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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4일 08시 58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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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search/2/image?phrase=shock


대학생이 될 때까지 저의 영어 공부는 다른 학생들과 비슷했습니다. 학교 수업 외에, 문법의 정석이라 불렸던 <성문기초영문법>으로 문법을 공부했습니다. 이후에는 좀 더 세련되어 보이는, 앞서가는 학생들이 공부한다는 <맨투맨 종합영어>를 갖고 배웠지요. 그 책들로 공부해서 대학입학시험을 봤고, 다행히 영어 성적은 잘 나왔습니다.

대학을 들어와서도 크게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영어수업은 독해시간과 리스닝의 두가지로 나눠져 있었습니다. 독해시간에 사용하는 책의 단어 수준이 매우 높아서 쉽지 않았지만 단어의 뜻만 안다면 해석을 하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리스닝이 좀 문제이긴 했네요. 처음 해보는 듣기 수업이었는데,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어서 좀 곤혹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리스닝 텍스트의 단어 수준이 매우 낮았기 때문에 문장을 통째로 외우는 방법으로 시험을 대비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시험을 잘 못 봐서 점수가 낮아도 속상하거나 마음이 쓰이지는 않았습니다. 두 과목 모두 1학년 때 들었는데요. 이 때는 학점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던 때였기 때문입니다.

요즘과는 달리 제가 대학을 다닐 때는 대학에 입학한 첫 해부터 학점이나 취업에 집중하는 친구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고생했으니 1학년 때는 좀 놀아도 된다는 보상 심리가 있었지요. 2학년이 되자 공부를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하나 둘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학점을 따기 위한 공부보다는 하고 싶은 걸 탐구하겠다며 시험과는 거리가 먼 책들만 읽었습니다. 2학기가 되면서 토익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그런 건 공부 안 해도 볼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저는 <맨투맨 종합영어>로 영문법의 기초를 잘 쌓았고, 대입 시험에서 영어를 다 맞은 영어 능력자라 믿었거든요. ^^


2학년을 마치고 나니 학교가 다니기 싫어졌습니다. 공부는 더더욱 하기 싫었고요. 공부도 안 하는학교를 무슨 의미로 다니나싶었지만, 그렇다고 학교를 그만둘 수는 없었습니다. 고민 끝에 자퇴 대신 1년간 휴학을 하는 걸로 타협했습니다. 1년간 뭘 할지 찾아야 했습니다. 휴학을 하고 여행을 한 사람, 돈을 번 사람 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마침 그 때는 여행이나 어학 연수 등 해외 경험이 막 붐을 타기 시작한 때였습니다. 그냥 여행보다는 영어 실력도 늘리고 해외 경험도 할 수 있는 어학연수가 좋을 것 같았습니다. 문법이나 독해 실력은 괜찮지만 듣기나 말하기는 부족하다는 자기분석의 결과였지요. 5~6개월 정도는 돈을 벌면서 준비하고, 나머지는 어학연수를 갔다 오면 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먼저 회화학원을 찾았습니다. 테스트를 하고 실력에 맞는 반에서 외국인과 함께 회화 연습을 한다는 학원이었습니다. 간단한 필기 테스트와 듣기, 그리고 외국인과 실제 대화 테스트가 있었습니다. 난생 처음 외국인과 대화를 했습니다. 조금 떨리긴 했지만 그래도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요. 결과는 생각과는 매우 달랐습니다.

저의 레벨 테스트 결과는 1단계. 전체 10단계 중에 가장 아래였습니다. 그나마 1단계라도 된 게 다행이랄까요. 조금만 못 했어도 아예 레벨 안으로 들어오지도 못할 뻔 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직 학생이니까 열심히 하면 금방 올라갈 거에요. ^^”


학원 직원의 위로가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너무 기분이 나빴고 자존심이 상해서 다니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 학원의 테스트 시스템이 잘못된 걸 거야. 다른 곳에서 다시 해봐야지

근처의 다른 곳에서 다시 테스트를 해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오히려 이곳에서는 기초가 너무 없기 때문에 별도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까지 들었네요. 최악의 결과였습니다. 몇 달 전 친구가 같은 학원에서 레벨 테스트를 받고 3단계를 받았다고 했을 때 비웃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대학생이 어떻게 그 정도 레벨 밖에 못 받을까 의아했는데그럴 수 있었습니다.

자존심은 매우 상했지만 1단계 반에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매달 말에 다음 단계로 올라갈 지 아니면 계속 머물지 테스트를 하는데, 한 달에 한 단계씩 올라가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럼 6개월 후에는 6단계까지 올라갈 수 있겠지요. 그렇게 결심한 후에 교실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첫번째 수업부터 더 기분 나쁜 일이 벌어졌습니다.

충격적이었던 첫 수업은 다음 시간에 이어가겠습니다.

 

어제 내린 비에 벚꽃이 모두 져버린 것 같습니다. 오늘은 조금 남아있는 꽃이라도 보러 집 앞 공원에 나가봐야겠습니다. 이번주도 건강하고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



IP *.226.15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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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5 16:23:43 *.52.45.248

궁금해지네요,  운동을 하고 세계를 무대로 살았던 저로서는 언어라는 것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거든요 

하지만 따로 배울 수도, 가르쳐 주는 사람도, 그리고 요구하는 사람도 없었지죠 

전, 소통과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서 독학을 하고 기회가 되면 이야기하며 배웠거든요.

고급 영어 즉 문법이나 정확한 발음하고는 거리가 먼 그런...  그래서 늘 언어나 전문성에 대한 배움에 목 말라했습니다.

알로하님의 이야기가 마음에 더 닿는 이유가 그렇습니다.

기회가 되면 더 공부하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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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1 09:49:04 *.226.157.137

배우고 싶은 이유(동기)와 스스로 하는 공부(독학)가 제일 중요하지만, 잘 가르칠 수 있는 전문가에게 배우는 것도 아주 중요한 것 같아요. 

그들은 먼저 그 길을 간 사람들이라 시간 낭비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니까요.

에킴백산님에게도 곧 좋은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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