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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14일 10시 26분 등록

사랑하는 토요일

 

 

오렌지쟈스민 꽃이 피었어요. 여름내 기다렸던 오렌지쟈스민 하얀 꽃이 이 아침에 드디어 피었다고, 향이 풍선처럼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고, 끝내준다, 기똥차다, 죽인다, 작살난다 이런 식상한 단어 말고 최상급을 의미하는 말로 산뜻하고 빛나게 자랑자랑하고 싶습니다. 음성지원 되는 움직이는 느낌표가 한 다스 필요해요. 쿵 하고 대갈통을 냅다 후려갈기는 조실스님의 지팡이같은 거 말고요 귀여운 걸로요. 내가 날라리가 되어 호들갑 떨고, 무동이 되어 춤추고, 폭죽이 되어 축하하고 싶어요.  

 

꽃이 약해서 어어어 하다 보면 흔적 없이 사라질 겁니다. 내년에나 다시 만나지겠지요. 꽃이 지면 분갈이를 해주어야겠어요. 지금은 두 그루가 같이 심겨져 있어요. 나눠서 심어야겠어요. 하나는 집에 두고 한 그루는 직장에 두어 기를 겁니다. , 안되겠어요. 내가 포기를 나눠서 분갈이 하는 실력이 안되거든요. 그리고 오렌지자스민이 어떤 흙에 깃들기를 좋아하는 지도 모르구요. 단골 꽃집카페에 갖다 주고 돈 주고 분을 갈아오겠어요. 그런데 진다는 단어는 슬프면서도 아름다와요. 그 느낌을 살구나무가 가르쳐주었어요. 그 날 새벽 엄마가 아침쌀을 씻는 동안 나무를 보러 나섰어요. 순정이네 할매집에 세들어 살던 학교 선생님 딸램이한테서 주황색 샌달을 얻어신은 때였으니까 열 한 살이었을 겁니다. 눈꼽과 까치집을 인 채였어요. 밤새 비바람이 불고나면 숲의 나뭇가지들이 수북하게 땅에 떨어져 있고 물이 불어서 도랑이 아슬아슬 콸콸거리는 게 신났거든요. 들여다보면 나를 빨아들일 듯 무서우면서도 끌렸어요. 폭풍 가운데 서서 비와 바람과 천둥과 번개를 목격하고 싶어서 문풍지 안쪽 방에서 들썩거렸지만 나는 용기가 없었어요. 후일담이나 목격하려고 줄레줄레 뛰어가다가 골목에서 하늘거리는 꽃잎을 다 잃은 살구나무를 만났어요. 아니 꽃그늘만큼의 하얀 동심원을 보았지요. 딱 멈춰섰어요. 마음이 아팠어요. 지는 건 슬프고 아름답다는 걸 알았어요. 꽃잎도 목숨도 말입니다.

 

7월에 방학을 하면서 교실에서 키우던 저걸 들고 왔어요. 꽃 필 시기였거든요. 7,8월에 하얀 꽃이 핀다는 후피 향나무하고 같이 들고 왔어요. 여름 내내 아무렇지도 않더니 9월이 되어서 꽃이 보이네요. 하긴 더위와 우기를 견딘 것만도 대견하지요. 후피 향나무는 꽃이 아직 안 피었어요. 목향이라고도 부르는 후피 향나무는 교실에서 겨울을 날 수 있는 나무가 없을까나 검색질을 하다가 알아낸 것이예요. 남부지방에서는 노지월동이 되는 정원수라니 어쩌면 교실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겁니다. 아직 겨울을 안 나봐서 모르겠어요. 학교에서 일하는 동안 내 교실에서 길러보고 싶어요. 딸을 낳으면 시집갈 때 가구를 만들 오동나무를 심었던 옛 사람들처럼 내 울 안에서 나무를 기르고 싶어요. 집에서도 기르고 직장에서도 기르고 싶어요. 경력이 늘면서 나무들이 자랄 테지요. 우리 교실에 유리창을 깨고, 물건을 집어던지는 공격성을 가진 아이가 오지 않아야 가능한 꿈이겠지요. 내가 나무와 식물을 좋아하는 줄 알아주고 직장에서 기른지는 3년째 인데요 아직까지는 그런 아이가 없었어요. 처음엔 킹벤자민이나 자작나무를 생각했어요. 카페에 가면 많이 있는 나무말이에요. 킹벤자민은 더운 지방이 고향이라 겨울방학을 보낼 수가 없어요. 겨울마다 그것들을 실어오려고 용달차를 부를 수는 없고요. 자작나무는 너무 크게 자라요. 해마다 가지를 쳐서 제 생긴 대로 못자라게 하거나, 서늘한 평원에서 자라던 걸 꽉 막힌 교실에 가두고 싶지 않아요. 미안하잖아요. 그렇다고 조화를 두고 싶지는 않아요. 조화는 살아있는 나무와 풀꽃에게서 느껴지는 생기가 없어요. 자작나무숲은 시베리아횡단열차 안에서 털모자를 쓰고 언젠가는 보게 될 겁니다.

