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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7일 15시 21분 등록

서문- 나는 내가 너무 싫었다

 

“자네가 지금껏 아주 오랫동안 용서해주지 않은 사람이 하나 있어. 자네가 용서하는 마음을 갖지 못한다면, 자네의 남편, 아버지, 사람들의 리더 역할은 끝장난 거나 다름없게 될 걸세. 자네의 꿈을 현실로 바꾸어주고, 자네의 미래를 위해 도와주는 힘은 용서라는 걸 잊지 말게.”

 

데이비드는 놀라서 입이 떡 벌어졌다.

“그 사람이 도대체 누구 입니까? 밖으로 나가시기 전에 꼭 알려주십시오!”

 

대통령은 데이비드의 눈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더니 간단하게 말했다.

“바로 자네 자신일세. 자신에게 화를 내지 말게. 자네 자신을 용서하게. 그리고 다시 시작하게.”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 중>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인정하기 힘든 존재가 있었다. 그 사람만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해졌다.

‘어쩌면 남들은 최소한 하나씩이라도 가지고 있는 장점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못한 걸까? 환경적 요건이 부족해서 그렇다면 이해라도 하겠어. 뭐 부족한 게 있어야지. 해달라는 거 다 지원해 주시는 부모님이 계시고, 돈 벌어오라고 닦달하는 사람도 없는데 도대체 뭐가 모자라서 저리도 찌질하게 살고 있는 걸까? 정말 답답하다. 답답해. 예뻐할 구석이 있어야 예뻐하지.’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난 정말 내가 싫었다. 내가 나인 게 너무도 징글맞게 느껴질 정도였다.

 

중학교 이후로 학년이 바뀔 때마다 하는 똑같은 생각이 있었다. 그건 바로 지난 1년에 대한 후회였다. 변변한 친구도 하나 제대로 못 사귀고,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고, 뭔가에 집중한 적도 없고, 그저 아침에 눈뜨면 학교가고, 학교가 끝나면 집에 가고, 일주일에 몇 번은 과외를 받고 그게 전부인 내 일상이 숨 막혔다. 학생의 신분으로 해야 하는 공부를 열심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가장 컸다. 후회와 새로운 다짐을 하며 새 학년을 시작하지만 그 해가 끝날 쯤 내가 하는 후회에는 변함이 없었다.

후회로 가득한 삶을 산 나는 내가 하는 모든 것은 다 별거 아니라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모든 것에 자신이 없었고, 늘 부족한 것만 보였다. 내가 가진 모든 것들, 외모, 친구, 성격 다 부족하고 못 마땅하게 느껴졌다. 다른 이들은 모두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며 세상에서 당당하게 살고 있는 것에 반해 나는 무채색의 아무것도 드러낼 것 없는 보잘 것 없는 존재로 여겨졌다. 이런 생각이 강해질수록 타인에 대한 의식은 높아만 갔다. 어떤 행동을 하던 그 순간의 나에게 집중하기보다는 타인에게 어떻게 비춰질지가 먼저 신경 쓰였으며 그들 시선에 내가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 더 집중하였다. 타인을 향한 안테나를 곧게 세우면 세울수록 내가 가지고 있는 것과 타인의 것을 비교하게 되었고 그럴수록 나는 너무 작은 존재로 여겨졌다. 그럴수록 늘어만 가는 것은 한숨과 열등하다는 하다는 생각뿐이었다. 서른이 넘어도 후회는 늘 내 주위를 맴돌았다. 뭐 하나 잘했다고 느껴지는 게 없어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기 어려웠다. 아니,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이건 내가 아니라고, 진짜 나로 되돌려 달라고 하늘에 떼쓰고 싶었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눈뜨고 있는 모든 순간이 그렇게 보잘 것 없기만 했던 걸까? 정말 세상이 내 편이었던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걸까?’

