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나의

일상에서

  • 맑은
  • 조회 수 2554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1년 10월 4일 22시 36분 등록
1. 운동
2. 쓰기
3. 읽기

미국 월가에서는 입사시험을 볼때, 최후로 정신력을 본다. 지원자를 극도로 압박해가는 방식이다. 최종 면접까지 갔다면, 이들은 머리로는 검증된 인재다. 하지만, 결국 성과를 내는 것, 마지막 화룡정점을 찍는 것은 체력이다. 힘들고, 어렵고, 불안정한 상태에서 균형을 유지할려면 체력이 필요하다. 직장 생활에서도 긍정적이고, 성격이 무난한 사람들은 대개 몸이 건강한 사람들이다. 내 몸이 힘들면, 맘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다. 몸이 튼튼하면, 너그러워진다. 운동을 할 시간이 없지만, 커피믹스 먹는 시간만 아껴도 운동 시간을 충분히 뽑아낼 수 있으리라.

'쓰기'는 등불을 밝히는 행위다. 쓰지 않으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수 없다. 인생의 커다란 그림을 그리라, 인생의 북극성을 찾으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변화무쌍한 시대에 큰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가능할까?  하루의 뼈대를 세우기 위해서는, 그날 일기를 쓰던, 스케쥴을 짜든 여하튼 '쓰는' 행위가 필요하다.
 
스마트폰으로 바꾼 이래, 트위터를 자주 한다.(@miari3) 트위터는 sns 서비스다. 사람들과 연결한다기 보다는, 나의 일상을 그때 그때 기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전시에 가거나 여행지에 가면,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나중에 블로그에 포스팅한다. 이런 과정은 상당한 성실함을 요구한다. 한번은 마음먹고 할 수 있겠으나, 오래 하기는 어렵다. 트위터는 바로 바로 포스팅이 가능하다. 나의 타임라인에 나의 궤적이, 기록하는 족족 남는다.

긴문장을 쓸때는, 트위터에서 썼던 짧은 글들이 씨앗문장이 되어 떠오른다. 그때 그때 포스팅을 하는 것도 귀찮고,습관을 들여야 하는 일이지만, 스마트폰의 '즉시성'은 기존의 글쓰기 형태를 바꾸었다.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다.조금이라도 써두면 씨앗문장을 남보다 많이 확보할 수 있다. '씨앗문장'은 작가 이만교가 말한 작법이다. 사람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겠지만, 글의 핵, 말뚝 정도로 이해한다. 씨앗문장을 많이 가지고 있는 작가가 문장력, 콘텐츠력, 구성력 등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쓰기'위해서는 당연히 '읽어야' 한다. 어려서 고전을 읽지 않은 것에 대한, 찝찝함이 있다. 그렇다고 지금 이 나이에, 톨스토이며 세계문학전집을 읽는 것도 맞지 않아보인다. 공부도 때가 있는데, 고전을 읽을 나이는 이미 지났다. 그렇다고 삶의 근간이 되는 고전을 읽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연구원 활동을 할때, 독서에 있어서 좋았던 것은, 평소에 읽지 않는 책을 읽었다는 것이다. 두고 두고 보아야 할 책들인데, 다행히 변경연 사이트에는 연구원들의 북리뷰가 축적되어있다. 이것을 프린트해서 읽으면, 고전이나 교양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우리나라 드라마는 쪽대본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드라마가 역동적이고, 한류붐을 일으킨 것은 쪽대본에서 비롯된 역동성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독서도 온전히 책 한권을 읽겠다는 욕심을 버린다. 쪽독서를 하면, 독서에 대한 부담감이 준다. 성인이 되면, 느긋하게 앉아서 책을 읽을 시간은 없다.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 것은, 운동을 하는 것과 같다. 운동을 하는 것은 건강하게 생활하기 위해서지, 미스터 코리아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다. 몸짱을 목표로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운동에 재미를 붙일려면, 거대한 목표를 세우고 달려들어서는 안된다. '읽고 쓰기'도 출판을 하는 작가들만의 고유한 활동이 아니다. 읽고 쓰는 것은 운동만큼이나 삶에 필요한 활동이다. 책을 내겠다고 글을 쓰면, 그 부담감이 오죽하겠는가? 기초체력도 없는 사람에게 미스터 코리아를 목표로 운동하라고 하면, 얼마나 부담이 크겠는가?

'운동, 읽고, 쓰기'

시간이 없다고, 이 세가지를 하지 않으면, 일상이 늘어진다. 방향을 알수 없고, 방향을 알아도 나아갈 힘이 없다. 
IP *.111.206.9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