 

이건 <비즈니스맨을 위한 아티스트 웨이> 책에서 힌트를 얻었어요. 개인에게 풍요로운 느낌을 주는 소품들을 두어 직장을 개인화하는 것은 편안함과 개성, 존재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는 말이 나와요. (187) 서류가방에 들어가는 스케치북 겸 다이어리 겸용의 가죽공책을 산 변호사는 회의 전에 그림을 그린다 했어요. 냉정한 기업전사인 어떤 남자는 카메라를 넣어다니며 일과 관련된 저녁식사나 회의 전후를 찍는다네요. 비지니스 감사편지를 멋진 카드에 손글씨로 쓰고, 어떤 건축가는 멋진 오디오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건축도면을 그리기도 하구요. 식물에 대해서는 내가 존경하던 분도 이렇게 하시더군요. 30년간 가지고 다닌 화분이 있다고 했거든요. 게발선인장이었어요. 그분은 교장이어서 교장실이 따로 있어서 가능했는지도 모릅니다. 다른 직장도 마찬가지겠지요. 개인 공간을 가지는 것은 직급이 어느 정도 올라가거나 관리자급이 되어야 가능할테지요. 교사가 관리자가 되려면 최소한 30년은 걸립니다. 교사들이 식물을 선물받는 경우는 승진했을 때지요. 교감이나 장학사로요. 교사들이 수업을 안하고 개인적으로 방을 가지는 것은 교장이 되면 가능합니다만 사실 초등학교 교사는 아이들이 돌아간 후에는 개인 사무실이 있는 셈이거든요. 나는 평교사로 식물을 사유합니다. 학교 예산은 한 푼도 안써요. 내 돈으로 식물을 사서 교실에서 기릅니다. 이천원 주고 산 테이블야자, 만원 주고 산 문라이트를 1년 잘 기르면 제법 자랍니다. 그동안 고것들을 쳐다보며 느낀 기쁨의 양은 어마어마합니다. 화분은 쓰레기 모아둔데서 주워오는데요 이게 계속 맘에 걸려서 요즘에는 사고 있어요. 아이들에게도 좋은 공기와 시원한 눈맛을 준다고 생각해요. 진실을 말하자면 순전히 저 좋자고 하는 일입니다. 관리자들이 이런 행동을 눈감아 주기를 바랄 뿐이예요.

 

