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한정화
  • 조회 수 2140
  • 댓글 수 4
  • 추천 수 0
2013년 9월 15일 22시 34분 등록

"나는 잡스런 게 좋아요."
"나는 우리 변경연이 더 잡스러웠으면 좋겠어요."라고 했을 때, 사람들은 나보고
"네가 제일 안 그러거든!!" 이라고 한다. 
그럴지도 모른다. 나는 꼭 나같은 인간으로 이런 1인분이다.

그래서 나는 각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자신의 관심분야를 이야기했으면 한다. 내가 원하는 잡스런 것이란 그런 것이다. 먹물 찍어먹고 자란 '붓꽃'만 모인 커뮤니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런 건 재미없다. 


iPhone_20130915-1.jpg


iPhone_20130915-2.jpg


iPhone_20130915-3.jpg


iPhone_20130915-4.jpg


iPhone_20130915-5.jpg


iPhone_20130915-6.jpg


iPhone_20130915-7.jpg


iPhone_20130915-8.jpg


iPhone_20130915-9.jpg


iPhone_20130915-10.jpg


iPhone_20130915-11.jpg


내 취향이야 크고 화사한 꽃이지만, 단 하나만 골라서 화분에 담아서 봐야한다면 난 모란을 선택하겠지만 난 모란 화분보다 잘 자꾸어진 잔디동산보다 웬갖 잡것이 난 풀밭이 좋다. 그래야 나도 그런 풀밭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숨을 쉬고 내 한살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커뮤니티에서 그림이야기, 꿈이야기만 주구장창 해대도 괜찮았으면 한다. 또 누군가는 경제적 자립만을 수도 없이 이야기해도 괜찮았으면 좋겠다. 또 누군가는 자기다움만을 주구장창 연구하고 열변을 토했으면 좋겠다. 또 누군가는 자기가 아는 역사적 사실로 핏대를 올려도 괜찮았으면 좋겠다. 또 누군가는 아이 이야기만 줄기차게 미친듯이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누군가가 자신의 관심분야를 드립다 파대도 그게 별 이상할 것 없고, 특이해보일 것이 하나도 없어서 암시랑도 안한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편으로 보면 촌스럽지만,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그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이면 이상해보일 것 같은 그런 것이 되어버렸으면 좋겠다.

대학생 때였나.... 어느 날 나는 타인이 너무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해하려고 하니 미칠 일이었다. 그럼 나같은 인간만 있으면 어떠나를 생각했다. 그건 지옥이었다. 나도 나 하나 감당하고 살기 힘든 데, 온통 나같은 것만 세상에 있으면 그걸 어찌 감당하고 사나 생각만해도 확 짜증이 일었다.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너무 힘이들지만, 그렇다고 나같은 사람만 있으면 그건 더 끔찍하다. 이런 저런 놈이 좀 섞여 있어야 살만하지 않은가.



한강 난지 공원의 잡풀들. 
누가 일부러 이렇게 심을려고 했으면 이렇게 예쁘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도 사람의 손이 가서 몇 종류 안난 것이지만, 난 말끔히 손질된 잔디보다 하늘에서 씨를 내려서 자연스레 만들어진 이런 잡스런 것이 좋다. 

내 기준으로 풀밭을 만들었다면 그야말로 '밭'이 되었을 것이다. '이 풀은 먹는 거니까'가 내가 그 풀을 심은 이유가 될 것이기에. 하지만 내가 심은 게 아니라서 다행이다. 하늘에서 풀씨를 날라다가 심어진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살롱9에서 한 인문학 강좌중에 불교 맨 마지막 수업에서 김홍근 선생님은 세상은 들판과 같다고 했다. 멀리서 보면 푸른 언덕인데 가까이서 보면 이런저런 풀들이 있고, 거기에 제각각의 꽃이 피어 있어, 들꽃이 제각각 향기를 내고 제멋대로 사는 것이 화엄세상. 불교에서 추구하는 궁극적인 극락세계라고 하셨다. 쑥이 메꽃이 되려 애쓰지 않고 쑥이면 그만이고, 달맞이꽃은 달맞이꽃으면 된다. 억새는 억새대로,  온갖 생명들이 제각각 제 생긴대로 사는 것, 나는 그런 잡스런 것이 좋다.

