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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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 1.
H사는 최근 사내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라는 정책의 일환으로 월 1회 최고경영자와 직원들간의 간담회를 갖는다. 경영자와 직원들간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통하여 상하간의 거리감을 좁힌다는 데에 그 목적에 있다. 어느 날 간담회에서 구성원 한 명이 약간의 술기운이 돌자 지난 인사평가에서 있었던 서운함을 하소연하였다. 특별한 문제점이라기보다는 일반적인 평가에 대한 공정성, 부서간 불균형 등에 대한 내용이었다. 어찌 보면 직원들 모두가 한번쯤 생각해보았을 문제이고, 흡연실이나 술자리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골메뉴이기도 했다. 최고 경영자 또한 일정부분 공감하는 것이 있기는 했지만 전적으로 인정하면 인사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 부하직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내 녀석이 쫀쫀하게 뭐 그런 것 가지고 따지니. 다 끝난 일을 가지고….모두를 다 만족시키는 제도가 어디 있어? 이해하고, 자! 다같이 맥주한잔 하지?"
그 한마디에 해당 직원은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CASE #2.
광고 대행사의 박 팀장은 화가 나면 분을 이기지 못하는 격한 성격으로 사내 악명이 높다. 하루는 업무 보고에서 담당 임원에게 혼이 나자 애꿎은 팀원들의 업무 습관을 질타하며 사무실 분위기를 냉각시켰다. 1시간쯤 후 화가 풀린 그는 팀원들에게 "오늘은 내가 쏠 테니 다들 퇴근 후 술이나 한잔하러 가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부원들은 모두 약속이 있었다. 할 수 없이 홀로 식사를 하게 된 박 팀장은 그 모습을 회사 사람들에게 보이기 창피했는지 일부러 멀리 떨어진 식당을 찾았다. 그러나 식당을 들어가려던 그는 다시 화들짝 놀란 채로 나와야 했다. 한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식사하는 팀원들을 발견한 것이다. "속 좁은 녀석들"이라며 속으로 투덜거리면서도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인간은 유기체이다. 무수한 세포가 끊임없이 관계하고 작용하면서 생명이라는 물레를 정교하게 짜고 돌린다. 이런 생명의 순환에 어느 하나 덜 중요한 게 없겠지만 '피'는 모든 세포와 조직을 연결시켜주는 매개체라는 역할에서 그 중요함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몸의 구석 구석에 숨과 에너지를 전달하는 피의 흐름이 막히면 생명의 물레는 멈추게 된다.
회사 또한 인간의 몸과 마찬가지로 수 많은 관계와 기능들이 복합적으로 운영되는 사회적 유기체이다. 이 유기체에는 두 가지의 피가 흐르고 있다. 하나는 자금의 흐름이고 나머지는 말(言)의 흐름이다. 두 가지 모두 흐름이 막히면 회사의 생존이 심각하게 위협받게 된다는 점에서 사람의 생명인 피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말(言)의 흐름을 의사 소통(Communication)이라고 부르는데 회사 내에서 자금(資金)이 받는 스포트라이트에 비해 의사소통은 소홀하다 못해 어느 모퉁이에서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쓰고 있는 꼴일 때가 많다. 그리고 가끔 관심을 받을 때조차도 앞에서 살펴본 사례와 같이 부작용과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경우가 빈번하여 누구도 쉽게 친해지기 어려운 천덕꾸러기 같은 신세이자,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왜 회사에서 의사소통은 그런 신세가 되었을까. 소통은 왜 어려운 것일까.
질문에 대해서 독일의 철학자 헤겔의 말을 떠올려 본다.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안쪽에만 달려 있다."
리더라면 누구나 한 번쯤 직원들이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아 답답하다고 느낀적이 있을터이다. 그 마음의 문을 열어보겠다고 이런 저런 궁리를 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으며, 그런 궁리와 노력 끝에 마음을 열지 않는다며 내가 할일은 다했다고 스스로 위안하지 않은 리더가 어디있겠는가.
하지만 결국 직원들이 마음을 열지 않는 것은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리더는 얼마나 될까.
마음의 문은 헤겔의 말처럼 안에서만 밖으로 열수 있다. 다른 사람의 문을 밖에서 열려고 하면 그 문은 필경 부서지고 말 것이다.
마음의 문은 스스로 안에서 열리게 하는 수밖에는 없다. 직원의 마음을 열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딱 한가지. 자신의 마음을 먼저 열어야 한다. 안에서 밖을 향하여.
"용서할 수 있는 남자, 용서할 수 없는 남자" 시리즈가 있다.
과거가 있는 잠자는 용서할 수 있어도 미래가 없는 남자는 용서할 수 없으며,
머리카락이 없는 남자는 용서해도 머리에 든 것이 없는 남자는 용서할 수 없고,
외박하고 온 남자는 모르면 용서할 수 있어도 속옷 뒤집어 입고 들어 온 남자는 용서가 되지 않는다.
밥 많이 먹는 남자는 용서되지만 반찬 투정하는 남자는 용서할 수 없다.
……………….
귀 뚫은 남자는 용서할 수 있지만 귀 막힌 남자는 용서할 수 없다.
리더는 귀가 열려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직원들과 소통하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한가지 이야기를 더 해보자.
우리 모두 어렸을 적 '천국과 지옥의 식사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다.
천국과 지옥의 밥상에는 똑 같이 진수성찬의 먹을 거리들이 가득하다.
특이한 점은 우리의 팔 길이보다 훨씬 더 긴 젓가락으로만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식사시간이 시작되면 지옥에 있는 영혼들은 그 긴 젓가락을 어쩌지 못해 매번 식사시간을 공치고 만다.
천국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서로 떠먹여주고 있었으니까.
천국의 식사시간처럼 Win-Win하기 위해서는 Give & Take 하여야 하는데, Give & Take가 제시하는 진리는 Give가 앞에 있고 Take가 나중에 나온다는 점이라고 한다. 주는 것이 먼저이고 받는 것은 나중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먼저 주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받지 못할까 하는 불신과 의심의 마음에서 비롯된다.
신뢰가 없는 곳은 지옥에 다름아니다. 신뢰하여 내가 먼저 밥 먹여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유유한 소통의 흐름은 시작되는 것이 아닐가.
의사소통, 커뮤니케이션은 이렇듯 상호간의 '관계의 질'에 달려 있다.
서로가 신뢰하지 않는 관계 속에서는 어떤 이벤트나 교육도 공염불에 그치고 만다.
경영자와의 간담회는 구성원들이 최고 경영자나 리더와 어떤 대화든지 나눌 수 있다는 느낌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그러니 경영자나 리더들은 직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라고 지시하기 이전에 진정으로 자신이 그것을 원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를 진실되게 내 보이고 그래서 내 마음의 문을 활짝 열수 있는지 오랜 시간을 두고서 묻고 답하여야 한다.
그래서 짝사랑하는 여인의 손길을 구하듯이 진심 어린 마음으로 구애(求愛)할 수 있다면 소통의 절반은 이미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위 나라에는 중국 춘추전국 시대의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오기(吳起)장군이 있었다. 오기 장군은 늘 병사들과 동고동락하는 사람이었다. 병사들과 똑 같이 입고 똑 같은 음식을 먹었으며 잠을 잘 때도 자리를 깔지 않았고 행군할 때도 마차에 타지 않았다. 그래서 그를 따르고 존경하는 병사들이 많았다.
그런데 어느 날 오기 장군은 종기로 고통을 받고 있는 병사를 보게 되었다. 그는 그 병사의 종기에 입을 대고 피고름을 빨아 내었다.
이 소식을 들은 병사의 어머니는 대성통곡을 하며 슬퍼하였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이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장군께서 당신의 아들을 그렇게 돌봐주시는 데 감격스러운 일이 아니오?"
그러자 병사의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해 오 장군께서 그 애 아버지의 종기 고름을 빨아주셨는데, 그 후로 그 이는 적에게 md을 보이지 않고 끝까지 싸우다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 아들의 종기를 빨아주셨다니 이제 그 애의 운명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구성원을 존중하고 동고동락하는 리더에게 소통을 위한 별다른 제도는 필요하지 않다.
상호간에 관계의 질이 좋아져 신뢰하게 되면 365일 존재하는 일상의 점심시간도 소통을 위한 훌륭한 장이 될 수 있다.
관계의 질이 낮은 상태에서의 각종 커뮤니케이션 제도는 오히려 소통을 저해하는 장애가 될 것이다. 허물어야 하는 계층간의 벽은 공고히 쌓여만 가는 만리장성이 될 것이다. 리더는 할 이야기를 다했다고 말하지만, 구성원들은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고 말하는 모순 같은 갈등은 영원히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계층간의 벽이 만리장성이 되고, 소통이 모순의 딜레마에 갇히게 되면 회사의 피는 순환하지 않고 멈출 것이다.
피의 생명의 흐름이다. 그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맑게 하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다. 통하여야 살 수 있다.
<끝>