오렌지쟈스민과 후피향나무를 집으로 실어오려고 차가 한 번 출동했었지요. 식물을 실어가는 건 토끼의 간을 옮기는 것과 비슷해요. 여름방학식날 그의 차가 주차장에 기다리고 있었어요. 사소한 나의 기쁨을 그가 알아주는게 방학식 효과에 더해져 제 마음은 둥실 했어요. 교실에서 키우던 식물 중에서 한 달간 그냥 두어도 살 만한 것 말고 몽창 실어왔어요 남긴 것은 알로카시아, 계화, 동백, 페페, 테이블야자, 군자란, 꽃기린, 허브로즈, 할미꽃이었어요. 알로카시아는 토란처럼 생긴 넓적하고 시원한 잎을 몸통에서 10센치 남기고 다 싹둑 잘랐어요. 통기가 안되면 벌레들이 들끓을 거라서요. 직광이 들지 않도록 블라인드를 내리고, 숨통이 트이게 순찰하는 분한테 안들킬 만큼 창문을 올려두었어요. 내가 너를 사랑하여, 가두어 길렀더니 너는 목이 길어지고 웃자랐다는 시인의 애린같은 그들을 안에 둔 채 나는 납치범처럼 번호키로 문을 잠갔죠. 스톡홀름신드롬을 겪으며 저 식물들은 여름방학 내내 보이지 않는 나를 계속 사랑했을라나요? 트리안, 율마, 너도부추는 물을 많이 먹어서 데리고 왔어요. 젖먹이는 안고 가고, 서너살이어서 할머니가 떠먹여주는 밥을 받아먹을 수 있는 큰아들은 두고 개가하듯이요. 율마는 지랄맞다고 욕하면서도 햇빛과 바람과 물을 주려고 하다 보니 애지중지하게 됩니다. 우는 아이 젖주고, 요구 심한 사람에게 적극 협조하고 잠잠히 성실한 사람을 논공행상에서 누락시키기 쉬운 불공평한 성향이 나에게 있습니다. 나의 사랑은 편파적이고 세밀하지 못합니다. 아이들 중에서 혼자서 잘 하는 아이보다 적극 요구하거나 아픈 아이에게 관심이 더 가게 됩니다. 활짝 핀 꽃에 눈이 가듯이 사랑을 많이 받은 아이에게 저절로 웃는 얼굴로 향하게 됩니다. 물이 높은데서 낮은데로 흐르듯 마음은 편안하고 환한 데로 가는 듯 합니다. 한편 여자아이를 돌보는데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런 어른들을 욕하는데 나도 그러다니요.

 

홍상수 감독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을 네이버에서 다운받아서 보고 나서 거기에 나온 음악을 듣고 있어요. 노을이 지는 남한산성에서 깃발이 날리는데, 아무것도 잃고 싶지 않은 남자가 울면서 듣던 그 음악 말이에요. 베토벤 7번 교향곡의 2악장 중 한 부분인가 봅니다. 나는 음악에 대해 잘 몰라요. 영화 속에서 듣던 것만큼 좋지는 않은 듯 해요. 이야기가 장면과 음악을 빛나게 하는 듯 합니다.

 

토요일 오전, 평일 같으면 위벽이 녹도록 위산을 벌컥벌컥 내면서 동동동 내달렸을텐데 헐렁한 옷을 입고 집안에 앉아서 하고 싶은 일을 합니다. 오늘은 그가 야근이라 혼자 있습니다. 코고는 소리가 그리워집니다. 저 쪽 방에 있었으면 일어나서 문을 열고 잠깐 들여다보고 왔을 테지요. 마음이 헤맵니다. 나는 다운받아둔 다른 영화를 틀다가, 변경연 홈피의 다른 글을 읽다가, 구운 김을 꺼내서 한 장씩 먹다가 오락가락합니다. 절은 하기가 싫습니다. 비가 와서 면이 땡겨요. 라면을 끓여서 열무얼갈이김치와 먹었어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 충만한 상태네요. 학교 아이들을 생각해요. 40분동안 8번 이상 일어나는 과잉행동을 달래려고 나는 좌르륵 쏟아지는 알갱이가 있는 장난감을 줬지요. 수업에 방해가 되는데 그걸 참고 계속 말하려니 두통이 생겼어요. 모래시계 같은 걸 줘볼까? 소리는 안 나니까. 소변실수를 많이 하는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아이를 건드리고 나를 꼬집는 아이는? 급식실에서 아이한테 꼬집히는게 부끄러워요. 나더러 무능한 교사라고 할까봐요. 모든 것이 수업을 재미나게 하지 못하고, 준비가 부실한 나의 탓이라 생각해요. 이번 주는 마음 불편한 일이 두 가지 있었어요. 하나는 강사관리를 잘 못한다고 상사에게 혼나고 공개수업 2개의 지도안을 내야하는데 막막한 거였어요. 또 하나는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하라'는 말을 듣고 섭섭해진 거였어요. 

