대해 희망이 솟으며 기운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내가 떠나온 사회에서 느끼지 못했던 자유를 확보하는 순간 과거 생활의 장점들이 나를 공격했다. 나는 아무런 소속감이 없었다. 안전을 지켜줄 울타리도 없어졌다. 매일 지겹도록 만나면서 미운 정 고운 정이 든 동료들도 사라졌다. 내게 정규적으로 먹이를 주던 손도 사라졌다. 아침이 되면 가야 할 곳도 사라졌다. 생명보험도, 자녀교육비 지원도, 의료보험도 다 사라졌다. 모든 것은 내 주머니에서 지출되었다. 돈은 얼마나 빨리 소리 없어 사라지는 초조함이었던가!”

 

갑자기 하늘에 붕 떴다 순간 땅으로 뚝! 떨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너무 솔직하군. 좀 더 희망을 불어넣어줘도 좋으련만 이렇게까지 솔직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이미 새로운 세상을 엿보았으니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습니다.

 

두려움은 서서히 옥죄는 고통이었다. 그러나 두려움은 또한 강렬한 힘으로 작동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지금 열심히 일하도록 했다. 계속 책을 쓰도록 했고, 계속 읽게 했으며, 그저 빈둥거리며 사는 것을 불편하게 했다

 

미래를 향한 두려움을 현재를 나아가는 동력으로 삼다니. 아무래도 이 분의 제자가 되어야겠다.’

책장을 덮으며 든 생각이었습니다. 현실의 눈 앞에 40대에 미로를 빠져 나와 인생전환을 이룬 분을 찾았으니 이 분이 가신 길을 조금 더 가까이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결국 저는 그 분의 제자가 되었으나 그렇다고 선생님께서 제 인생을 바꿔주신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대신, 스승님은 아주 훌륭한 길잡이들을 차례대로 소개시켜주시고 전 그 가르침을 따라 이제까지와는 더욱 더 깊이 독서에 빠져들며 서서히 현실에서의 제 인생을 바꿔나가기 시작합니다.

 

지난 한 주 잘 지내셨나요..? 새해가 되면서 이제 막 사십 대에 접어들거나 이미 사십 대에 접어든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습니다. 사십 대가 된다는 것은 참 묘한 느낌인 것 같습니다. 더는 청춘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딱히 뭐라 나를 정의하기도 애매모호한느낌, 이랄까요.. 그래서 실은 인생에서 참으로 중요한 시간대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인생의 허리와도 같은 사십대를 어찌 보내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삶이 청춘과 장년이 어찌 이어지느냐가 결정되며 삶 전체의 정의가 달라지는 전환점이기도 하니까요. 아무쪼록 이제 막 사십 대를 저와 함께 올 한해, 이미 사십대를 보내고 계신 분들, 올 한해 저와 함께 이 시기를 어찌 보낼지 치열히 고민하고 함께 시도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되길 응원합니다. 그럼 편한 주말 보내시고 다음 주도 아자 홧팅입니다^^

수희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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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도 시도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으나

그래도 한 말씀 첨언하자면

연대님 쪽글들이 많다면

반대로 써놓은 쪽글들을 몇 개 주제로 카테고리화하는 작업은 어떠실까요..?


첨부터 하나의 주제를 잡고 그 맥락에 맞춰서 글을 쓰지 않더라도

한 사람이 쓰는 글을 어차피 글쟁이 그 자신과 닮은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것 같습니다.


그럼로 연대님도 이미 써놓은 글들을 몇개 주제로 카테고리화해서

조금만 더 다듬으면 책꺼리가 너끈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만...


연대님 글이 좋아 한 마디 얹었습니다.. ^^

좋은 한주 보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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