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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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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1일 11시 18분 등록

사십 대, 인생의 중립지대

스승님께서 소개해준 인생전환의 대가 중 한 분이 <내 삶에 변화가 찾아올 때>의 저자 윌리엄 브리지스였습니다. 브리지스는 이미 1970년대 미국에서 변환관리창시자로서 인생 중반기에 어떻게 하면 성공적으로 전환에 성공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였습니다. 안 그래도 스승님 책에서 40대가 인생 전환에 아주 적절한 시간이고 마흔에 시작하는 것이 전혀 늦은 것도 이상한 것도 아니라는 것은 이해했지만, 그 시간 동안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싶었던 저는 기쁜 마음에 바로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위기의 순간이 몇 번이나 도래하는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성인기에는 확장과 수축, 변화와 안정의 리듬이 있음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의 다른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삶에 있어 변화는 천천히, 그리고 대부분 눈에 띄지 않게 쌓이다가 마치 새의 깃털이 자라거나 얼음이 녹거나 혹은 낙엽이 떨어지는 것처럼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처음 이 문장을 접했을 때 저는 이게 뭐지?’하는 생각이 들며 쉽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늘 사다리 타기의 위로만, 위로만 올라가야 하는 수직적 사고의 패러다임에 익숙했던 제게는 확장이나 수축과 같은 말은 무척이나 낯선 표현이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인생에서 전환을 이끌어낸다는 것이 지난 시간 전체를 되돌아보고 수직 체계적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나선형 성장 곡선을 그리는 일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기에 더욱 그러하였습니다.

 

중년의 전환기를 특별하게 취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는, 그것이 느닷없이 새롭게 나타난 요인들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과거의 요소를 바탕으로 새로운 요소들의 연결고리로 이어진 결합이기 때문이다. 즉 과거에 잠재해 있던 것이 현재 표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브리지스에 의하면 사람들은 누구나 30대 중반까지는 사회적 자아를 만들기 위해 전력투구를 하는 시기라고 합니다. 그러다 30대 중반쯤 처음으로 인생에서 나는 누구인가? 등의 자기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하며 “2차 성장기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개 사람들은 아직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고 이전보다 더욱 더 외부로 시선을 돌려 사회적 성공을 이루는데 몰두한다고 합니다. 그러다 마흔 쯤에 이르면 억눌린 내면의 소리들이 더는 견디지 못하고 수면 위로 올라오는데 이것이 바로 심리학적으로 그 유명한 중년의 위기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중년의 심적 혼란은 30대 초, 중반 즈음 시작된 물음을 회피하고 묻어둔 연장선상임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 그런거구나.. 그렇다면 나만 이런 건 아니라는거네. 그나마 다행이군…’

 

그랬습니다. 그 때의 저는 이상한 취급을 받을까 차마 주변 사람들한테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끙끙거리던 참이어서 이런 제가 오히려 지극히 정상적?이라는 사실 앞에 우선 안도하였습니다. 그런 제게 브리지스는 다음과 같은 희망을 주며 용기를 내라고 응원까지 합니다.

 

간디는 나이 쉰에 이르러 비폭력 저항을 통한 자신의 진정한 사명을 발견했다. 세르반테스가 전업 작가가 된 것은 간디의 나이보다 더 많았을 때다. 루 살로메 (독일의 작가이자 정신분석학자)는 나이 예순이 넘어 정신분석학자가 되었다.

 

…! 그럼 나는 아직 충분하네!

 

더군다나 모든 사람이 사십 대에 전환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각자 인생 행로에 따라 오십 대 초, 중반에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말에 갑자기 힘이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40대는 인생의 전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가는 중립지대와 같은 시간으로 이전 시간들이 사회적 나를 만드는데 전력 질주한 시간이라면 이후 시간은 사회적 인간에서 나라는 자아를 찾아 돌아가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40대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인생 전, 후반이 조화를 이루며 한 사람의 삶이 완성된다고 합니다. 문득 어느 책에선가 읽었던 중국에선 청년시기까진 (사회적 인간을 기르는) 공자를 배우고, 중년이 지나면 (자기를 찾아가는 사상인) 노자를 배운다는 말이 떠오르며 동, 서양 모든 궁극적인 가르침은 결국 다 통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떠올렸습니다. 그 동안 안개에 갇힌 것처럼 답답함에서 벗어나 무언가 인생의 중요한 비밀을 알게 된 것 같은 뿌듯함과 함께 그렇다면 가능한 이 시기를 빨리 완주하고 싶은 조급함이 드는 제게 브리지스는,

 