 

내 경우에는 대부분의 무거움은 일보다는 인간관계에서 와요. 마음이 불편하면 일을 잘 못해요. 늦게까지 남아있었지만 아무것도 못했어요. 분갈이만 여러 개 했어요. 집에 와서는 기진맥진해서 바로 잠들었어요. 지금은 새벽 2시간동안 글을 써서 책을 내는 시기라기 보담 직장에서의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데 우선순위를 더 두어야하지않나? 그런데 내가 만약 책을 내면 직장 사람들은 '근무시간에 할 일 안하고 딴짓했다'고 볼랑가요? 그는 변화경영 관련해서 16년간 직장에서 가장 열정적인 직원이었다고 했지요. 필살기는 직장의 직무를 다루는데서 연마되어야 한다고 했지요. 나는? 나는? 나는? 교사인데 수업과 업무에서 자신감이 없어요. 10년 이상을 일했는데요. 이건 당최 수치스런 일상입니다.

 

토요일 오전, 혼자만 있는 시공간으로 이런 것들이 넘실넘실 무단방류됩니다. 최고수위를 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 나는 불안과 출렁임을 없애기 위해서 내 안에 든 것에게 먹이를 던져주는 기분으로 이것저것 좋아하는 것을 제공하며 달래려 듭니다. 이 불안을, 이 출렁임을, 이 흔들림을 없앨 수도 치유할 수도 없지 않겠나, 아이들의 장애와 싸우지 않겠다고 한 것처럼 나의 특성도 제 멋대로 뻗치도록 두면서 할 일을 해 나가는게 중요하지 않겠나? 흔들리면서도 갈 길을 가는 게 중요하지않겠나? 중얼거리며 한 페이지만 쓰자고 하면서 이걸 쓰네요. 이럴 때 나는요 뒤죽박죽된 산더미 같은 곡식무더기 앞에 퍼질러 앉아 있는 프쉬케와 콩쥐 같습니다. 그리고 돛대에 달려서 싸이렌의 소리를 듣고 지나가는 오디세우스 같습니다. 귀를 막고 노를 저어 협곡을 빠져나가는 성실한 일꾼이 나의 한 부분에는 있어야 죽지 않지요. 과잉행동이나 불안과 싸워봐야 성욕과 소떼에 대항해 싸우듯 허망한 일이니까 운동을 하고 몸을 움직이는 걸 하고, 또 손을 조작하는 걸 하도록 하면서 어쨎든 할일을 해나가야 하는 거 아니겠나? 정해진 일과를 해야하지 않겠나?  이것을 아이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까? 그러니까 나에게 모닝페이지나 108배, 그리고 타이핑 같은 일과가 안전기지가 되어주듯 나의 수업이 그 아이들에게 안전기지가 되어주어야 하지 않겠나? 머리만 복잡해요.

 

빗소리가 좋아서 음악을 껐어요. 오늘 산에는 못갈 지도 모릅니다. 비가 이렇게 오고 있거든요. 바위는 미끄럽겠지요. 이건 어떻게든 길 나서지 않으려는 나의 저항과 핑게입니다. 저녁에는 집들이에 가겠지요. 유부초밥을 쌀까, 영화를 보러갈까 이런저런 궁리를 하는 토요일 오전의 여유가 진짜 유부초밥이나 영화보다 더 맛있습니다. 토요일 이 시간이 제일 좋습니다. 토요일의 싱그러운 기운이 다 사라지기 전에 창조적인 휴식을 위해 길떠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안 그러면 뻔하거든요. 쉬기 위해,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먹고 자고 빈둥거리며 질낮은 휴식을 하겠지요. 질질 끌면서 불완전연소되는 휴식. 칼럼을 2주째 올리지 못했거든요. 바빴다기 보담은 사양낮은 저의 시스템이 다운 될랑말랑 끼릭끼릭 수동운행 하다가 복구되고 있어요. 쓰고 나니까요 싸안고 전전긍긍하는 나한테 와서 "집에 가자. 니가 좋아하고 잘하는 과목과 활동을 생각해봐라. 그리고 이 반 아이들은 주의집중 시간이 짧고 활동적이니까 활동적인 프로그램을 짜라. 좀 찾아다니며 물어라" 결정적인 힌트를 주었던 선배의 말이 생각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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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14 22:30:13 *.65.153.130

댓글 1등 찍습니다. 콩두선배 글을 보면 저는 왜 창세기에 나오는 하느님의 마음이 떠오를까요? ^^ 생애 처음으로 화분하나 키우고 있는 저에게 콩두선배 집은 에덴동산으로 느껴집니다. 윌리암 폴 영의 소설 '오두막'에 나오는 성부의 손에 든 모종삽이 기억나면서 미소 지어 봅니다.방금 마신 맥주캔을 다시 바라봅니다. 맥아와 홉을 길러내신 하느님께 찬미를!!^^ (깔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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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15 19:26:45 *.153.23.18

창세기 내용이 궁금하여 네이버를 쳤어요.

