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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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긍심
위기의 시대일수록 다른 사람으로부터는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것처럼, 오직 자신만을 믿고 행동해야 한다. 해고, 구매 능력 상실, 질병, 불행, 생ㅌ체계나 건강 관련 재앙에 직면하여, 각자는 처음부터 남들이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자신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기준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지 않으며, 자신을 증오하지 않고 자신의 삶이 소중한 것이 되도록 부단히 노력하며, 반드시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다고 믿어야 한다. 요컨대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다.
스토리
우리 시대의 삶은 정보와 데이터로 넘쳐나고 있기에 강력한 메시지를 쏟아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디선가 누군가는 분명 당신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요소를 찾아낼 것이다. 또한 본지럭으로 설득, 의사소통, 자기이해 등은 훌륭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능력의 밑받침이다.
개인적인 이야기는 풍요의 시개에 더욱 기세를 떨칠 뿐만 아니라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풍요의 시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기 자신의 이해하고 삶의 목적을 찾기 때문이다.
놀이
웃음, 명랑한 마음, 게임, 유머가 건강 면에서나 사회적 성공 면에서 커다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증거들은 많다. 물론 진지해져야 하는 때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지나친 진지함은 사회생활에도 악영행을 미칠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풍요로운 삶고 망치고 만다. 업무적으로나 일상생활 면에서 마음의 여유를 즐길 필요가 있다.
2012. 12.
버스에서 내려서 커다란 건물을 올려다본다. 손끝이 차가워지는 것이 느껴지는 것을 보니 긴장하고 있는 거다. 심호흡을 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커다란 서점. 다른 이들이 토해 놓은 많은 책들이 모여 있다. 그리고 내 책이 있다.
천천히 서점 안을 걷는다. 가슴이 미칠듯이 쿵쾅거린다. 신간 코너를 기웃거린다. ‘화제의 신간’ 코너에 나의 아이가 누워있다. 서점에 누워있는 책을 보니 이제야 나의 글이 밖으로 나왔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좀 전까지의 쿵쾅거림은 많이 줄었다. 지난 일들이 스쳐 지나간다. 쉬운 시간들은 아니었다.나의 길을 찾기까지 나는 많이 방황했으며 아프기도 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을 통해 내가 알게 된 한 가지를 글로 엮어 냈다.
가만히 책을 들고 나에게 묻는다. “너는 지금도 그 책을 선물하고 싶으냐?” 대답대신 씨익 웃는다. 과거에 내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자신이 왜 아픈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밖으로 나와서 본 거리가 왠지 달라진 느낌이다. 내가 사는 세상도 어제와 같지 않겠지. 이제 나는 어제와 조금 달라졌으니까 말이다.
2021
오늘은 내가 청소당번이다. 일찍 나와서 가게를 쓸고 닦는다. 6개월 전 쯤 엄마와 차린 작은 커피숍. 여기가 나의 일터이자 사무실이다. 그동안 강의료와 책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우리는 이 가게를 차렸다. 커다란 가게는 아니다. 구석구석까지 우리의 손길이 미칠 수 있는 작은 가게다. 이 가게에는 커피가 있고 책이 있다. 한쪽 벽면에 나의 책을 꽂아두었다. 내가 일을 하기에 편하게 만들려는 의도도 있었고, 다른 이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하게 하는 배려도 있었다. 청소를 끝내놓고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가게에 앉아 책을 읽는다. 때로는 글을 쓰기도 한다. 나의 책을 읽은 독자들이 손님으로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지인들이 찾아오기도 하고, 강연을 부탁하러 오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일반손님들도 있다. 누가오든 나는 그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과 웃고 울고 떠든다.
한켠에는 피아노를 두고 연주하고 싶은 사람은 연주할 수 있도록 했다. 가끔은 지인들과 와인이나 맥주를 즐기기도 한다. 흥이나면 해금을 켜기도 한다. 방학때가 되면, 때로 시간이 나면 하은이는 여기서 알바를 해주기도 한다. 하은이의 친구들이 놀러오기도 한다. 그들을 위해서 쿠키와 차를 대접하기도 한다. 여기는 우리 가족의 사랑방 같은 가게다.
2026
와글와글한 공항의 한 복판에 우리 가족이 서 있다. 하은이와 나는 커다란 배낭을 메고 있다. 하은이와 나는 하은이의 20살 맞이 여행을 떠난다. 커다란 짐을 가진 여행이다. 우리는 함께 가고 싶은 나라를 설정하고 보고 싶은 것들로 여행을 계획했으며, 함께 필요한 것들을 나누어 담았다. 그리고 보다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서 여행을 간다. 세계 도처에서 다른 이들이 사는 이야기들을 들으러 떠난다. 때로는 의견 다툼이 있을 때고 여느 때처럼 토라져서 투닥거리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여행은 내가 무엇을 하든 하은이가 옆에 있음을 알게 하고 하은이가 무엇을 하든 내가 옆에 있음을 알게 할 것이다. 세상 많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위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할 것이다,. 그로 인해 나도 하은이도 각자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야함을 어느때보다 절실하게 느끼게 할 것이다. 내가 어떤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왔는지 어떤 설명보다 잘 알게 할 것이다. 엄마와 아빠의 당부가 길어긴다. 처음으로 심부름을 보내는 부모처럼 작은 것 하나하나 다 설명할 기세다. 조금 더 있으면 차 조심하라는 말까지 할지도 모른다. 힘껏 포옹을 하고 손을 힘껏 흔들며 헤어진다. 하은이가 이번 여행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모른다. 그것은 아마 나의 의도와 다를 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제 그녀는 20세가 되었고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기 시작해야 한다. 비행기에 앉아 안전벨트를 맨다. 자, 이제 또 다른 스토리의 시작이다.
스토리
나는 언제나 나만의 특별함을 사랑했다. 아니, 사랑하고 싶었다. 모든 이들은 평범하지 않고, 특별하다. 나 역시 그렇다. 나는 내가 가진 특별함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싶다. 언젠가 면접에서 지금 면접보는 일이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 나는 그 일을 좋아하면 된다고 말했다. 면접관은 내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듯 하다. 연락이 없었던 것을 보면. 언젠가 오빠는 세상에는 하고 싶은 일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이 있다고 했다. 나는 속으로 그랬다. 그렇게 나누지 말고 다른 기준으로 일을 나누면 되잖아. 모두가 해온 방법은 나에게 매력이 없다. 물론 내가 그 방법을 선택하는 순간이 있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언제나 나만의 방식이 매력이 있다. 내가 하고 있는 생각, 내가 선택하는 단어. 이런 것들이 나에게는 매력이 있다. 많은 이들이 나만의 방식으로는 세상을 살기 힘들다고 말했다. 세상에는 룰이 있고 그 룰을 지켜줘야 한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나는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나만의 방식으로 내가 즐거운 일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의 딸 역시 나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세상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 꿈을 꾼다.
세상에 태어나 죽을 때까지 나는 내 방식대로 말하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어느때는 세상의 관점과 비슷한 순간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순간도 있을 것이다. 상처를 받고 벽을 보게 되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생각이 변하게 되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언제나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선택할 것이라는 것이다. 생각이 변하는 순간 그것 역시 내 생각이 되고 내 방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꿈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언젠가 내 방식대로 살것이라는 것은 동화책에서나 나오는 그저 꿈같은 이야기일 뿐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나는 꿈을 꾸고 살아갈 것이다. 꿈은 이루어지는 순간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에 매력이 있다. 나는 꿈을 꾸고 언제나처럼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