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 3 비전(Vision) : 변화의 목적지

"만약 배를 짓고 싶다면 북을 쳐서 남자들을 불러모아 목재를 마련하고 임무를 부여하고 일을 나누어줄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무한히 넓은 바다에 대한 동경을 심어주라."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Marie-Roger de Saint-Exupery)

1961년 5월 25일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의회의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우리 나라는 금세기가 가기 전에 달에 사람을 착륙시키고 무사히 귀환시키는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야 합니다!" 당시의 주어진 여건을 고려해볼 때 이 선언은 굉장한 것이었다. 수십억 달러의 예산과 미국 최고의 두뇌들이 총 투입되어도 성공할 가능성이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케네디 대통령의 미래에 대한 비전은 1950년대와 아이젠하워 시대 이래로 휘청거리던 미국에 활력을 불어넣고 미국민의 도전의식을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아폴로 프로젝트"라 명명된 이 대담한 비전이 사람들의 마음을 얼마나 사로잡았는지 알려주는 일화가 있다.

한 여성 기자가 취재 차 아폴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건물을 방문했다. 그 기자는 건물 입구에 서있는 경비원에게 물었다. "당신이 여기서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경비원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나는 사람이 달에 가고 있는 것을 돕고 있습니다.'
자, 이것이 강력한 비전의 힘이다!

변화란 여러 힘들이 모아져서 생기는 것이다. 또한 변화의 성패는 변화에 대한 절실한 필요성과 열망의 강도에 의해 결정된다. 비전은 변화를 가능케 하는 여러 힘들과 열정에 방향성을 부여해 준다. 비전은 변화가 향해가는 곳, 즉 변화의 목적지를 규정한다. 비전은 액자 속에 고이 모셔 놓은 것이 아니다. 액자 속에 있는 비전은 없는 것보다 더 나쁘다. 그것은 슬로건이나 전시용 스티커로 전락된 비전이다. 변화와 혁신 전체를 조롱하고 냉소를 유발하며, 사람의 마음을 떠나가게 만든다. 비전은 일상에 녹아 있어야 하고 비즈니스 최전선에서 가장 밝게 빛나야 한다. 변화를 추진 중인 어느 기업이 있다고 하자. 그 기업이 변화에 성공할 것인지 아니면 실패할 것인지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 방법은 변화의 현장에 있는 직원 열 명에게 왜 변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변화를 통해 무엇을 달성하고자 하는지 묻는 것이다. 대부분의 직원이 확실하고 명확하게 대답한다면, 그 비전은 살아있는 것이다. 비전이 살아있다면 그 기업 역시 살아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비전이 좋은 비전일까? 많은 조건이 있겠지만, 적어도 다음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좋은 비전이라 말할 수 있다.
첫째, 가슴을 뛰게 하는가?
둘째, 행동으로 연결될 수 있는가?
셋째, 간결하고 명쾌한가?


요소 4 성과(Benefit) : 변화를 지속시키는 힘

"성공만큼 설득력이 있는 것은 없다."
- 레오폴트 폰 랑케(Leopold von Ranke)

기억할 것이다. 2002년 여름을 가득 메웠던 붉은 물결을! 또 기억할 것이다. 우리가 한 달 동안 축구에 미쳤던 것을! 우리는 왜 그렇게 작은 축구공 하나에 미쳤던 것일까? 애국심일까? 축구에 대한 열정일까? 아니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승리'이다.

6월 25일 독일 전, 전국적으로 700만이 넘는 길거리 응원단이 모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응원단 수가 이렇게 많은 것은 아니었다. 위의 표에서 대표팀의 경기 추이에 따라 증가하는 길거리 응원단 수를 살펴 보라. 대표팀이 폴란드를 잡았을 때 우리는 기뻤다. 월드컵 첫 승이었다! 세계적인 강호 포루투칼을 이겼을 때, 우리는 환호했다.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것이다! 월드컵에서 3번이나 우승한 이탈리아에 극적인 역전승을 올렸을 때, 우리는 거의 미쳤다. 이탈리아를 넘고 8강에 오른 것이다! 스페인 전의 승부차기에서 홍명보 선수의 골이 골대 안으로 들어갔을 때, 우리는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 더 바랄 것이 없었다! 대표팀이 승리를 거듭할수록 우리는 더욱 열광했다. 이것이 승리(성과)의 힘이다.

변화의 목표는 몇 개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성과를 의미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직원의 입장에서, 그리고 주주의 입장에서 어떤 혜택을 받았는가에 따라 변화의 성패가 결정된다. 변화는 과정이지만 과정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증거가 필요하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때, 저항은 약화되고 자신감은 배가되며, 이제까지 변화에 몸을 던지지 않았던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 것이 핵심이다. 경영혁신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6개월에서 늦어도 12개월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 작은 승리가 받쳐주지 못하는 비전은 오지 않을 미래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