저는 '보시기에 좋았더라' 한 문장 떠오릅니다.

모종삽을 든 신의 모습 제가 무척 좋아할 것 같습니다.  

레옹 화분 잘 키우시구요. ^^

(저기요, 콩두선배보다 콩두씨나 콩두님으로 불러주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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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16 16:39:52 *.50.65.2

콩두님~~~


관리자는 말 그대로 관리하는 일이니

무슨 말인가 해줘야 한다고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지요.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고

 관리자가 무심코 던진 말에 머리싸매지 마시어요.


학교 교문을 나서는 순간

자~~유~~인으로 살아요. 저는

제가 가르치는 일을 한다고 하면 다 깜놀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주업이 뭐고 부업이 뭐고가 없어요. 

닥치는 대로 하거든요. 

그냥 우리 즐기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자구요.


삶은 너~~~~ 무 짦다는 것을 가을 단풍을 볼때마다 느끼는데요.

콩두님께 데이트 신청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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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18 09:47:25 *.153.23.18

저는 학교와 학교 밖의 내가 분리가 잘 안됩니다.

다 연결되어 있어요. ㅠㅠ

추석 명절 잘 보내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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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3 22:52:04 *.39.145.41

콩두님,

전 위에 칼럼을 읽다가 아, 콩두님 오렌지자스민 축하해야겠구나 했습니다.

그러다가 콩두님이 제게 선물한 화분이 무엇인지 알았죠. 콩두님이 나를 아주 많이 생각하고 사랑한다는 걸. 


저도 오렌지자스민 5년넘게 키우고 있어요. 꽃은 여름이 아니고도 조건이 맞으면 계속 펴요. 붓질로 열매맺게 해주세요.

열매를 달고 있는 동안은 꽃이 안피지만... 그래도 .....


채송화-1.JPG


채송화-2.JPG


채송화-3.JPG


그래서 사진 찍어둔 걸 모두 찾았습니다. 우리집에 막 왔을 때는 2~3송이 꽃이 피던 것이, 나중에는 점점 더 많아졌고, 추석 전에는 10송이가 피었습니다. 무척 예뻐요. 

콩두님이 제게 아침마다 기쁨을 주려고 이걸 주셨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계속 칼럼을 읽다가.... 콩두님이 참 외롭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누구랑 같이 있을 때는 콩두님은 별로 말 안하잖아요. 그런데, 글에는 말이 마구 넘쳐요. 그래서 저는 처음에는 소녀가 말하듯이 읽었어요. 계속 읽다가 콩두님의 목소리로 칼럼을 읽게 되었는데, 그게 이상하더라구요. 이렇게 말을 하시는 분이 아닌데..... 아~ 콩두님은 글을 쓰는 게 약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측은한 마음이 들었어요. 사부님께서는 외로운 인간이 글을 쓴다고 하셨는데, 그게 때로는 위로가 되는 말이기도 하지만 저는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저는 가끔 그림이 진정제나 진통제 역할을 해요. 그런데 오늘 읽은 콩두님 글이 꼭 진통제처럼 아팠어요. 


그래서 많이 미안해요. 

그리고, 또 고마워요.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으시는데, 아이들이랑 같이 키우실수도 있을 듯 해요. 그런데, 아이가 콩두님의 식물을 해칠지도 몰라요. 

저는 화가 나면, 화를 난 상대가 제일 아끼는 것을 부숴요. 혹시 저처럼 어떤 아이는 그럴지도 몰라요. 화가 나면 상대가 제일 아끼는 것을 부수는 것으로 화풀이를 하는 ... 저는 그게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콩두님이 아끼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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