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해 좌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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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2. 사람은 가고 그의 말은 남았습니다.
"저는 제 자신에게 늘 이렇게 묻곤 했습니다.
'만약 오늘이 내 생애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과연 오늘 하려는 일을 하고 싶어 할까?'
그리고 너무 여러 날 동안 계속해서 ' 아니오' 라는 대답이 나오면,
그때는 뭔가 달라져야할 필요가 있음을 깨닫곤 했습니다.
제가 곧 죽을 거란 사실을 기억하는 것은
제 인생에서 커다란 선택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는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타인의 기대, 자부심, 좌절, 실패 등 세상의 모든 것들은
죽음 앞에서 덧없이 사라지고, 오직 진정으로 중요한 것만 남기 때문입니다.
저는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죽음은 어느 누구도 피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래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일 테니까요.
죽음은 삶의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동력입니다.
죽음은 낡은 것을 없애고 새로운 것에 길을 내어줍니다.”
2005년 스텐포드 대학의 졸업식에서 스티브 잡스가 한 말입니다. 그날 그는 자신의 불우했던 지난날도 함께 밝혔습니다. 잡스는 1955년 2월2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습니다. 잡스의 생부 압둘파타 존 잔달리와 생모 조앤 심슨은 위스콘신대 대학원에 재학 중일 때 캠퍼스 커플로 만났습니다. 그러나 심슨 가족이 잔달리가 시리아인 유학생이라는 이유로 결혼에 반대해 미혼모인 상태로 잡스를 낳았습니다. 태어난지 몇 주 만에 잡스는 입양기관을 거쳐 폴과 클라라 잡스 부부에게 입양되었습니다.
생모인 조앤 심슨은 입양 당시 대학을 나오지 않은 잡스 부부가 마음에 들지 않아 주저하다가 "스티브를 꼭 대학에 보내겠다"는 약속을 받은 후에야 입양을 허락했습니다. 잡스는 학창시절 내내 '사고뭉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다행스럽게도 입양 부모인 잡스 부부는 그를 사랑으로 감싸안았습니다. 그는 명문 리드 대학에 입학했으나 양부모가 그의 등록금을 마련하려고 너무 힘겨워하는 것을 보고 6개월 만에 중퇴를 하고 어려운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당시 친구의 방 바닥에서 자고 먹을 것을 위해 콜라병을 반납해 5센트를 모았으며 일요일이면 하레 크리슈나 사원까지 한주일에 단 한번만이라도 제대로 된 음식을 먹기 위해 7마일(11.3㎞)을 걸어가기도 했답니다.
잡스는 1976년 '컴퓨터 천재' 스티브 워즈니악과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알토스에 있는 입양부모의 집 차고에서 애플을 창업한 후 이듬해 개인용PC 애플Ⅱ를 내놓아 성공을 맛보지만 30세 때인 1985년 자신이 영입한 CEO 존 스컬리와 이사회에 의해 쫓겨나는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는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모든 것이 사라지고 너무나 비참한 기분을 느껴 몇 달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며 자신은 "공식적으로 실패한 사람이었고 실리콘밸리에서 도망가고 싶었다"고 당시의 심정도 함께 털어놓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컴퓨터 개발사 넥스트와 컴퓨터그래픽(CG) 영화사 픽사를 설립해 또다시 일어섰으며, 경영난을 겪고 있던 애플로 복귀해 아이맥에 이어 2001년 아이팟, 2007년 아이폰, 2010년 아이패드를 잇따라 성공시키면서 애플을 세계 최대 IT업체로 성장시켰습니다.
하지만 잡스는 이같은 외적인 성공에도 불구, 2004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한 뒤 2009년 호르몬 이상으로 간이식 수술까지 받는 등 치열하고 긴 투병생활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의 사인은 췌장암의 일종인 ‘신경내분비 이상’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라는 말은 그가 몸소 겪어서 알게된 지혜였습니다. 그는 성공과 좌절이 교차하는 '롤로코스터'와 같은 인생을 살면서도 스탠퍼드대 연설 말미에 밝혔듯이 "늘 갈망하고 우직하게 전진하면서 Stay Hungry. Stay Foolish " 항상 자신의 신념에 따라 치열한 삶을 살았습니다. 2011년 10월 5일, 바로 어제 그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그가 남긴 말을 통해서 우리는 그의 생각과 그의 인생을 기억할 것입니다.
11월에 나올 예정이었던 스티브 잡스의 공식 전기가 조금 앞당겨 출간 될 예정이랍니다.
사실, 그동안 잡스를 주제로 한 책은 많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잡스는 그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나올 때마다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답니다. 심지어 애플 스토어에 자신에 관한 책을 치워 버리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런 잡스가 평소 친분이 있던 아이잭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산책을 요청하고 자신의 전기를 써달라고 요청했다고 출판사 측은 밝혔습니다.
아이잭슨은 최근 2년간 40여 차례에 걸쳐 잡스를 인터뷰하고 그의 가족과 친구, 경쟁자, 동료 등 100여 명을 만나 취재했습니다. 아이잭슨은 30년 이상 스티브 잡스를 알고 지냈으며 이번 인터뷰를 진행할 때 이미 그의 병세가 깊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사람은 가고 이제 그의 말은 책에 담겨 우리의 기억 속에서 함께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Stay Hungry, Stay Fool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