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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9일 19시 58분 등록

마커스 버킹엄과 도널드 클리프턴은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에서 강점을 기반으로 한 조직 구축에 장애가 되는 것은 개인의 강점에 대한 고려 없이 그 사람에게 맞지 않는 직위로 승진시키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리고 그 승진은 인간의 모든 동기 중에서 명성에 대한 갈망이 가장 강하다는 위대한 통찰력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 말은 일리가 있다. 인류의 역사는 인정받기 위한 투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교수이자 철학자, 정치경제학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말』에서 수세기에 걸쳐 인류의 현명한 사상가들이 인간의 본질을 훌륭하고 중요한 사람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으로 규정해 왔다고 주장한다. 플라톤은 그것을 기개(thymos), 마키아벨리는 영광을 얻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 홉스는 자존심과 허영심, 루소는 자존심, 알렌산더 헤밀턴은 명성에 대한 애정, 제임스 메디슨은 야망, 헤겔은 승인, 니체는 붉은 볼을 가진 야수라고 칭했다. 이들 사상가들은 인간의 영혼 저 밑바닥에는 존경할 가치가 있는 개인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강한 욕망이 도사리고 있으며, 이런 욕망 실현하기 위해 때로는 생명을 무릅쓰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욕망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모습일까?

 

스트렝스파인더를 아는가? 갤럽에서 30년 동안 각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200만 명을 인터뷰한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한, 자신의 타고난 재능과 강점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자기발견 프로그램이다. ID코드를 가지고 스트렝스파인더 홈페이지를 방문해 프로파일을 완성하면 34가지의 테마 중 자신의 주요 테마 5개를 찾아준다. 주요 테마 5개는 개인의 강점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부분을 의미한다. 34개의 테마 중에는 중요성(Significance)라는 테마가 있다. 간단히 말하면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다. 중요성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자.

 

당신은 다른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하게 보이고 싶어 한다. 이 말의 가장 진정한 의미는, 당신이 인정 받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당신은 사람들이 당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를 원한다. 두드러지고 싶어 한다. 알려지기를 원한다. 당신은 특히 자신의 독특한 특징인 여러 가지 고유한 강점을 사람들이 알고 인정해 주기를 원한다. 당신은 믿음직하고, 전문적이며, 성공적이라는 칭찬을 들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당신도 믿을 수 있고 전문적이며 성공적인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 한다. 만약 당신과 어울리고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그렇게 될 때까지 성취하도록 강요한다. 그래도 안 되면 자신의 갈 길로 간다. 독립적인 정신의 소유자인 당신은 일이 직업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생활 방식이기를 원한다. 그리고 일을 하면서, 구속 받지 않고 스스로 원하는 방식으로 하고 싶어 한다. 당신은 자신의 열망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것을 실현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당신의 생활은 소망하는 것, 열망하는 것, 아니면 무척 좋아하는 것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초점이 무엇인지는 각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이 중요성 테마는 당신이 평범함에서 벗어나 두각을 나타낼 수 있게 계속 위로 밀어 붙일 것이다. 이것은 당신이 계속 노력하게 만드는 테마이다.

 

마커스 버킹엄과 도널드 클리프턴은 인정 욕구가 강한 사람들에게 매우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전한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모든 인간은 명성을 갈구하며 이런 욕망을 분출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주장은 20년 전까지만 해도 옳은 것이었다. 당시에는 판단의 자유, 결정의 자유, 행동의 자유가 윗사람의 기분에 따라 변하는 매우 독재적인 사회였다. 유일하게 가치 있는 명성은 다른 사람을 누를 수 있는 힘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가능한 빨리 출세의 사다리를 올라가려 했던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것이 존경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은 변하고 있다. 오늘날 많은 조직들은 명령과 통제에서 벗어나 직원에게 결정권을 위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분화된 전문지식과 개별화된 고객 관계가 중요시되는 지식 경제 시대에서는 특정 분야나 고객 정보에 대하여 관리자보다는 담당자가 더 많은 정보를 가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관리자가 직원들의 결정과 판단을 제안할 권한을 가지기는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으며 그 명성 또한 관리자보다는 담당자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직무마다 성과에 따른 다양한 명성이 존재해야 하는데 아직도 조직은 한 종류의 명성, 타인을 지배하는 권력에서 나오는 명성만을 의지하고 있다. 이들의 해결책은 명성을 현상보다 세분화해서, 계단을 더 많이 만들어 명성을 얻을 수 있도록 해주라는 것이다.

 

직장은 다국적 제약회사였다. 직원의 상당수가 영업사원이었는데 이들 중 실적이 좋은 소수만이 팀장으로 승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실적이 좋은 영업사원이 반드시 유능한 팀장이 되지는 않았다. 어떤 직원은 팀장일 때보다 실무자일 때 성과가 좋았다. 그런데 팀장이 되지 않고서는 조직에서 오래 버틸 수가 없었다. 그래서 회사는 영업사원의 커리어 패스를 두 가지로 나누어 관리자의 길을 걷는 경우와 전문가의 길을 걷는 경우로 구상했다. 관리자의 길을 걷는 직원은 팀장, 본부장으로 승진해 영업담당 임원이 될 수 있으며, 전문가의 길을 걷는 직원은 MR(Medical Representative의 약자로 의학정보를 전달하는 전문가라는 뜻) – 프로 MR – 엑스퍼트 MR – 마스터 MR로 단계를 밟아 세일즈 전문가로 포지셔닝할 수 있는 것이다. 마스터 MR은 관리자는 아니지만 세일즈 전문가라는 명성을 얻고 회사로부터 일정한 보상도 받는다. 이제 영업 팀장이 되지 않아도 조직에서 자신의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위의 제안은 아직 구상단계에 머무르고 있지만 대단히 빠른 속도로 많은 조직에서 이와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정받고 싶은 자, 당신은 무죄다. 당신의 욕구는 인류의 현명한 철학자들이 인간의 본성으로 찾아낸 것이지 않은가? 당신은 그 욕구로 큰 성취를 일구어 낼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한 사람이다. 하지만 이것만은 염두에 두어라. 당신이 원하는 인정을 타인으로부터만 갈구하지는 마라. 세상은 변하고 있고 세속적인 출세의 의미가 이미 예전 같지 않음을 당신도 알 것이다. 당신은 구속 받지 않으며 당신의 방식으로 일하기 원하는 사람이다. 조직에서의 명성은 당신을 구속하고 그들의 방식으로 일하길 강요한다. 사회적 명성이 없이도 당신은 근사한 사람이다. 당신의 방식으로 당신이 소망하는 일, 열망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하라. 그러면 당신은 자신의 인정뿐 아니라 타인의 인정까지 거머쥐게 되는 날을 맞이할 것이다. 당신은 그 자체로 어디서든 돋보이는 사람이다. 명성이란 액세서리를 걸치지 않아도 여전히 매력적인 사람이다.

