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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1일 11시 39분 등록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여왕의 교실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이 드라마는 착한 사람에겐 끝내 복이찾아온다는 즉, 사필귀정, 권선징악이 현실에서는 다를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아이들에게 냉정하게 알려주고자 하는 선생님과 그 선생님에게 맞서 대항하며 정말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믿고 그것을 증명하려는 아이와의 힘겨운 사투를 다룬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 정의란 과연 존재하는가? 아니면, 그것은 역시나 동화 속에나 등장하는 이야기이며,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인가?

 

나 역시, 40여년 가까이를 살아오면서 내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꼭 간직하고 싶고 고수하고 싶은 가치는 진정성 즉, 진실된 삶이었다. 어릴 적부터 나는 “진실은 통한다, 고로 진실하게 살자!”라는 모토를 삶의 좌우명으로 삼고 살았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러한 나의 삶의 가치관이 흔들리게 되었다. 내가 40년 가까이를 옳다고 믿어온 나의 가치관이 나의 착각(?) 아닌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나는 현실의 불편한 진실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정의란 무조건 진실하다 솔직하다고 그것이 옳은 것이 아니라, 모든 것에는 적절한 타이밍과 상황적 판단에 대한 고려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훗날을 도모하기 위하여 당장의 수모를 감수했던 ‘한신’과 같은 현명한 처세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에서부터 진정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과연, 진정성의 의미는 무엇인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서는 궁형에 처하는 굴욕을 겪게 되더라도 또, 임금에게 직언하여 사약까지 받게 되더라도 소신 있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인가? 하지만, 역사를 보면 그것은 결코 옳지도 또 현명한 자세도 아닌 것 같다. 모든 것에는 가장 중요한 타이밍이라는 것이 있고, 상황에 적합한 상황적판단이 고려되어야 한다.

 

무조건 자신의 의지와 뜻만을 믿고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하는 것은 때로는 신념 있고, 용기 있는 행동일 수 있으나 어떤 면에서는 아둔하고 어리석은 행동일 수도 있는 것이다. 내가 내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우선은 힘을 길러야 하며, 그 힘이 쓰임을 받기 위해서는 나를 알아줄, 내 쓰임을 알아줄 사람에게 우선 인정을 받아야 할 것이다. 아무리 나 혼자 나의 옳음을 부르짖는다 하여도 들어줄 귀가 없고 공감해줄 마음이 없다면 그것은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는다.

 

나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전략이 필요하다. 그 전략은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知彼知己百戰不殆라는 말처럼 우선 상대방을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상대방을 살피고 그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먼저 보고 그 사람에게 맞는 맞춤형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가 군주이건, 상사이건, 친구이건, 아니면 배우자이건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무엇을 요구하기 전에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읽어내고 그에 맞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교활한 책략가가 아니라 이 세상을 살아가는 현명한 지혜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타이밍을 고려하되 잊어서는 안될 것이 있다. 그것은 자신의 내면을 밝혀주는 등불과 같은 가치관일 것이다. 그 가치관이 어떤 이에게는 소신’, 어떤 이에게는 정의어떤 이에게는 신념나에게는 진정성이다. 그러한 가치관의 등불을 꺼뜨리지 않고 상황에 맞춰 대응하는 한 나의 불꽃은 흔들릴지언정 꺼지지 않으리라. 내가 나 자신으로써 세상에 인정받게 되는 그 날 나는 비로소 내 안의 등불을 꺼내어 세상을 환히 비출 수 있으리라. 그때까지는 내 안의 그 불꽃은 스스로 잘 타오를 수 있도록 잘 보살피되 내면에 감추어 두도록 하자.

 

IP *.91.1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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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1 12:02:33 *.226.201.12
유난히 반가운 글! ^^

살면서 더더욱 절감합니다. 세상에는 생명의 수 만큼이나 다양한 진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마도 코끼리의 전신을 인식하기엔 우리 감각기관의 용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본 진실을 의심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각자가 품은 1/N 만큼의 진실을 힘껏 갈고 닦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여기 살아있어야하는 이유는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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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1 15:33:22 *.91.142.58

'유난히'라는 단어가 확~~꼿히는 군요!

