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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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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3일 10시 03분 등록

책상위에 있는 비행기 티켓을 확인하시고
지정된 시간에 비행기에 탑승하십시오
공항에서의 집결, 인원체크 뭐 그런건 없습니다.

현지 공항에서
대기중인 리무진을 타고 이동,
지정된 호텔에서 숙식을 하시면 됩니다.

리조트 내에서의 식사에 한해서
이미 지급된 여행팩 속 바우처로 결제하실 수 있습니다.

4명이 조를 편성하시는 팀에 한해
골프장, 혹은 섬을 돌아볼 오픈카를 예약해드립니다 .
물론 혼자 하루 종일 수영하시고 책을 읽으셔도 좋습니다.
마사지는 1일 1회 사용 가능합니다.

회사의 공식일정은 딱 하나.
마지막날 나이트 파티 뿐이며.
휴식에 대한 지침도 딱 하나.
안전 뿐입니다.

다만 두가지 지켜야할 룰이 있습니다.

하나.
파티시 입을 개인 복장을 미리 준비해 주십시요
남성은 턱시도 혹은 블랙 수트 여성은 이브닝 드레스또는 원피스를
출발 전날 총무팀에 맡기시면 현지에서 각자의 숙소 옷장에
걸어 놓겠습니다
참고로 라스트나잇 파티의 사회자는 장동건씨 입니다.

둘.
골프와 드라이브를 즐길 팀 속에는
부서동료와 입사동기 합쳐 2인 이상 있으면
안됩니다.

끝으로 노트북과 휴대폰과 고객사전화번호와 미디어 리스트는
섬에 반입할 수 없습니다

- 여준영대표의 칼럼 <프레인 10주년 기념식 안내> 중에서...


제가 자주 가는 블로그에 올라온, PR회사 프레인 여준영 대표의 칼럼중 일부입니다.
여대표의 글은 가끔 사람을 깜짝깜짝 놀라게 합디다만,
이번 칼럼은 특히나 읽어내려가며 사람 얼굴 미소 번지게 하네요. 
때론 로또 사면서 괜히 1등 당첨되면 뭐하지, 행복한 상상을 해보듯이,
마치 내가 기념식에 초대된냥,
아니 그보다 여대표의 그 훈훈함이 진솔하게 전달되어 나에게도 활력을 심어준 것일까요.

여대표는, 올해 8년째, 막상 2년뒤 회사가 10주년이 되면
본인 성격상 돈이 아까와서 절대 저런 계획을 세우지 못할께 뻔하니,
그래서 이렇게 미리 공개적으로 메모해놓는다고 부연했습니다.
장동건은 장동직으로 바뀔 수 있고,
바우처의 액수와 마사지 서비스는 축소될 수 있으며
일정에 키노트 프리젠테이션 한개 정도는 살짝 껴넣을 수 있지만
2년뒤 저 편지를 바뀐 부분만 볼펜으로 긋고 그대로 사용할 생각이라고 하면서...

어떠신지요.
여러분도, 머지않은 훗날, 회사에서나, 가정에서나,
나름, 즐거운 안내문을 한번 작성해보는 것은 어떨지요.

2년이 짧으면 4년이면 될 것이고,
현실로 만들어갈, 신명나는 그날에의 상상은,
왠지 오늘 하루,
일상의 답답함 던져버리고, 맘속 활짝 미소로 시작하게 됩니다. 
조나단은 말입니다. 4년후 가족여행 초청장을 이렇게 적어볼까 합니다. 

 
<2013년 조나단 가족여행 초청장>

2013년 8월1일, 오전 10시, 
티켓시간 확인하시고 비행기에 모두 탑승하십시오.

사랑하는 가족 여러분...
와이프, 아들, 부모님, 동생내외, 조카, 장인 장모님, 처남...
하루전날, 조나단 집으로 집결하시면 인원체크후 단체 이동도 가능합니다.

목적지는 유럽으로 갈까하다 동남아 휴양지 풀빌라 10일 코스로 정했으니,
10일간 휴가는 알아서 내시고, 가볍게 몸만 비행기에 태우시면 됩니다.
현지 공항에서 리무진을 타고 이동하게 되며,
마지막날 파티복은 굳이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가족인데 수영복 차림이면 또 어떻습니까.

참고로, 부모님들을 위해 관광코스 3일을 넣었고요,
숙식, 관광 모두 무료에, 자유 일정입니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현지 가이드한테 이야기만 하세요.
뭐든지 풀코스로 안내할 겁니다.

가족들을 위한 마사지는 기본! 10일내내 원할때 아무때나 프리!
당연히 매제들과 함께 할 골프 라운딩도 별도로 예약해놨습니다.^^

마지막날 밤엔 역시나 파티가 진행됩니다.
라스트나잇 파티의 사회자는 So Hot 원더걸스, U-Go-Girl 효리,
고민하다가 내가 아는 전유성행님으로 확정해놨습니다.

끝으로, 선물사시라고 준비해둔 3천달러씩은 꼭, 받아가세요.

먼저 2013년까지 딱 10억만 땡기고...
에잇, 여튼, 사회자만 빼고, 혹은 3천달러씩도 빼고, 
2013년 걍, 무대뽀로, 질러버릴 지도 모를 일입니다.
솔직히, 간절히, 제발 그랬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2013년 가족안내문, 글쎄,
하지만, 즐거운 약속, 행복한 설레임입니다.
2013년, 그날에, 
오늘 작성한 안내문, 볼펜으로 밑줄 굿지않고 그대로 사용하려면...

2009년 오늘, 힘들다고 짜증내지말고,
2009년 오늘, 잘 안풀린다고 힘풀리지말고,
오늘 하루 더 힘차게, 더 빡세게 살아가야겠네요.

더더군다나, 저 비행기가
어쩜, 내 인생의 후반기를 예견하는 비행기라면,
꼭, 반드시, 탑승해야 함이, 더더욱 절실해지겠네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으랏차차, 흐뭇한 그날을 위해, 더, 아자! 해야겠습니다. 아자! 

_  블로그 <조나단의 인터넷 세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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