그렇지는 않았다. 순간순간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함박웃음을 지었을 때도 있었고, 하늘을 향해 감사하다고 마구 외치고 싶은 그런 순간들이 내게도 분명 존재하고 있었다. 부정적인 것에만 집중하느라 마음 한 구석 소중히 담아놓을 수 있는 순간들도 충분히 즐기지 못하고 있었던 거다. 이제 나는 나를 작게 여김으로써 나타나는 여러 행동패턴들을 꺼내 보면서 그 중에 정말 한 순간도 긍정적이었던 순간이 없었는지 찾아보려고 한다. 그리고 나와 상황이 똑 떨어지지는 않지만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우뚝 세운 사람들의 발자취도 따라가 보고자 한다. 사람들의 입에 오래오래 오르내리는 인물들의 일생 전체가 핑크빛으로 가득 차 있지는 않다. 누군가는 이야기한다. 위인들은 역경에도 ‘불구하고’ 위인이 된 것이 아니라 사실 ‘역경 덕분에’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라고. 사실, 그렇지 않은가?

살면서 인생에 태클 한번 받아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사람마다 그 태클을 받아들이는 모습은 제각각이다. 그것을 도약판으로 삼을 것인지, 태클로 주저앉은 그 자리를 더 깊게 파들어 갈 곡괭이로 삼을 것인지는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내 삶에 가장 걸림돌이 되고 있는 열등감이라는 부정적 감정을 지금까지는 내가 주저앉아 있는 자리에서 더 깊게 더 깊게 파고 들어가 움직이게 하지 못하는 곡괭이로 사용했다. 어쩌면 용도는 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곡괭이를 지금 파묻혀 있는 자리를 파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자리를 옮겨 파고 들어갈 수도 있고, 조금씩 넓게 파 들어가 나의 영역을 확장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다. 내 삶에 단 한순간이라도 미소 짓게 만들었던 한 점이라도 발견하면 그 점부터 나를 새롭게 바라보고 인정하려고 한다. 그렇게 작은 점들이 쌓이면 나를 용서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엔? 흙을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곡괭이를 들고 ‘어디를 팔까?’ 생각해 보려고 한다.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비난하며 존재자체로 눈부신 자신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내 얘기를 들려주고 싶다.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보다 스스로가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 더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의 삶도 다시 살펴보면 순간순간의 빛남을 숨겨두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해주고 싶다. 그리하여 그들도 자신의 팬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목차

프롤로그 - 나는 내가 너무 싫었다.

들어가며 - 열등감을 말하다

 

비교

1.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2. 어떻게 표출되고 있나?

3. 다시보기 - 비교를 삶에 대한 욕심으로

: 비교를 끝내고 목표를 잡아본다면

4.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넘어가며 - 그 사람은 어떻게 극복했을까?

: 말더듬이 데모스테네스, 그리스 제일의 변론가가 되기까지

 

소극성

1.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2. 어떻게 표출되고 있나?

3. 다시보기 - 소극성을 신중함으로

: 주저하면서 계속 검토만 하고 있다면

4.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넘어가며 - 그 사람은 어떻게 극복했을까?

: 조선 시대 태어난 만덕, 여성의 한계를 뛰어 넘어 최고의 벼슬에 오르기까지

 

회피

1.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2. 어떻게 표출되고 있나?

3. 다시보기 - 회피를 열정으로

: 회피의 이유를 찾고 정면 돌파 한다면

4.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넘어가며 - 그 사람은 어떻게 극복했을까?

: 빈민층의 딸로 태어난 에바 페론, 온갖 역경을 딛고 ‘퍼스트레이디'가 되기까지

 

자책

1.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2. 어떻게 표출되고 있나?

3. 다시보기 - 자책을 책임감으로

: 모든 일에 책임지려 하고 있다면

4.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넘어가며 - 그 사람은 어떻게 극복했을까?

: 18세 불우한 입양아 신호범, 미 상원의원에 선출되기까지

 

좌절

1.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2. 어떻게 표출되고 있나?

3. 다시보기 - 좌절을 간절함으로

: 최악의 상황 다음에 기다리고 있는 것을 상상해 본다면

4.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넘어가며 - 그 사람은 어떻게 극복했을까?

: 22살에 무용을 시작한 마사 그레이엄, 현대 무용의 역사로 불리기까지

 

에필로그

이젠 난 나의 ‘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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