 

담부턴 "꺼진 불도 다시 본다"라는 전략으로다가~ㅎㅎ

 

칼럼도 기회되면 다시 보완하도록 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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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1 20:24:33 *.62.175.7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하나를 들어주면 또 하나를 바라는... 계속적인 요구에 No라고 이야기 하는게 맞는지 Yes 라고 이야기하는게 맞는지. 다만 뭔소리를 들어도 즉시 y/n를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잘하고 있는건지... 계속 주변을 살피며 한발자국 또 한발자국 딛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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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1 22:29:47 *.50.96.158

세상의 이치라고 얘기들 많이 하는데 그 이치라는 것이 뭘까?.

시대에 따라 변하는 가치관.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한 것들이 지금은  아무 거리낌없이 받아들여지지. 2000년전에도 선과 악, 정의과 부정 등이 존재했었지. 역사는 그렇게 대립적인 요소들이적절히 혼합되어 굴러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야. 선만 있는 세상, 성실함만 있는 세상, 너무 재미없지 않나. 사기 치는 놈, 당하는 놈, 우직한 놈, 간사한 놈들도 있어야 세상은 돌아가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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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1 22:42:47 *.94.41.89

누난, 사기열전에서 '한신' 이야기에 꽂히신 거에요? 전 한신 관련해서 무찔러 드는 글귀를 하나도 못찾았네요. 핫핫. 

구본형 선생님이 필살기에 적었던 것처럼 우리모두 필살기 하나는 갖고 있어야 할 것 같어요. 언젠가 때가되면 불을 피워 세상을 밝혀주세요. 거의 캠프파이어 급으로다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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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2 09:36:49 *.50.65.2

세상에 치이고 쓰러지고 찢기면서 몸소 얻은 소중한 경험이

진희의 내면을 밝혀주는 등불로 자리잡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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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2 23:13:13 *.58.97.22
와우~깨달음의 열매가 필력이랑 경험,그리고 사기 인용이랑 제대로 버무려져있는...나비야 이 글 정말 최고야. 쑥쑥 빨려든다. 사부님이보셨으면 칭찬&흐뭇하셨을듯... 캡짱! 고민과 진정성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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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3 08:42:14 *.152.83.4

상대를 안다는 것은 무척 중요한 처세이긴 하나 자칫 오해를 받기 쉽지요.

정말 필요한 것은 나의 내면의 중요성이 아닐까 싶어요.

예전과 달리 지금시대는 살고 죽음의 문제가 타인에 의해 좌우되기보다는 나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이 많으니

진정성을 가지고 내가 지향하는 바를 찾아가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패밀리3 막내의 글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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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9 12:14:35 *.91.142.58

선배님,

 

바쁘신 중에도 피드백 주심에 감사드려요.

 

선배님 말씀대로 중요한 것은 '나 자신, 나의 내면'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저의 내면을 탐구하는 길에 패밀리 3 선배님들의 많은 코칭 부탁드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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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6 05:00:03 *.132.184.188

잠깐 들러 봅니다.

라비님 글이  작년과 비교해 많이 정선 됐어요.

이제 필력이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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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9 12:12:06 *.91.142.58

우~와!

 

번개 언니~^^

여기서 뵈오니 새삼 더욱 반가와요!

더운 여름 건강히 잘 지내시죠?

우리 선선한 바람 불 때 즈음 우리 단군 7기 벙개 함 해요 ^^*

 

글구 칼럼 글 종종 들러서 비평도 해주세요.

고맙습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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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6 22:34:16 *.222.10.111

배움을 벗고 느낌을 일깨워 나누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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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7 05:51:02 *.35.252.86

배움을 벗고 느낌을 일깨워 나눈다? 그게 뭐지?? @.@

어캐해야 하는 건가요??

쫌 구체적으로 알려주심 좋을텐데 ㅎㅎㅎ

난 빨간펜 선생님이 필요하단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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