하지만, 매번 결론은 그거였어요. 이렇게 얘기하면 뭐해. 어차피 '지점장님 마음대로 할텐데. 바뀌는 것도 없을텐데.'
리더가 잘 듣고, 자신의 마음을 여는게 그렇게 힘든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었다는.
리더에게 대놓고 얘기하면, 자신에 대한 도전이라고 광분하고... 이런 악순환의 연속....ㅜㅜ.. 이래서 발전이 없었나..ㅎ
무튼.. .오라버니.. '통'해야죠. 회사든, 집이든, 어떤 관계에서든.. 나도 오라버니처럼 토피카를 적재적소에 잘 배치해서 써봐야겠네요...ㅎㅎㅎ.. 글이 살아있는 느낌이 드네..

중기청에서 하는 교육을 참가해보면 좀 더 맞춤교육이 필요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틈새를 비집고 소기업에 촛점을 맞춘 그리고 가족경영( 대표자와 그 가족들이 근무하는경우)에 관심을 가져 보는것은 어떨지요..
그들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문제는 없는지
그것이 기업운영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더 원할한 소통을 위해 필요한것은 무엇인지?
이런것을 좀 더 얘기해주는 책이 있었으면
아니 말해주는 이가 있었으면
한번쯤 대화를 나눌 사람이 있었으면 했거든요..
이해가 안가시려나... 늑대님..
아님 삼겹살을 먹으면서 얘기하든가요..ㅎㅎ

많은 순간들이 어찌해야 하는 것인지 헛갈릴때가 있죠.
개인적인 입장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인지.
회사 일의 입장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인지.
군대에서 선배가 나보다 쫄따구 일때
친구가 회사에서 나보다 직급이 낮을때
개인적인 입장과 공적인 입장이 충돌하듯히
가족기업의 커뮤니케이션도 그런 입장의 충돌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좋은 점은 가족애로 화기애애하게 경영할 수 있다는 장점!!
마음 속에서 어느정도 역할에 대한 선을 정해두심이 어떨까요??
AYCW 1기! 회장님께서 한번 모임을 주선해 보심이...날씨도 술마시기에 좋은데...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