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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6일 11시 59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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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혹성 B601에는 바오밥나무라고 부르는, 잡념깡통을 매일 따 버리며 자신이 잡념총량보존의 법칙에 영향을 받는 사람임을 알았다. 밑 빠진 독에 물을 채우는 방법을 골똘히 생각하다 달마야 놀자 영화에서 항아리 채 강물에 던지라는 노스님 대사를 들었다. 콩쥐팥쥐 동화를 읽다가 콩쥐가 원님 잔치에 가도록 항아리 바닥에 웅크리고 엎드리던 두꺼비를 발견했다. 또 화분과 소쿠리, 체는 구멍이 있어야 제 쓸모대로 쓰이는 그릇임을 보고 깜짝 놀랐다. 구미호, 여우누이, 우렁 각시, 뱀파이어, 시티 오브 엔젤을 연민하며 아직 사람이 되지 못한 상태이지만 사람이 되려는 꿈을 가진 그들의 소망과 이 질문이 통한다고 느낀다.


서른다섯에 스스로 지은 이름 콩두는 ‘콩쥐의 두꺼비’에서 출발했다. 콩두사전의 동음이의어 덧붙이는 놀이를 좋아한다. 지금까지 찾은 건 5개다. 두 번째 뜻은 ‘콩닥콩닥 두근두근‘이다. 이건 Follow your bliss에서 따왔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를 알고 싶으면 가슴 뛰는 삶을 살라는 말을 여기저기서 읽었다. 무엇에 내 가슴이 콩닥콩닥 두근두근 하는지 잘 귀 기울여 들어보고 냅다 쫒아가겠다는 방향을 담았다. 세 번째는 콩자반과 콩고물, 된장간장의 콩두다. 콩 또는 콩으로 만든 음식은 맛있고 값싸고 만만하고 영양 많고 소화가 잘 된다. 농부가 콩을 심으면서 콩 한 알은 내가 먹고, 두 알은 니가 먹고 세 번째는 새와 짐승을 먹이는 이야기에 반했다. 네 번째는 콩새 두 마리다. 콩새는 참새처럼 작고 공원이나 숲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새이고, 텃새로 오인된다. 하지만 열 마리 남짓 무리를 지어서는 그 작은 몸으로 자신의 하늘길을 걸어가는 철새다. 콩새처럼 제 길이 무엇이든, 속도가 어떻든 작고 평범한 날개로 떠나고 완주하고 싶다. 그러고 난 뒤 어린 애들이 찧고 까부는 걸 콩새 두 마리에게 비유하듯 하하히히호호 유쾌하게 사는 게 인생 목표다.  

 

새벽 푸른빛 속에 일어나 진한 커피 마시며 모닝페이지 쓰고, 108배 한 다음에 해 뜨는 나무 아래에 몸을 두는 걸 몹시 사랑한다. 낮에 공립초등학교 특수학급 교사로 12년째 일하고 있다. 저녁에는 노을 속을 산책하길 좋아라 하는 마흔살 여자다.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8기연구원으로 1년간 고전을 읽었다. 

 

 

<천일간의 자기사랑> 목차 - 첨부합니다--->> 10월.첫책목차.hwp  

 

연구원에 오면서  쓰려고 작정했던 책입니다.

목차 1안 - 연구원 지원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버전

목차 2안 - 갈림길에서 길 찾기 버전

목차 3안 - 단일사례연구 버전 입니다.

담을 내용은 비슷합니다. 저는 2안이 마음에 듭니다.  

 

 

<나를 찾아온 사람들> 목차

 

10월 오프수업에서 제안 받은 것입니다. 5월 오프수업에서 발표한 '나의 신화' 이야기를 했거든요. 수업하면서요 제가 변신이야기에서 젤 좋아한 건 메데이아 신화였고, 나의 신화로는 야생의 자신을 찾아서 살아보는 프로그램이 있는 카페 주인을 썼어요.  저는 메데이아와 공통점은 없어요. 갑자기 사부님이 "너 그걸로 써보지 그러니?"하셨어요. '제가 어떻게 그걸 써요? 저는 못해요.' 구겨진 얼굴로 속으로 생각을 하는데 가슴이 막 뛰었어요. 아, 챙피하다. 좋아하는 여자가 나타났을 때 발기되는 남자들 기분이 이럴까 했어요. 이걸 제가 할 수 있다고는 아직 생각이 안듭니다.  

