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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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5. 그들이 스스로 본 그들 --- "나는 어떻게 생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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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첫 인연 –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아니야...
4-2. 엄마보다 세상 – 나의 호기심과 모험심
4-3. 내 감정 좀 케어해 주잖아 - 권력자 어른과 아이의 감정
4-4. 나의 글쓰기 – 역사에서 이야기 캐내는 임무
조금은 ‘평범한’ 사람들이 손을 맞대어 지켜낸 우리나라 독립의 또다른 이야기는 어떨까?
상해 임시정부는 특히 미주 동포들의 경제적 지원 덕분에 어려운 살림을 이어갔다. 평범에서 비범으로 가는 길은 ‘절실함’이다. 독립운동은 조선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동포까지, 평범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절실함이 쌓여서 독립를 위한 무시할 수 없는 힘이 되어갔다.
김구의 백범일지 <하>권 부분은 미주 동포를 염두에 두고 썼다. 독립운동의 젖줄이 되었던 미주 동포들의 이야기, 작년 이맘 때 즈음 알게 된 그들의 이야기가 내 입 안에 맴맴 돈다.
100년 전 겔릭호의 고동소리와 함께 한인의 미국 이민사가 시작된다. 하와이 사탕수수농장에서 거의 노예(?)나 다름없는 생활을 한 이주 한인들 중 일부는 특유의 부지런함과 끈기, 그리고 목숨을 건 싸움 덕분에 미국 캘리포니아 중가주 지역 ‘다뉴바’에 농작지를 하와이의 농장주로부터 얻게 된다. 다뉴바 리들리 지역은 포토를 비롯해 복숭아, 오렌지, 사과, 수방 등 과일 생산지로 유명하다. 1920년 대부터 이곳에서는 한인 400~500명이 새로운 한인사회를 개척한다.
상하이 임시정부에 거금의 독립운동자금을 대었다는 ‘김형순’, ‘김호’씨.
이들은 이 당시 재미 한인 최초로 ‘백만장자 대열’에 오른 주인공이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김구와 그들 사이에는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을까? 거의 알려져 있지 않는 그들의 독립운동 지원 이야기를 발굴해 보고 싶다.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 농경지, 다뉴바 지역 여행 중에 나는 우연히 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여행을 돌아온 후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2007년, ‘현실문화연구’에서 나온 <100년을 울린 겔릭호의 고동소리-미주한인이민사100년의 사진기록>이라는 자료에 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두 사람은 다뉴바 리들리 지역에 김형제상회(Kim Brothers Company)를 세운다.
과일농장과 더불어, 농산물 운송 및 묘목사업을 하면서 세계 최초로 복숭아 통조림-넥타인(Nectarin) 개발에 성공한다. 이들은 곧장 통조림 넥타 특허를 내고 미국 전역에 판매를 하는데... 한인 노동자 200여 명을 고용할 만큼 김형제상회는 캘리포니아 일대에서 가장 큰 농장과 통조림 넥타 공장을 소유한다.
김형순, 김호는 또 다른 한인교포인 김용중, 김원용 등과 함께 ‘리들리 그룹(Reedly Group)이라 불리며, 국민회의 중도개혁세력으로 자리 잡는다. 리들이 그룹은 막강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미국 한인사회에서 가장 많은 독립운동을 지원하는 한편, 재미동포들과 유학생을 위한 육성사업과 문화사업에도 힘쓴다.
또한 이 지역에서 ‘벼농사의 왕’라 불렸던 또 다른 대부호 ‘김종림’은 “윌로스 한인 전투비행 양성학교”설립에 재정적 뒷받침을 하였다. 이곳 윌로스 한인 전투비행 양성학교 졸업생이 궁금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오페라를 작곡한 독립운동가 ‘김형석’ 선생도 임시정부의 공군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김구의 둘째 아들 신도 미국의 비행 장교였다고 김구는 말한다. 지금도 미국 공군의 거대한 기지가 있는 캘리포니아 인근 사막 그곳에서, 조선의 독립을 위한 공군 양성이 이루어진 걸까?
독립운동과 관련한 크고 작은 이야기가 역사의 푸른빛을 보지 못하고 묻혀 사라진 경우가 허다하다. 임시정부의 공군들의 이야기, 그리고 미국에서 넥타 개발한 김형순씨의 불굴의 의지와 독립을 위한 노력들.... 정말로 배짱 두둑하고 나라에 대한 마음 드높았던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다.
김구뿐 아니라, 독립운동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평범함이 자라나 비범함을 낳은 그들의 이야기를 찾아내고 싶다.
묻어진 역사를 계속 발굴하고 갈고 닦아서 세상에 드러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구는 자서전, <백범일지> 서두에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잘난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못난 한 사람이 민족의 한 분자로 살아간 기록이다.
.....내가 만일 민족독립운동에 조금이라도 공헌한 것이 있다면, 그만한 것은 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더 간절히 바라는 것은 저마다 이 나라를 제 나라로 알고 평생 이 나라를 위하여 있는 힘을 다하는 것이니..........."
아주 평범하고 부족한 내가 민족분자로서 감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김구의 자서전을 읽으며 고민해봤다.
역사 이야기 발굴과 널리 알리는 것, 그것이 나의 임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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