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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4일 03시 43분 등록
신문에, '책을 안보는 사람들이  e북이라고 해서 볼까?'라는 칼럼을 보았다.  아이패드 열풍이다. 아이패드의 강점은 e북 기능이다. 아마존의 킨들, 아이리버의 '스토리' 그 밖에 삼성, 소니가 e북 단말기를 발표했다. 실제 써보았는데, 개발자들은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인가 보다. 책을 읽는 재미는 지식 습득도 있지만, 책장 넘기는 재미도 있다. '다음' 버튼을 누르면, 디스플레이가 새롭게 뜨는 형식이다. 텍스트가 화면에 뜨는 그 시간이 굼뜬다. 나라면, e북으로 답답해서 못 볼것 같다. 

휴대가 간편하기는 하다. 몇십만권이든, 단말기에 저장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다운 받을 수 있으니, 저장은 문제가 안된다. 사실상 세상의 모든 책을 볼 수 있다. 휴대의 용이함은 디지털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디지털은 펼쳐볼 수가 없다. 아날로는 전체를 조망하기 편하다. 방바닥에 내용을 깔아놓으면, 전체를 파악하기 편하다. 디지털 디스플레이어는 물리적인 공간의 한계로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없다. 지엽적인 내용을 편집하기는 쉽다. 하지만, 큰 작업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아이패드는 책장을 넘길때, 실제로 책장을 넘기는듯하다. 반응 속도도 빠르다. 문제는 이 편리한 기기로 사람들이 책을 볼것인가?이다.

한국 사람은 책을 많이 안본다. 책의 효용성이 즉각적이지 않기 때문이고, 당장 책 읽지 않는다고 손해보는 것은 없다. 어느 출판사 사장님 강연을 들었는데,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바쁜 사람이라고 한다. 주로 기업의 CEO들이 많이 읽는다. 내 경험상,바쁜 사람이 책을 읽는다기 보다는, 책을 읽으면 바빠진다. 해야할 일이 분명해지고, 또한 많아진다. 책에서 얻는 효용성이 적다면, 독서양을 생각해 볼 문제다. 한국 평균에서는 한권만 읽어도, 많이 읽는다고 말할 수 있다. 독서로 변화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르다.

운동한 지는 5년이 넘었다. 회사 다닐 때는 점심시간때 운동 했다. 하루 30분 정도로는 체력이 늘지 않는다. 몇달 전 개인트레이닝을 했다. 비싸서 주저했지만, 혼자서 할때 보다 효과는 좋다. 눈에 띄게 근육이 늘었고, 체력도 좋아졌다. 특히 잠에서 일어날 때, 힘들고, 아무리 자도 찌뿌둥했는데, 운동한 뒤로는 가뿐하다. 물론, 꾸준히 해야 효과를 유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혼자서 하면 효과가 없는 이유는, 고통을 피하기 때문이다.  운동은, 운동한다기 보다 '근육에 상처준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반복해서 웨이트를 들어올리면, 근육에 자극이 온다. 계속하면, 당연히 고통스럽다. 트레이너는 이 느낌을 '찌릿찌릿'하다고 표현했다. 찌릿찌릿하지 않으면, 운동이 되지 않는다. 혼자서 운동하면, 고통스럽기 전에 운동을 멈춘다. 그 다음부터 실제로 운동이 되는 것인데, 그 전에 멈추어버리니 효과가 없다.  

근육에 상처를 주면, 근육이 벌어진다. 운동을 하고나서는 바로 영양을 보충해야, 벌어진 근육을 메꾸어준다. 근육 사이로 영양소가 들어가면, 근육이 불어난다. 깊게 상처줄수록, 흡수하는 양도 많아진다. 깊게 상처주기 위해서는  더 고통스럽다. 보충하지 않으면, 근육이 다시 수축해버린다.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하면서, 2가지 새롭게 깨달았다. '운동은 근육에 상처주기'라는 것과 운동 보다는 먹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운동30에 영양섭취 70을 이야기했는데, 내 생각에는 운동10에 영양섭취가90은 되어야 할 듯하다. 잘 먹어야 운동효과가 금방 나타난다. 편집증적으로 근육을 불리는 사람은, 3시간마다 어김없이 영양을 보충한다. 단백질 쥬스를 마시거나, 닭가슴살을 먹는다. 왜냐면, 단백질을 분해하는 데 3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다가 3시간 마다 일어나서 먹는 사람도 있다.

작가는 쓰는 사람이 아니라, 읽는 사람이다. 보통 사람 정도의 책을 읽는다면, 그는 작가가 아니다. 작가인가? 아닌가?의 잣대는 읽는 양이다. 글쓰기의 고통은 쓸 말이 없기 때문에 생긴다. 물론, 이런 고통은 필요하다. 얼마 안되는 소스를 가지고, 어떻게든 내용을 만들어내고자 애쓰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래야, 응용력이 생기고, 남들이 지나치는 곳에서 소재를 발견한다. 수학도 혼자서 끙끙거려야 실력이 는다.

책 한권 쓰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쓰겠다기 보다, 열심히 읽겠다는 각오가 더 필요하다. 글이 나오지 않아서, 고뇌한다면 인풋의 양을 의심해야한다. 책 읽지 않는 나라에서는 책을 한권만 읽어도, 엄청 많이 읽었다고 착각할 수 있다. 책 한권으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앞으로 더 책을 열심히 읽는다. 비단 종이책만 보는 것이 독서는 아니다. 손님들의 밥 먹는 모습도 나에게는 텍스트다. 사람은 밥 먹을 때, 꾸밈이 없어진다. 밥 같이 먹으면, 친해지는 것도, 무장해제 하면서 속살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같은 음식이라고해도, 사람마다 다르게 먹는다. 같은 손님이라해도, 날 마다 같은 것은 아니다. 특히 손님이 먹고 난 자리를 치울때, 그 사람의 진실이 나타난다. 내면이 정리 된 사람은 치울 것이 없을 정도로 깨끗이 먹는다. 비약일지 몰라도, 사람의 성장 정도와 밥먹은 후의 모습은 상통하는 면이 있다.  

작가는 생활에서 텍스트를 읽는다. 작가는 읽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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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산
2010.02.14 11:43:32 *.176.68.156
책을 쓰고 싶다고 해서 모두가 다 책을 쓸 수는 없는 근본 원인을 정확히 짚어 주셨네요.

운동도 독서도 성장을 위해서는 근육과 정신이 찢어지고 혼미해지는 상황까지 자신을 몰아붙일 수 있어야 그 아픔과 고독 뒤의 생장과 깨달음으로 인해 결과를 얻고 발전할 수 있음을 잘 보여 주고 계신 것 같습니다.

레이스 중 임에도 원래의 탄력대로 새벽에 글을 쓰시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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