 

이래 놓고는 아직 배지도 않은 아이 작명부터 하듯 카페 이름을 cafe M. 이라고 지어봤습니다.  M으로 시작되는 영어이름 하나 갖고 싶은 오래된 소망을 제가 갖고 있고요, 또 하나는 다양한 의미를 담을 수 있어서 입니다. myth, mist, me story, middle, magnum......이것 역시 갈림길에서 길을 찾아서 자기 답게, 생긴 꼴대로 살려는 이들의 이야기이니 같은 종류의 것이구나, 근데 표현방식이 다르구나 싶습니다. 우리 안의 어떤 것은 하루 3번 유한락스와 옥시크린을 모든 음식에 양념해 장복해도 표백, 궤멸, 박멸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게 나의 신화, 타고난 야생의 부분이지 않을까? 이걸 쓰자면 신화에 대한 책을 달달 외우도록 읽어야할 것 같습니다.  

 

연구원에서 슬라이딩 세이브를 하면서 읽어온 책들에서 안타까운 이들이 있었어요. 이런 사람들입니다.  

 

<변신이야기>의 메데이아가 자신의 힘을 가지고 누구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류나 자신의 꿈을 위해서 살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적어도 복수심때문에 아이와 남동생을 죽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오딧세이아>, <그리스비극>, <파우스트>의 헬레나는 이뻐서 이리저리 모셔지는 것 같은데 그녀 자신은 어떨까?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의 아리아드네는 아부지가 소를 타고온 여인의 아들 미노스왕인데 엄마가 낳은 식인괴물 형제를 죽이는 이방인을 실타래를 주어 거듭니다. 그녀가 선택한 이는 영웅이었지만 그녀 스스로 집안의 고통을 개선하고 싶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삼국유사>의 호은사 처녀와 난도징의 호랑이 여인들이 죽거나 산으로 돌아가지 않고 인가에서 잘 살아내는 방법은 뭘까? 웅녀할머니는 환웅 남편과 우수한 유전자의 단군급 자식을 낳아 기르면서 소원성취한 후에 부작용을 겪진 않았을까? 주민번호 1과 2을 바꾸는 이들도 평생 호르몬 치료를 받아야하는데 이 여자는 종간 이동을 했거든요. 학교에서 아이들과 동화 자기가 결혼한 여자가 한 동이 민물에 매일 몸을 담궈야 하는 우렁각시인줄 알게된 남자는 어떤 포기를 할까? 프시케가 촛농을 떨어뜨려 멀리 가버린 남편 에로스를 찾아 먼 길을 간 것처럼 북극곰, 뱀과 결혼한 여자들도 어려운 시험을 이겨냈습니다. 그녀들이 터득한 노하우가 있지 않겠나? 이건 그 여자들이 아니라 남자들의 입장에서 살펴보고 싶습니다. 그 남자는 엄니 가진 곰과 변온동물 파충류 본성을 가지고 넥타이를 매고 아침마다 출근 전철을 타고 있겠죠. 한편 경수가 끊어진 뒤 하늘에 빌어서 아이를 낳은 할머니(이삭의 어머니, 구렁덩덩 새선비의 어머니...)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 아이들이 하나같이 부족하거나 위험합니다. 그녀들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을까? 상상해봅니다. cafe M.에서는 나의 신화 이야기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키르케는 오딧세우스를 놓치고, 스퀼라를 만든 마녀는 남자를 사랑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그가 마음에 둔 여자를 괴물로 만들어버립니다. 저 마녀들만 모아서 사랑과 연애에 대해 상담해주는 상대가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방면 저개발국인 저는 아닙니다. 여우누이와 캣우먼은 붉은 생 살코기를 좋아하는데 숨쉴 틈을 주고 맘껏 사냥하는 활동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여우누이는 제 식구들을 절단내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이 줄 수 있는 이득 세 가지는 동화나 이야기의 형태로 나의 신화를 탐색해볼 수 있고, 자기 신화를 따라 살려는 사람들을 곁에서 지켜보는 이들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해 볼 수 있고, 카페 주인장의 이야기에서 어떻게 사람들이 자기 안의 신화를 찾아나가면 좋을 지 말해놓은 걸 찾아서 연구해 볼 수 있습니다. 근데 누군가의 신화를 알아보는 것은 정신과의사나 전문적인 이들의 몫이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뭐 그냥 아이디어니까요. 브레인 스토밍.     

   

 

한 줄로 표현하기 : 자기 신화를 찾아 살아가는 것에 대한 어른이 동화       

  

목차

 

1. 신메데이아전

2. 헬레나 통사

3. 호랑이 두껍을 쓴 여자

4. 여우누이와 캣우먼의 브런치

5. 웅녀의 딸들

6. 우렁각시 남편의 가화만사성

7. 아리아드네의 DIY

8. 북극곰 남편과 사는 매뉴얼

9. 뱀 남편 적응기

10. 폐경 후 아이 낳기

11. cafe M.

12. 마녀들의 연애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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