IP *.131.89.236

프로필 이미지
2013.09.17 08:26:08 *.122.139.253

"나는 잡스런 것이 좋다"

 

제목은 다소 잡스러운 듯 한데, 내용은 그렇지 않은데? ^^;;

정화의 글을 읽고 든 생각.

이 글을 한마디로 줄인다면,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세상에 잡놈, 잡년이 가득하면 좋겠어요."

아닌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로필 이미지
2013.09.17 16:37:29 *.131.89.236

난 차칸양이 차칸양이라서 좋아요. 물론 차칸양이 모땐양이어도 좋아요. 그러나 만일 제가 차칸양처럼 군다면 그때는 '차칸양'도 아니고, '한정화'도 아니고 '잡년'이라고 부르는 거죠. ㅋㅋㅋㅋ


프로필 이미지
2013.09.17 17:43:20 *.122.139.253

캬캬캬캬캬캬..........(간만에 모땐양 웃음으로 웃어본다)

좋아, 아주 좋아~

프로필 이미지
2013.09.26 17:00:34 *.91.142.58

정화 선배의 이글... 이제서야 제대로 읽어보는데

'잡스러운게 좋다'는 선배의 말이 이제서야 조금은 알 듯 하네요.

 

다양성의 존중 또 잡스러운 것이 모여 오히려 하모니를 이루는 아름다움

저도 갑자기 잡스러워지고 싶어요... 나쁜 아이가 되기로 출사표는 던졌고

거기에 더하여 '잡년'이 되야하는 건가? ㅋㅋ

 

좋은 글 잘 읽고 가요.

이렇게 조금씩 누군가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거겠지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92 방문판매 세일즈 - 2. 크레용팝 B급 정서의 역설은 세일즈에서도 적용된다 書元 2013.09.21 1998
3691 #6_이리 오너라~ [6] 서연 2013.09.17 2040
3690 [No.5-3] "내 감정 좀 케어해 주잖아~" -9기 서은경. [6] 서은경 2013.09.16 2025
3689 나 자신을 유혹한 건 바로 나 자신이야 [5] 오미경 2013.09.16 1920
3688 [9월 3주차] 내 삶의 선물 [8] 라비나비 2013.09.16 1974
3687 글을 쓰는 이유 [3] 유형선 2013.09.16 2210
3686 #18.우리는 왜 스스로를 학대하는가 [3] 쭌영 2013.09.16 2011
» 나는 잡스런 게 좋아요 file [4] 한정화 2013.09.15 2140
3684 따뜻한 정이 그립다 [7] 최재용 2013.09.15 2388
3683 #18. 아버지에게 [6] 땟쑤나무 2013.09.15 1900
3682 [날팸] 사랑하는 토요일 [5] 콩두 2013.09.14 2292
3681 웬만한 과일나무 다 있다 [2] 정야 2013.09.12 3346
3680 신화적 공간 [2] 효인 2013.09.12 1876
3679 [날팸] 쓸쓸한 가을밤, 사부를 그리다 [4] 땟쑤나무 2013.09.12 1900
3678 모든 아이들은 가정을 가질 권리가 있다 [1] 단경(旦京) 2013.09.11 2431
3677 #5_경제기사 읽는 코드 [1] 서연 2013.09.10 2047
3676 [No.5-2] 엄마 보다 세상- 호기심과 모험심.-9기 서은경. [3] 서은경 2013.09.09 2281
3675 활력있는 삶 [2] 최재용 2013.09.09 2110
3674 몸이 영혼이다. [4] 오미경 2013.09.09 1920
3673 [9월 2주차] 과거를 회상하다... [5] 라비나비 2013.09.09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