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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8일 11시 45분 등록
4주 동안의 변화 - ③ : 고통

오늘로써 14일째다. 어젯밤은 피곤해서 8시가 좀 넘어서 잠시 눈을 붙였다가 그대로 잠이 들어 버렸다. 일어나니 새벽녘이었다. 몸무게를 재니 68.1kg.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은 느낌이다. 하긴 지난 10여 년간을 한 끼라도 굶으면 큰일 나는 것처럼 게걸스럽게 먹어만 댔으니 오죽하랴. 목표치까지는 3kg 남았다. 지금 속도라면 다음 주 초 정도면 감량에 성공할 것 같다. 18일째나 그 무렵이면 과일식이요법을 야채를 중심으로 먹는 보식으로 전환하겠지. 보식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책에서 읽고는 더 조심스럽다. 그러다 속이라도 버리면 어떡하느냐는 아내의 걱정도 꽤나 신경이 쓰인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저녁 9시 이후에는 물 이외에는 먹지 않기로 했다. 낮 시간에는 딱히 시간을 정해놓지 않고 허기가 지면 조금씩 먹는다. 바나나 2개, 포도 1송이, 감 2개 또는 귤 대여섯 개 정도가 하루 식사량이다. 열흘정도 2회 가량 숯도 같이 먹어주고 있다. 식이요법을 한 후 공복 때 하루 2포를 먹는다. 일어나서 그리고 저녁때쯤 먹고 물을 2컵 정도 마신다. 공복감도 없애줄 수 있고 숯을 몸속 깊숙이 보낼 수 있다.

지금 복용하고 있는 숯에 대해서 조금 설명하기로 하자. 먼저 오해를 없애기 위해 나는 특정 제품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절대로 영업하는 것은 아니다. 흑(黑)이라는 제품명으로 팔리고 있는 인체해독제 숯 제품은 질병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의약품 약용 숯이다. 식약청 허가를 획득했다고 하니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숙취에도 좋다. 배탈, 위 쓰림, 위궤양, 구취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내장 비만을 다스리는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진위여부는 아직 확인해 보지 못한 상태임) 하루 2포 정도를 먹는데 약국이나 한약방에서만 판매한다.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일반 숯가루인 차콜과 유사하다.

먹고 싶은 욕망보다는 가끔씩 허기가 지는 느낌이 더 고통스럽다. 양껏 먹고 싶어도 먹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입을 닫게 만든다. 그동안 주입시켰던 두려움이 무의식적으로 남아 있나 보다. 그러다 보니 항상 배가 고픈 상태가 계속된다. 속이 약간 쓰린 그런 느낌이다. 어제는 후배 한 명이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인다기에 속으로 빙긋이 웃기만 했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이들의 후기를 읽을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내용이 사이즈가 줄어서 입고 싶은 옷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양복을 입을 때는 조끼를 입지 않았는데 이제는 입을 수 있다는 점이 나를 흥분시킨다. 또 올 봄에 마라톤 클럽에서 운동복을 일괄 구입했을 때 95사이즈가 와서 입어보지도 않은 채 옷장 속에 넣어두었는데 갑자기 생각나 꺼내서 입어보니 적당히 잘 맞는다.

2주차의 가장 큰 효과는 정신이 맑아진 상태가 꽤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점이었다. 집중도가 높아지는 것과 같다. 이번 주부터 기말고사가 시작한 것과 마찬가지라서 수, 목요일은 시험공부에만 매달려야 했는데 전보다 속도가 빠르다. 워낙 공부에는 잼뱅이라서 기대하지는 않지만 그나마 정신이라도 맑아져서 다행이다.

과일식이요법을 시작하면서 두 가지 일을 같이 시작했다. 하나는 내 년의 계획을 다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마실의 겨울메뉴를 셋팅하는 것이다. 해마다 11월이 되면 내 년의 구상을 개괄적으로 정리하는 습관이 있다. 그리고 12월에는 좀 더 자세하게 만든다. 꿈 프로그램을 다녀온 이후부터는 10개의 풍광으로 만드는데 예전 것보다 명확해서 좋다. 다음 주면 마무리해서 5천년의 역사에 [나의 직업 나의 미래 version 3.0]판으로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마실의 겨울메뉴는 이전부터 생각해 왔던 것을 추가하고 반응이 별로인 것들은 빼고 하는 작업인데 가을메뉴 때보다 신경이 더 간다. 된장과 청국장을 속리산에서 우리 콩을 가지고 옛날식으로 만드는 어느 분의 것으로 전량 바꿨다. 또한 모든 요리에 화학조미료를 전혀 가미하지 못하게 하였다. 난 좋은 것 같은데 손님들은 어떤지······. 좀 지켜봐야겠다. 마실은 컨셉이 분명하지 못했는데 이번 시도를 계기로 내년에는 자기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처음에는 식이요법을 마치고 나서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현장감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같이 시작했다. 지금 생각하니 올리길 잘 했다는 느낌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중간에 포기했을지도 몰랐을 일이었다. 배고픔이 워낙 심하게 압박을 가할 때가 종종 있어서 나도 모르게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몇 번인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감량도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막상 하고 보니 어렵지 않다. 단지 직장과 비즈니스를 병행해야 하는 것이 참기 어려운 것일 뿐이다. 감량보다 더 주의해야 할 것이 요요현상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지금은 살이 빠지는 재미가 정말 쏠쏠하다. 돈 버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 고통을 참는 만큼 결과가 보인다는 인과의 법칙이 정직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노력과 시간과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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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자식
2006.12.08 13:26:49 *.102.144.99
굉장히 잘하고 계세요.
자로님, 화이팅이에요!!
저도 자극이 확되는걸요~오늘도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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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6.12.08 22:48:40 *.70.72.121
정말 대단하시군요. 전 본래의 모습인 줄 알았어요. 무리하지 마시고
천천히 하셔요.

감사했어요. 필요한 부분을 꼭 집어 상담에 응해 주셔서... 연말 모임에 멋진 패션쇼도 한 번 해보심이 어떠실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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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6.12.12 11:42:15 *.180.48.237
자로님 힘내세요. 너무 허기지면 머리가 멍해지던데, 규칙적으로 식사하셔서 시험에는 지장이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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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렬
2006.12.13 00:42:40 *.75.166.98
노진아우님! 존경합니다. 끝없이 노력하시는 앞서가는 모습에 항상 배움이 깊습니다. 겨울 냉기 조심하시고 이루시고자 하는 또 하나의 목표가 완성되시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보고 싶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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