사람들은 흔히 변환의 속도를 좀 더 빨리 진행해 최대한 빨리 끝내는 방법이 없느냐고 묻는다. 중립지대에서의 시간을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는 시간으로 흔히들 착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모든 자연스런 과정과 마찬가지로 중립지대는 그 자체의 적절한 시간이 있다. 빨리 감기버튼을 클릭해 속도를 빨리하는 것은 매력적이긴 하지만 그렇게 하면 현재 진행되는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을 더욱 혼란에 빠트리게 된다. ….. 실망스럽더라도 최고의 충고는 거북이를 선택하고 토끼는 그만 이쯤에서 잊으라는 것이다

 

! 사람들 마음 다 똑같군

 

순간 저는 저만 성급한 것이 아니라는, 아니 저 역시 다른 사람들과 너무도 똑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어딘가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브리지스가 말한 중립지대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인 자기 안의 상형문자 해석하기가 무엇인지 무척이나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책을 읽어봐도 그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십 대라는 인생의 중립지대를 통과하려면 내 안의 상형문자를 해독하라니인생의 허리에 해당하는 중년이란 어떤 시기이고 어찌 보내야 삶 전체가 완성될 수 있는지 이제야 겨우 그 의미를 파악한 것 같은 기쁨도 잠시 어딘가 비밀코드 같은 내 안의 상형문자라는 말 앞에서 다시 한번 길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역시나 미로는 한 번에 통과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문득 스승님께서 알려주신 또 한 분의 대가가 떠올랐습니다.

 

마흔에 시작되는 사십 대는 더 이상 청춘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딱히 어른도 아닌 참으로 애매모호한 시간인 것 같습니다. 그런가 하면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 허리에 해당하는 이 시간대를 어찌 보내느냐는 너무도 중요하고요. 그런데 문제는 사십 대 이전 세대들이 평생고용이라는 패러다임으로 인해 이 시간대에 전환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즉 한국 사회에서 사십 대는 각자 스스로 인생 후반기를 준비해야 하는데 그 누구도 가본 적 없고, 그래서 알려주지 않는 길을 가야 하는 첫 세대인 셈이죠. 이제 막 마흔이 되셨거나 사십 대를 통과중인 분들 혹은 마흔 살이 얼마 남지 않아 이제 막 방황기를 시작한 삼십 대 중, 후반 여러분. 그리고 이미 사십 대를 지나쳤지만 아직 인생 전환을 포기하기엔 너무 이른 오십 대 초반 분들. 올 한해 저와 함께 여러분들의 인생 전환기를 함께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럼 편한 주말 되시고 다음 한 주도 대한민국 사십 대 아자 홧팅입니다!

 

수희향 올림

카페: 1인회사 연구소 www.Personalcultu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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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팟캐스트] 신화의 힘 조지프 캠벨, 신화는 나의 인생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올해 팟캐스트는 연구원 과정에서 읽는 책으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죽음과 재생의 레이스라 할 수 있는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제도는 무미건조한 일상의 사막을 벗어나 살아있음을 경험하는 나를 만날 수 있는 과정입니다. 이 살아있음의 경험이 바로 우리가 신화를 알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또한 이번 팟캐스트 첫번째 책이 조지프 캠벨의 <신화의 힘>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신화의 힘에 영향을 받은 연구원들의 이야기는 방송을 통해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http://www.podbbang.com/ch/15849?e=22851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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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4 08:41:59 *.102.1.232

늦은 나이에 꿈벗으로 변화에 발을 디딘 저에게 힘이 되는 말입니다.

게시글 본문에 나오는 "각자 인생행로에 따라 변화를 시작했다고" 라는 문장이 와 닿습니다.


올 한해 올려주신 글 읽으며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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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6 08:34:58 *.38.70.84

잘 지내시죠..? 굿민님께 힘이 된다는 말씀이 제게 힘이 되네요. 다행입니다^^

넵. 각자 인생행로에 맞게 따로또같이 함께 성장 아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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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4 21:14:53 *.62.21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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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6 08:37:03 *.38.70.84

진정 지금 한국의 40대는 이전 세대와는 참으로 다른 삶을 꾸려가게 될 것 같습니다.

저성장 시대이기에 이전보다 속도는 느리더라도 삶은 훨씬 더 충만하기를 기대하며

함께 홧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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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6 20:38:39 *.129.189.101

충만한 삶의 가장 좋은 활동이 '독서, 공부'인것 같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할수 있고, 돈도 적게 들고요. 당장 하고싶은 공부 리스트를 만들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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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8 08:03:40 *.38.70.84

격하게 공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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