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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24일 07시 34분 등록
당신의 상사에게 투자하라, 2006년 7월, 보령

‘행복한 일터로서의 직장 great work place’ 이 중요한 화두가 되기 시작했다. 삶의 질이 중요해 지고 사람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되면서 직장 만족도는 기업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 직장 행복을 결정하는 여러 요소 중에서 ‘ 좋은 상사’ 는 결정적 역할을 하게 마련이다. 특히 한국인처럼 관계중심적인 문화적 바탕을 갖고 있는 민족에게는 더욱 그렇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나 즐거움 모두 가장 직접적으로 상사로부터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긍정적 의미에서 상사를 죽여줄 수 있다면 직장 내에서의 성장이 보장될 뿐 아니라 일상이 즐거워진다. 나는 ‘죽여준다’는 표현을 좋아한다. 좀 속되지만 그 강도가 피부로 느껴진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질주해 내려올 때처럼 더할 나위 없이 짜릿하고 감동적이라는 뜻이다. 미국인들의 속어로는 아마 awesome 정도에 해당하는 멋진 말이다. 만일 우리가 상사를 죽여주는 법을 알고 있다면, 상사 역시 우리의 훌륭한 스폰서가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믿음 - ‘상사의 성공을 통해 나의 성공을 이룬다’

상사를 죽여줌으로써 내 성공의 둘 도 없는 스폰서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하나의 원칙을 굳게 믿어야 한다. 그것은 ‘상사의 성공을 도와 주는 것이 곧 나의 성공에 결정적이라는 믿음’이다. 이것은 상사에 대한 의존이나 아부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성공은 우리가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도와 줄 수 있는가의 여부에 달려 있다’는 믿음에서 파생된 것이라 생각하면 좋다. 경쟁의 세계에서 이것은 너무 이상적인 가정이라고 느껴질 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도와준다면 반드시 나의 성공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보자. 물건을 팔 때, 내 물건을 사가는 것이 자신의 성공에 도움이 되리라는 것을 고객에게 설득 시킬 수 있다면 내 물건을 팔 확률이 높아진다. 즉 내가 그의 성공을 도와 줄 수 있어야 그도 나와의 관계를 유익한 관계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 단순한 원리가 바로 ‘모든 비즈니스는 고객의 성공을 돕는 사업’ 일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나는 오십이 넘어서야 사람에게 투자하기 시작했다. 마흔 까지는 내 몸 하나 건사하는 데도 시달렸기 때문에 그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들이 바로 내 꿈이며 내 성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돈을 벌기 위한 투자는 가장 초보적인 투자다.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 훨씬 더 훌륭한 고급 투자다. 그리고 최상의 투자는 바로 다른 사람의 성공을 지원해 줌으로써 자신의 성공을 이루는 법이다.

언젠가 내가 투자한 사람들의 모임 - 나는 이것을 꿈벗 모임이라 부른다- 에 초대되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젊은이 하나가 감동하여 내게 이렇게 말했다. “ 소장님은 이런 사람들을 도대체 어디서 모아 오신 것입니까 ? 소장님은 성공 하셨네요” 밑도 끝도 없이 이렇게 말하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정말 기분이 좋아졌다.

동양의 빛나는 경전인 ‘주역’은 한참 성장하는 사람들을 두고 이런 조언을 하고 있다.

‘승 원형 용견대인’ (升 元亨 用見大人) 이 뜻은 대략 ‘위대한 성장의 기틀은 젊은 시절에 좋은 스승을 만나 그를 활용하는데 있다’ 는 뜻이다. 스승은 도처에 있다. 자신의 상사 역시 좋은 스승이다. 특히 젊은 시절에 좋은 상사를 만난다는 것처럼 행운은 없다. 상사를 활용한다는 뜻은 그로부터 배우고 지도를 받는다는 것을 뜻한다. 직장은 현장이다.

그러므로 좋은 상사는 현장에서 실무를 통해 당신을 도와 줄 것이다. 그를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를 도와 그가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주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잘 배우는 방법이며, 그의 도움을 가장 잘 받아내는 방법이기도 하다.

선택 - 성공을 도와 줄 상사를 선택하라

그러나 조심해야 한다. 모든 상사가 다 좋은 스승이 되고 좋은 스폰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혼신의 노력을 다하여 상사를 성공시킨다는 것은 개인으로서 대단한 투자다. 따라서 아무 상사에게나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은 투자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좋은 상사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1) 내가 열심히 자신의 성공을 돕고 있다는 것을 고마워하며,
2) 그 역시 나의 성장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할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으며
3) 나를 자신의 중요한 성공 파트너로 믿고 받아들여주는 보스

훌륭한 보스의 자격 요건은 까다롭지 않다. 사람을 믿고 받아들여줄 수 있는 사람이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가 전문성이 부족하면, 내가 열심히 배워 도와주면 된다. 유능하지 않기 때문에 좋은 보스가 아닌 것은 아니다. 그가 아직 출세하지 못했다면 내가 그를 도와 훌륭한 성과를 내는 보스로 만들어 주면 된다. 누구에게나 결함은 있고 누구에게나 강점과 약점이 있게 마련이다.

