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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26일 06시 03분 등록

적금을 할까? 펀드를 할까?

 

군복무를 마친 23살의 조카도 같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을 저축하기 위한 물음이다. 경영학과 2학년에 다니는 고객. 단편적이지만 기본적인 금융지식은 있다. 은행과 보험 증권업이 하는 일의 공통점과 다른 점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계가 없어지는 추세라는 것도. 조카가 나를 찾아온 것은 아버지(사촌오빠)의 권유이지만 그것과 별개로 자신의 판단으로 금융상품을 가입할 수 있는 나이이다. 또 그래야만 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아이가 살아갈 환경에서는 매번 이런 결정을 해야 하고 그 첫 단추를 잘 꿰는 일은 다른 일에 비하여 가벼운 일은 아니다.

 

한 달에 50만원 3년간 모을 생각이라고 했다. 계산을 해 보기로 한다. 적금은 매월 동일한 금액을 저축하고 금리도 일정한 것을 가정하고 펀드는 주식형펀드를 가입한다고 가정한다. 3년간 쌓이는 원금은 1,800만원이다. 정기적금(금리변동이 없는 상품)은 연4%의 금리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3년간 받을 금리의 합은 12%(4%*3)이다. 이자는 원금 1,800만원*12%=216만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이 계산은 1,800만원을 한꺼번에 예금해 놓았을 경우이고 우리는 매월 50만원을 넣을 돈이기 때문에 첫 달 넣은 돈은 3년을 두었지만 마지막 달 넣은 돈은 한 달이 경과했다. 이것을 은행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대략 900만원(원금의 절반) 3년간 넣어둔 것과 비슷하다. 정리하면 월50만원 3년 적금을 가입하여 예금자가 받을 수 있는 전체 금액은 원금 1800만원과 이자 108만원에서 세금15.4%를 공제한 939,000원 가량이다.

 

펀드는 가장 기본적인 인덱스펀드를 설명했다. 주식시장을 그대로 따라가도록 설계되어진 펀드이다. 펀드를 불입하는 3년 동안 매월 종합주가지수를 사는데, 사는 가격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3년 동안의 평균은 최고가격(제일 비싸게)이나 최저가격(제일 싸게)은 아니다. 매월 50만원을 불입하는 날의 종합주가지수를 산다고 보면 된다. 펀드의 가격은 1원을 기준으로 펀드의 "기준가"로 공시된다. 매일 시장의 변동에 따라 가격도 변동된다. 단 표시는 1,000단위로 하고 대개는 매년 결산을 하여 다시 1,000원으로 시작한다. 예를 들면 인덱스 펀드의 기준가가 1,030원 이라고 하면 이는 1,000원에 시작하여 30원만큼(원금의 3%)상승한 가격이란 의미이다. 매월 50만원을 가지고 인덱스펀드의 수익증권을 사서 모은다. 만기가 되면 모아 놓은 수익증권의 개수*기준가격/1,000=평가금액. 평가금액은  1,800만원이 되지 않을 수도 있고 많을 수도 있다. 원금보다 적으면 손실이 난 것이고 많으면 그 금액이 수익이 되는 구조이다.

 

펀드는 간단하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하다. 그 종류는 대한민국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기업의 수보다 많다. 분류방법도 다양하다. 수천 개에 달하는 펀드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수익율도 천차만별이다. 종류가 너무 많아 고르기 힘들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잘 아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펀드의 경우에는 그 결과에 대하여도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 지 알기 어렵다. 간단하고 정확한 계산이 나오는 정기적금을 마다하고 펀드를 고민할 때는 리스크를 부담하지만 그에 반해 수익도 염두에 두기 때문이다. 펀드는 수익을 미리 할 수 없고 펀드의 운용 결과에 따라 수익금이 달라진다. 따라서 펀드는 실현된 결과(실현수익율)만을 공시하도록 되어있다.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매일 경제신문에 게시되는 펀드의 수익율을 접할 수 있다. 경제신문까지 아니더라도 펀드에 관한 뉴스는 자주 등장한다. 그만큼 실생활에 펀드라는 투자형태가 일반화되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경제신문에는 특정일 현재의 수익율과 기사를 쓰는 환경에서 이슈가 될만한 것들을 다룬다. 예를 들면 수익율 상위펀드나 하위펀드, 시장이 좋지 않을 때 아찔한 수익율을 실현한 펀드 등. 가끔은 낚시성 기사도 눈에 뛴다.

 

어떤 펀드를 선택하더라도 그 결과에 대하여 장담할 수는 없다. 공시되는 모든 수익율은 실현수익율이고 이는 과거 특정시점에 선택하여 현재에 나타난 결과물이라는 것. "현재의 수익율이 미래의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 다는 것"은 이미 상식처럼 되었지만 정작 펀드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현재의 수익이 판단기준에서 완전히 배제되지 않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펀드를 선택할 때는 내가 왜 이 펀드를 선택하는지에 대한 스스로의 판단기준이 명확해야 한다. 자신이 선택한 펀드의 삶(흐름)을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수익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시장의 흐름과 내가 투자하는 펀드의 흐름이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인지를 의미한다.

 

우리는 리스크와 수익의 관계를 잘 알고 있다. 위험이 크면 수익이 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위험이 크다고 반드시 수익이 크다는 말은 아니란 것도. 알면서도 범하는 실수는 그 위험이 나에게는 큰 손실이 아닌 큰 수익으로 나타날 것이란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선택한다는 불편한 진실도. 스스로를 잘 들여다보면 알아진다. 외부환경에 자주 흔들리는지, 한번 시작한 일을 끝까지 잘 붙들고 가는 사람인지, 다른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는지, 계획되지 않은 상황에 돈 쓸 일이 생길 환경인지를. 내 의지와 다르게 움직이는 세상이다. 내 뜻과 상관없이 내 적금이 내 펀드가 중간에 깨어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때 벌어질 결과에 대하여도 스스로 감내가능 할 때 펀드를 선택해도 적금을 선택해도 후회를 남기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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