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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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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12일 08시 07분 등록
“꿈꾸는 사람들은 결핍이 있는 사람들이에요. 결핍이 없으면 꿈도 꾸지 않죠.”

유럽에서 도시락을 팔아 연간 7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한국인 ‘켈리 최’가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그녀가 사업을 하게 된 이유를 두고 대뜸 '결핍'부터 이야기한 게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결핍이라... 여러분들은 결핍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수년 전,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지인 몇 명을 찾아가 인터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규모가 크진 않아도 사업체를 시작하고,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운영해가는게 제 눈엔 마냥 신기해보였거든요. 그들은 어떤 계기로 시작했을까, 궁금했습니다. 그 중 책과 관련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A가 있었습니다. 그는 책읽기 캠페인도 벌이고,  공익단체도 꾸리고, 게스트하우스도 운영하는 등 다방면으로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냐고 묻자, 그는 대뜸 자신의 '결핍'부터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5살때 아버지 사업이 망하고 어려워지자,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졌어요. 저도 친척집에 맡겨졌는데 졸지에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죠. "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자, 말수가 없어지기 시작했고 외부와 소통을 피하게 되다고 합니다. 자신을 알면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친구도 사귀지 않고, 우울증으로 병원신세를 지는 등 힘들게 10대를 보냈습니다. 그러다 스무살 무렵 독서모임에 참여하면서 서서히 바뀌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책 토론을 하면서 말문이 트이게 됐어요. 책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면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토론이 책 내용을 말하는 게 아니라 그 전체가 내 얘기라는 걸 알게 됐죠. 비로소 세상밖으로 나온 기분이었어요.“

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운 그는 이제 책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었죠. 자신의 결핍을 딛고 일어선거죠. 또 다른 창업가 B도 비슷했습니다. 동기부여하는 온라인 컨텐츠를 제작하는데, 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본인문제를 풀기 위해서라고 고백하더군요. 

"주체적으로 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어떻게 하면 내가 가진 고민과 문제를 풀 수 있을까, 해답을 찾아가며 콘텐츠로 정리해간거죠. '돈을 못 벌어도, 동의해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괜찮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했어요. '이게 내 일이다'라는 생각은 없었고, 그냥 해야하고 하고싶었던 작업이었었죠."

사람들과 이야기할수록 시작동기가 다시 보였습니다. 근사한 이유에서 혹은 강력한 재능에서 시작하기 보단, 자신의 가장 큰 어려움, 가장 큰 결핍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거든요. 그를 통해 결핍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결핍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기만의 결핍을 가지고 살아가죠. 소통, 재능, 돈, 애정, 건강 등  결핍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결핍의 크기 또한 다 다릅니다. 결핍을 느끼면 그를 메우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는데, 그 결핍이 무엇이냐에 따라 그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과 삶 자체도 달라지게 되는 걸 봅니다. 

제가 아는 한 지인은 자신을 표현하는데 결핍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림, 조각, 공예 등 다양한 예술활동을 하면서 그를메워갔습니다. 그러다 종내엔 가죽제품을 만드는 일에 꽂히게 되었고, 지금은 아주 행복하게 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수년만에 만났는데 얼굴 표정이 정말 반짝반짝 하더군요. 자신의 일을 찾은 사람에게서 보이는 여유와 아름다움이었습니다. 

저의 경우 재능에 대한 결핍이 컸습니다. 아무리 봐도 잘 하는 게 없어 보였거든요. 대체 나는 뭘 잘할까,  묻고 또 물으면서 내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찾아보자는 심정으로 갖가지 모험을 하고 다양한 책을 읽고 또 새로운 일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재능을 찾아내는 방법을 정리해 공저로 책을 내기도 하고, 재능을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강점코치가 되기도 했죠.  결국 저 역시 저의 결핍을 따라 인생이 흘러왔더라고요. 

결핍은 에너지입니다. 그것도 아주 강한 에너지죠.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강한 힘이자, 결핍을 메우기 위한 노력이 나의 길이 되기도 합니다. 때론 거창한 꿈보다, 내가 가진 결핍이 인생의 방향을 더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결핍은 인생이란 긴 여정에서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줄 힘 센 이정표인 셈이죠.  그 이정표를 놓치면 너무 아까운 일이죠.

여러분은 어디에, 어떤 결핍을 가지고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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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2 11:10:31 *.169.176.67

대학에서 교양 과목 심리를 강의한 적이 있는데 (선택과목이어도 심리는 필수여서 들어야 합니다.)  그 때 꿈에 대해 물은 적이 있었는데 꿈이 있는 학생이 30% 가 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부정적으로 생각했지만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꿈도 결국 결핍처럼 무언가 현실에 만족하지 못할 때 하게 된다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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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4 10:25:11 *.202.250.214

좋은 통찰이십니다. 저도 참 꿈도 많고 결핍도 많았는데... 나중에 돌아보니 꿈과 결핍이 결코 다르지 않았더라고요. 결핍은 충족되지 않은 욕구에서 나오고, 꿈은 충족하고픈 욕구에서 나오니, 결국 비슷해지더군요. ㅎㅎ 꿈은 저 하늘 위에 떠 있는 느낌이라면 결핍은 질척한 땅에 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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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4 11:31:33 *.52.45.248

결국 하나는 희망이고 하나는 낙심과 연결되어져 간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꿈을 가능하게 하는 것 즉  단계적 목표와 성실한 끈기로 나타나는  열정과 의지라고 봅니다.

그 열정과 의지를 통해 결핍은 극복 충족되어지고 꿈은 미래에 현실뢰  바뀐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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