보스 역시 나와 똑 같은 결점 투성이의 인간일 뿐이다. 따라서 그에게 상급자가 가져야할 아주 많은 미덕들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오히려 우리가 함께 할 수 있고 우리가 서로 믿을 수 있는 파트너라는 것을 확인하면 된다.

나쁜 보스도 있다. 가능한 빨리 그를 떠나는 것이 좋다. 나쁜 보스의 특징은 분명하다. 부하를 자신의 성장을 위한 도구로 인식하는 인물은 그 사람이 아무리 유능해도 함께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인연을 깊이 가져갈 수록 배신의 깊이도 깊어지며 충격도 크게 된다. 서둘러 떠나는 것이 현명하다.

실천 - 상사가 원하는 성공의 내역을 확실히 하라

상사의 성공을 도와주려면 그가 어떤 삶을 살고 싶어 하는지 알아야 한다. 특히 직업과 관련하여 어떤 포부와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어야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다. 만일 상사가 승진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이 사람은 꿈과 비전을 가지고 있지 못한 사람이다. 그를 도와주는 것은 보람을 찾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당신의 상사가 ‘인사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회사가 투자 가능한 비용의 범위 내에서 최고의 인사제도를 만들어 직원의 복지와 경력계발을 도와주고 싶어하고, 적당한 때 독립하여 작지만 알찬 인사전문 컨설팅 기업을 창업하여 전문성을 살려 나가고 싶어 한다’면 얼마든지 그를 도와 그의 꿈을 이루게 할 수 있다. 그의 전문성을 돕기 위해 공부해야하고 아이디어를 내야하고 그 것을 실천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서로 훌륭한 공조 체계와 협력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다. 그 때 당신은 상사가 지시한 일을 수행하는 수동적인 부하의 입장에서 상사의 성공을 돕는 참모며 동업자며 지지자가 되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회사가 상사의 이름으로 준 똑같은 일을 월급 받은 만큼 해 나가는 것과 그 일을 매일 만나는 상사의 꿈을 이루는 것과 연결하여 창의적으로 도아 주는 것 사이에는 아주 많은 질적 차이가 있다.

이 질적인 차이가 우리를 깨어 있게 하고, 좋은 관계를 만들게 하고, 연구하게 하고 학습하게 만들어 줌으로써 우리 역시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이때의 수련을 통해 언젠가 자신의 비즈니스를 경영하는 사람이 되어 독립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나는 모든 월급쟁이는 언젠가 독립해야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특히 마흔이 넘어 지신의 분야에서 그동안 쌓아 둔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을 때, 길어진 제2 제3의 인생을 위한 새로운 모색과 실험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고용의 안정성이란 한 회사에서 마르고 닳도록 있을 수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평생직장이 곧 고용의 안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등식이다. 어디에도 없는 평생직장에 연연해 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고용안정에 대한 개념을 적극적으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즉 언제라도 내가 원하는 조건에 나를 고용시킬 수 있는 ‘시장에서의 고용 가능성’를 높이는 것이 훨씬 생산적인 고용안정인 것이다.

시장에서의 고용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치열하게 자신을 계발하는 것이다. 상사가 성공으로 갈 수 있도록 힘껏 도와줌으로 우리는 적어도 2 개의 결정적 역량을 획득할 수 있다.

첫째는 누군가를 힘껏 돕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나를 계발하고 열정을 쏟아 넣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지식과 실전 경험의 폭과 깊이를 강화할 수 있다.

둘째는 상사의 성공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는 미래의 나의 성공을 위한 임상 실험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그를 도와서 그가 성공하면 그 성공의 방식이 곧 내 성공의 실전 모델이 된다.

그를 내 앞에서 걷게 만듦으로써 좋은 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상사의 성공을 도와 줌으로 실전 역량을 계발하고 그가 되돌아 나의 성공을 지원하도록 하자. 이것이 상생의 경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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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간디
2006.07.25 17:35:48 *.200.97.235
어떤 분은 상사경영이라는 말씀까지 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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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모리짱
2006.07.29 08:16:15 *.182.190.139
문득 후배경영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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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곤
2006.07.30 00:43:46 *.51.68.19
이것이 상생의 경영이다. 이 마지막 문장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도움으로써 윈-윈 할 수 있는 실천적인 방안을 모색하라. 아직 중급단계라 믿음과 선택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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