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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 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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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15일 18시 00분 등록
 30도 경사의 100여미터 아스팔트길을 전력을 다해 오르면 숨이 턱을 넘어간다.
환하게 웃는 것인지 거친 숨이 입을 통해 자지러지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다시 출발지로 걸어내려오는 길은 제가 디디고 있는 이 땅의 중력을 깜빡했는지
자꾸 후들후들..숭구리당당 숭당당 이다.
3번을 반복하니 이미 정신은 혼미하다. 이제 BASE CAMP다.
 
 마음속으로 '미치지 않고서야...'를 수십번 반복한 끝에 6번째 오르고 나니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후들거리던 다리에 힘이 들어가 있다. 외부세계의 자극에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이 사람에게 있다지만 나에게도 해당되었던지 갑자기 임상
실험에 적응력 테스트 당하고 있는 하얀쥐 꼴이다. CAMP 2를 넘어 CAMP 3로 진출한다.

 그러나...다리는 다시 풀리고 혼미한 정신이 원래 제정신이었듯 세상은 다시 어지럽다.
8번째, SOUTH COL.

 저 멀리 보이지 않는 정상은 히말라야를 그리던 젊은이의 신기루였나.. 보이지 않는 길을
들이받으며 뚫고가는 절대 고독의 9번째...힐러리라는 젊은이가 느꼈을 외로움, 두려움
아득함...힐러리 스텝.
 
 내 안에 이미 모든 힘은 공중분해되었지만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알지 못하는 힘으로 나를 인도한다.
아스팔트를 박차고 뛰어가지만 내가 뛰는 것인지 뛰는 내가 된 것인지 알 수 없다.
18~19세기 사람 비트겐슈타인은 과학과 철학의 끝은 침묵이라 했다. 기원전 7세기 사람 석가모니는 
말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으로 일관하며 진언으로 가름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침묵...10번째, 정상...

부서질듯한 허벅지의 고통...바로 여기가 나의 에베레스트다.
훈련된 허벅지의 근섬유는 나를 거기로 인도하고 잘게 나뉘어진 승모근이
juma를 한번 더 당기게 하여 결국...지구 용마루에 얹져 놓을게 분명하다.
여기가 나의 에베레스트다. 

 인터벌 훈련 10번, 꿈을 이루는 첫 여정, 나에게도 '변화'가 다가왔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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