 

인정받고 싶은 자, 당신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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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2011.10.09 21:33:21 *.246.72.196
언니, 이번에 새로 했는데 중요성 테마가 3번째로 나와서 완전 깜놀.. 그동안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너무 커진 것 같다는.. 즉 그동안 인정받을 수 있을 정도로 잘 못 살아왔다는 것일수도.. 이번에 책 읽으면서 여러가지 씁쓸한 감정들이 찾아와서 힘들면서도, 한편으로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인정받고 싶은 자, 당신의 건투를 빈다. 저의 건투도 빌어주세염~~!!!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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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
2011.10.10 22:32:23 *.143.156.74
미나야, 너도 인정받고 싶은 자 였더냐?
내 책의 잠재고객이로구나.
그런데 칼럼 내용에서 봤겠지만 너무 남으로부터의 인정에만 목 멜 것은 없다.
지금처럼 꾸준히 네 길을 찾아 걸어가면 되지 않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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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갱
2011.10.10 09:17:46 *.166.205.132
내면의 자신으로부터의 인정, 가까운 사람으로부터의 인정으로
더 무게 중심을 옮기는게 의미가 있어진 세상.

타인의 인정만을 바라고 사다리 꼭대기에 올라가봤자
쉽게 조롱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세상.

아직까지 대세는 아니어도 그런 방향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요.
그런면에서 누님의 글은 시대를 앞서가는 글이자,
세상에 꼭 필요한 글임에 틀림없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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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
2011.10.10 22:33:13 *.143.156.74
와, 양갱의 응원에 기운이 불끈.
시대를 앞서가는 글, 세상에 꼭 필요한 글, 내 계속 써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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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11.10.10 20:01:56 *.128.229.161
마지막 단락 둘째 줄 '하지만' 이후를 너는 어떻게 하고 있느냐 ?  
네 책은 절반은 이 이야기 였으면 좋겠는데.  그래야 균형이 잡힐 텐데.  균형이 잡혀야  에우다이모니아가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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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
2011.10.10 22:31:06 *.143.156.74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머리로는 그리 생각하는데 문득문득 다른 생각이 들기도 하니까요.
제 책에 저의 이런 고민들도 들어가겠지요.
지켜봐 주십시오, 사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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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
2011.10.11 06:22:19 *.23.188.173
나는 책을 읽다가 '성취자' 테마의 내용을 보고 언니인가 했는데
왠지 일복이 터진 언니가 책의 예시로 나왔던
사라가 말한 신이 내려주신 불안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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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
2011.10.11 21:17:35 *.143.156.74
루미야, 돗자리 깔아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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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1 08:45:54 *.45.10.22
언니 나머지 강점은 뭔가요? 최상주의자나 초점 아니면 루미 말대로 왠지 성취자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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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
2011.10.11 21:19:36 *.143.156.74

내 강점은 <탐구심><행동주의자> <매력> <성취자> <초점>이라네.
사샤도 돗자리 깔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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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훈
2011.10.11 18:13:30 *.194.155.61
'단순한 욕망의 좌충우돌은 생에 대한 모독이다.'

획일적인 성공의 기준을 따라 달리고 있는 이들에게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는 휴식같은 책이 된다면...
단순히 휴식의 측면을 넘어 새로운 삶의 기준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책이 된다면...
그런 책이 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감히 해봐요.

누나, 칼럼을 읽고 저도 힘을 내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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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
2011.10.11 21:20:58 *.143.156.74
와우, 내 칼럼에 명훈이 덧글을 달아 주었네.
사실 내 첫 책은 나에게 주는 선물이지.
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담은 책이니까.
나를 넘어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도, 명훈에게도 힘이 된다면 영광이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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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2011.10.11 20:32:49 *.163.164.176
누가 니보고 죄졌다고 허디??? 넌 무죄여!! 
인정 받고 싶은 것은 어른이나 애나 다 마찬가지 아닌가벼.
당신 말대로 인정의 질이 중요허지.
어디서 인정 받을 것인가...우리는 그것 선택헐라고 지금 이러고 있는것 아녀??
당신은 똑똑허니께 금방 그것을 찾을겨...문제는 나여.
그래도...나도 무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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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갱
2011.10.11 20:46:17 *.166.205.132
정감있는 말투!
충청도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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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
2011.10.11 21:22:11 *.143.156.74
그려, 오라버니도 무죄여!!
오라버니도 똑똑한께 금방 찾을겨.
걱정말어.
우리 같이 가보는겨, 기운내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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